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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CL] 올해도 이어진 수원의 ‘염기훈 딜레마’

  • 기사입력 2020-02-2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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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기훈이 고베전 패배 이후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박범규 기자] 수원이 또 딜레마에 빠졌다. 문제는 수년째 그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원은 지난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조별리그 첫 경기 빗셀 고베(일본)와의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경기 막판까지 다소 지루한 공방을 이어가던 수원은 후반 44분 후루하시 쿄고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홈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날 경기의 관심은 이니에스타(36 고베)에게로 쏠렸다. 스페인 국가대표 출신이자 FC바르셀로나식 티키타카를 대표하는 미드필더의 방한 덕에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무려 1만 7,372명이 입장했다. 이니에스타 역시 선발 풀타임 소화하는 동안 자신의 클래스를 입증하며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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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에스타(왼쪽)와 염기훈(가운데)이 선수단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이들은 나란히 선발 출장해 풀타임 소화하며 자신의 진가를 보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고베에 이니에스타가 있었다면 수원엔 염기훈(37)이 있었다. 3-4-1-2 포메이션에서 투톱을 받치는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선발로 나선 그는 중앙에서 폭넓게 움직이며 수원의 공격을 이끌었다. 염기훈은 자신의 장기인 왼발 킥은 물론, 바디 페인팅을 이용한 탈압박, 볼 키핑 등 37세의 나이에도 전혀 녹슬지 않은 실력을 90분 내내 선보였다.

문제는 염기훈이 출전하면 수원의 전체적인 기동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원체 속도를 즐기는 선수는 아니었던 데다 나이가 들며 순발력이 떨어졌다. 자연스레 수원의 공격 작업 역시 느리고, 단순해졌다. 때문에 염기훈은 서정원 감독 재임 당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올라가거나 지난 시즌 한때 중앙 미드필더는 나서는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했지만, 백4에서의 측면 윙어만큼 그에게 딱 맞는 옷은 아니었다.

그러나 고베 전만 놓고 봐도 알 수 있듯 그라운드 내에서의 영향력이 큰 염기훈을 선발에서 제외하기엔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다. 현 수원의 스쿼드에서 염기훈만큼 볼 소유가 되고, 탈압박이 가능한 선수는 없다. 염기훈을 선발 풀타임 소화시킨 이임생 감독의 의중이 이해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핵심은 수원이 이러한 고민을 지난 몇 년 째 계속해오고 있다는 점이다. 염기훈의 노쇠화가 시작된 이후부터, 팀의 주 포메이션이 백3로 변한 시점부터 수원의 ‘염기훈 딜레마’는 시작됐다. 좋은 경기력은 물론 정신적 지주 역할까지 하는 염기훈을 빼자니 볼 소유가 안 되고, 넣자니 백4 전환으로 인해 수비가 불안해진다. 백3에서의 염기훈은 활용도가 떨어진다.

수원의 숙제는 염기훈 사용법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숙지해야 하는 것이다. 몇 년째 정확한 염기훈 사용법을 익히지 못한 수원은 오로지 그의 실력에 의존한 채 시즌을 치렀다. 긴축 재정으로 인한 선수 영입 실패도 변명에 불과하다. 수원은 염기훈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주고 있다. 37세의 선수에게 매경기 일정 수준 이상의 경기력을 바라는 것도 위험 부담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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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기훈이 지난 시즌 종료 이후 팬들에게 화답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본격적인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는 수원이 ‘염기훈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을까? 앞선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보다 나은 미래를 그리기 위해 ‘염기훈 딜레마’에 대한 해답이 하루빨리 필요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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