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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노승 골프칼럼] (11) 골프볼 어떻게 선택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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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장비는 골프볼이라고 할 수 있다.


골프의 모든 샷에서 사용하는 장비는 골프볼뿐이다. 따라서 최고의 장비를 선택해야 하는 프로골퍼에게 골프볼은 가장 중요한 장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면 명랑골퍼에게도 골프볼이 그렇게 중요한 장비인지 생각해 볼 만하다. 많은 명랑골퍼들이 프로가 사용하는 것과 똑 같은 가장 비싼 골프볼을 사용하는데 그 선택은 맞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점수에 별로 도움이 안 되는 볼에 과도한 지출을 하는 것이다.

가장 저렴한 볼은 소위 말하는 투 피스 볼인데 코어에 저렴한 설린 프라스틱 재질의 커버를 한 번 씌운 볼이다. 그 볼은 커버의 재질이 단단하고 미끄러워서 스핀이 잘 걸리지 않고 낙하지점에서 많이 굴러간다. 슬라이스나 훅을 치더라도 사이드 스핀이 적으므로 훨씬 덜 휘어진다. 쉽게 말하면 더 똑바로 날아가고 더 멀리 굴러가는 특징이 있으며 상처가 덜 나서 오래 쓸 수 있다.

프로가 사용하는 가장 비싼 볼은 원가가 비싼 우레탄 커버를 씌우는데 두 겹을 씌운 스리 피스, 세 겹을 씌운 포 피스 볼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이 볼들은 커버의 재질이 소프트 하므로 백스핀이 잘 걸려서 그린에 떨어진 볼을 쉽게 세울 수 있고, 사이드 스핀도 잘 걸리므로 볼이 오른쪽 왼쪽으로 휘어지도록 샷을 조절할 수 있다. 그러나 볼에 상처가 나기 쉽고 스핀으로 인해서 투 피스 볼보다 바람의 영향을 더 많이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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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공은 다양하다. 그리고 명랑골퍼들의 골프볼 소비는 경제학적으로 합리적이라고 할 수 없다.


프로골퍼는 볼마다 다른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자기의 샷에 가장 적합한 볼을 골라낼 수 있다. 특히 볼에 따라서 그린으로부터 100미터와 200미터 사이에서 쳐야 하는 어프로치 샷의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스윙으로 치더라도 볼에 따라서 높이와 스핀량이 크게 변화하므로 그 볼이 그린에 떨어졌을 때 멈추는 위치가 달라지고 점수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린 주변에서 숏게임을 할 때에도 백스핀은 볼이 멈추는 지점을 조절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유명 브랜드들은 소속 선수를 위해서 일반 골퍼에게는 팔지 않는 특별모델을 개발하여 공급하기도 한다.

프로 선수들은 볼의 성능과 특성을 파악하여 자기의 볼을 선택하지만, 어떤 선수들은 특정한 업체가 지급하는 볼 사용에 대한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 그 볼을 선택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마케팅 예산이 가장 많은 회사의 브랜드가 프로 대회에서 사용 빈도가 가장 높은 브랜드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며, 프로 선수를 따라 하는 엘리트 아마추어 선수나 명랑골퍼들은 자연스럽게 그 브랜드의 가장 비싼 볼을 사게 된다.

명랑골퍼들 중에서 볼의 성능을 파악하여 특성에 따라 볼을 선택할 수 있는 골퍼는 아주 제한되어 있다. 대부분의 명랑골퍼들은 어떤 볼을 치더라도 비거리에 차이가 없으며 점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볼에 상관없이 18홀에 기껏해야 1타를 더 잘 치거나 못 치는 정도이다. 프로가 치는 비싼 볼을 친다고 해서 스코어 개선에는 별 효과가 없는 것이다. 백스핀이 없는 투피스 볼이 더 유리한 골퍼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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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골프볼의 단면들. 골프볼의 구조는 복잡한 변화를 거쳤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볼을 잘 잃어버리는 골퍼, 어프로치 샷이 홀보다 짧은 경우가 많은 골퍼, 그린 주변에서 숏게임을 하면서 백 스핀을 거는 기술이 부족한 골퍼, 바람이 많은 곳에서 자주 치는 골퍼, 경제적인 계산이 밝은 골퍼라면 값싼 투피스 볼이 적합하다. 또 비싼 볼을 아껴서 오래 쓰는 것보다 저렴한 볼을 자주 교체하는 것이 유리하다. 프로골퍼가 사용하는 값비싼 볼은 그 볼의 어떤 특성이 자기의 플레이에 도움을 주는지 알고 있는 골퍼가 사용해야 가치가 있다.

많은 경우 명랑골퍼의 볼 선택 기준은 경제적인 능력과 브랜드 선호도이다. 같은 브랜드라도 저가, 중가, 고가의 볼이 있으니 라운드에서 테스트 해 보고 자기에게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볼을 선택하면 좋을 것이다. 한국에서도 질 좋은 골프볼들이 많이 생산되고 있다. 국산 볼을 사용하더라도 외국의 유명브랜드 볼에 비해서 점수 차이는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국내 브랜드 볼 사용에 배려가 있기를 바란다.

*박노승: 대한골프협회 규칙위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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