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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상현의 세계 100대 골프 여행] 베트남 롤러코스터 바나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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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번 홀 그린과 클럽하우스 전경.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베트남에서도 인기 있는 골프 여행지인 다낭에서 바나힐스(Ba Na Hills)골프클럽은 산악 롤러코스터 타듯 짜릿함을 주는 골프장이다.

잉글랜드의 골프 선수 루크 도널드의 설계로 2016년 개장한 아시아의 첫번째 작품이다. 세계 골프 랭킹 정상에 올랐던 선수 출신 설계가 중에 그렉 노먼(호주), 잭 니클라우스(미국), 닉 팔도(잉글랜드) 등이 만든 코스들은 꽤 알려져 있지만 도널드는 생소한 편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도널드의 아시아 첫 작품은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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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이 708야드나 되는 파5 5번 홀 티잉 구역.


바나힐스는 바닷가에 자리한 기존 세 코스와 달리 내륙 산악 코스로 만들어졌다. 다낭 시내에서 서쪽으로 30여분 거리 산 속에 인기 위락 공원인 바나힐스로 가는 길목에 자리잡고 있다. 홀에서 올려다 보이는 6킬로미터 길이의 베트남 최장 케이블카는 해발 1500미터 바나산 정상까지 관광객들을 쉴 새 없이 실어 나른다.

홀들은 넓은 산악 지형을 활용해 여유 있게 배치되었다. 업다운이 크면서 도전적이고 흥미로운 홀들이 이어진다. 특히 후반 라운드는 루트 플랜이 산 하나를 돌아 큰 삼각형을 그리며 돌아가는 레이아웃이다. 그만큼 큰 땅에 들어선 코스이고 또 그것이 장점이다. 게다가 다낭에서 최근 개장하면서 골퍼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다낭, 몽고메리 링크스, 라구나 랑코 등의 해안가 코스와는 달리 산악 코스여서 다낭 골프 여행의 차별화된 재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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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넘겨 쳐야 하는 파3 8번 홀.


레이아웃은 간결하면서도 벙커와 워터해저드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홀 다양성을 높였다. 특히 벙커들을 과감하게 배치했다. 그린에서 뚝 떨어지듯 가파르고 깊게 파인 벙커들이 바나힐스의 상징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은 5번 홀 그린 앞에서 시작해 6~9번 홀까지 그리고 16, 17번 홀 옆을 지나 9, 18번 사이까지 이어지는 단일 워터해저드다. 이 인공 연못이 여러 홀에서 극적인 홀들을 만들어 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다낭의 다른 코스에서는 보기 어려운 세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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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 블라인드 티샷을 요구하는 파4 10번 홀.


코스는 쉬운 듯 결코 쉽지 않고, 그러면서도 매 홀 생각하는 샷을 하게 한다. 베트남에서 보기 힘든 독창적인 디자인도 시도했다. 무엇보다 전장이 어마어마하다. 백티에서 전장은 7857야드 파72이다. 레이디티가 5173야드로 무려 2700야드나 차이 난다. 최상급 선수가 와도 만만하게 볼 수 없을 거리다. 물론 자기 실력에 맞는 티를 고르기만 하면 플레이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독특한 홀들이 여럿이다. 우선 백-투-백 파5 홀인 4, 5번이 인상적이다. 페어웨이에 도랑이 가로지르고 높이 솟은 그린 앞 깊은 벙커들이 위협적인 4번 홀은 그나마 길이가 짧아서 해볼 만하다. 하지만 백티에서 무려 708야드나 되는 괴물 같은 롱 홀인 5번에서는 티박스의 위치에 따라 티샷으로 물을 넘기기가 쉽지 않다. 가장 어려운 홀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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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레이아웃의 파5 11번 홀.


7, 8번은 기억에 남는 홀이다. 7번 홀은 티박스에서 핀이 보일 듯 말 듯 가운데가 솟은 페어웨이를 지나 물가에 놓인 그린 어프로치가 흥미롭다. 물 건너 그린 앞으로 괴물처럼 깊게 파인 세 개의 벙커가 그린을 가로막는 8번 파3 홀은 시각적으로 가장 인상적이다.

길고 정확한 티샷이 요구되는 9번 홀에서는 그린 앞으로 비스듬히 지나가는 개울을 넘기는 어프로치 샷이 관건이고, 가파른 오르막 블라인드 홀인 10번 홀에서는 티샷이 페어웨이 왼쪽 벙커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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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4 13번 홀 그린 전경. 멀리 바나 힐 케이블카가 보인다.


코스에서 가장 매력적인 레이아웃을 가진 파5 11번 홀은 페어웨이 한복판의 나무와 그 오른쪽 벙커 지대가 티샷을 고민하게 만든다. 세컨드 샷도 벙커와 벙커들 사이 절묘하게 볼을 보내야 하고 좌우 벙커에 물을 끼고 있는 그린까지 세 번의 완벽한 샷을 요구하는 홀이다.

시원한 전경의 내리막 파3 12번 홀에 이어 짧은 파4 13번 홀에서는 티샷을 마친 후 언덕 너머 볼과 그린 위치를 확인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파4 14, 15번 홀은 인공 연못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 보는 난이도 높은 홀이다. 14번 홀의 물가에 놓인 그린 공략은 짜릿하고 흥미롭다. 15번 홀은 티샷 안착이 쉽지 않고 길고 가파른 오르막 어프로치 샷도 도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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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디캡 1번 파4 15번 홀.


급경사 내리막인 아일랜드 그린을 가진 파3 16번 홀도 멋지다. 끝까지 플레이어의 집중을 요구한다. 페어웨이와 그린이 분리가 된 내리막 17번 홀도 장쾌한 티샷에 이어 정확한 어프로치 샷이 요구되는 매력적인 홀이다. 마지막 18번 홀은 9번 홀과 서로 교차되며 편안하게 마무리된다.

11월에 방문했을 때 다낭 시내의 기온은 28도였는데 산속 코스는 좀 더 선선한 느낌이었다. 높은 습도는 어쩔 수 없지만 이 정도 날씨면 괜찮은 편이다. 코스 관리를 골프장 매니지먼트 회사인 IMG사가 맡고 있어 잔디나 하드웨어가 뛰어나다. 다만 딱 한 가지 눈에 거슬리는 것은 야간 라이트 등이다. 최고 명문보다는 실리를 택한 듯하다. 그럼에도 2020년 <골프다이제스트> 미국 제외 세계 100대 코스에서 89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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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그린을 가진 파3 16번 홀.


그린피는 주중에 335만동(17만5천원), 주말이나 성수기에는 445만동(23만2천원)으로 베트남의 물가치곤 비싼 편이다. 이는 캐디피 포함 요금이며 홈페이지에서 티타임 실시간 예약 가능하다. 날짜와 시간대에 따라 할인 그린피를 제공한다.

[사진과 글= 백상현 화이트파인 파트너스 대표, 골프 여행가] * 필자의 홈페이지 ‘세계 100대 골프여행’과 유튜브 채널인 ‘세계 100대 골프여행(top100 golf travel)’에서 동영상과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필자는 전 세계 5대륙 900여 곳의 명문 코스들을 여행사 도움 없이 직접 부킹하고 차를 몰고 가 라운드 한 국내 최고의 골프여행 전문가입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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