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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USGTF코리아 최고 지도자 선정 김해중 교수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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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GTF코리아 재킷을 입고 포즈를 취한 김해중 교수.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31년 전인 1989년에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제프 브라이언트에 의해 창립된 USGTF(미국골프지도자연맹)의 오늘날 전 세계 40여개국 회원수는 3만명을 넘는다. 1916년에 창립되어 클래스A 교습가와 골프장 헤드 프로, 투어 프로까지 합친 미국프로골프(PGA)협회 인원 2만 9천여 명보다 더 많다.

USGTF코리아는 1996년에 창립되어 지금은 미국 본토보다 많은 1만 5천여 명의 한국 최대 교습가 단체로 성장했다. 1968년 설립된 한국프로골프(KPGA)가 준회원(4531명)을 포함해 총 회원 6548명인 것과 비교하면 짧은 기간에 거둔 큰 규모의 성장이라 할 만하다.

김해중 서일대학교 생활스포츠 골프과 교수는 USGTF코리아가 한국에 들어왔을 무렵 운영관련 조언을 하고, 수업도 하다가 초창기에 회원이 되었고 내쳐 마스터 프로까지 취득한 이 연맹의 산 증인이다. 지난해 말 USGTF 한국 지부 대상 시상식에서 ‘2019한국 최고지도자’로 선정되었는데 이는 어쩌면 늦은 감이 있었다.

“우리 학생들도 수백여 명 USGTF 정회원이 되었으니 제가 그들의 스승으로서 그들이나 협회에 대한 책임감이 무거운 셈이죠.” 김해중 교수는 운동 생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92년 서일대학교에 국내 처음 골프학과가 생기면서 교수로 부임한 이래 28년간 강단을 지키고 있다. 한국대학골프연맹의 경기위원장을 지내는 등 가르친 학생만도 2500여명에 이른다.

투어 프로 중에 황인춘, 김봉섭, 박은신, 레슨계에서는 조도현, 이현호, 김희정, 정은아 프로 등이 그의 제자이다. 또한 그는 지난 2013년 스승의 날 교육부 장관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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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중 교수가 지난해말 USGTF코리아 대상식에서 최우수 지도자상을 받고 브랜든 리(왼쪽) 회장과 포즈를 취했다.


인터뷰를 하러간 1월에도 그는 연구실을 지키고 있었다. 지난 2018년 국가대표인 김동은 선수를 배출한 데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서일대학 골프부 선수들이 대학연맹 시합을 비롯한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에 크게 고무되어 있었다.

김교수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이 저술 활동도 활발했다. 1995년 오의환 당시 대한골프협회(KGA) 경기위원장의 권유로 골프 룰에 관심을 가진 이후로 관련된 책을 3권이나 저술했다. 2000년에는 김광배 당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경기위원장의 추천으로 투어 경기위원으로도 활동했고 2010년에는 대학골프연맹 경기위원장을 역임했다.

“당시 선수들에게 골프 룰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고 시합에 나가도록 했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요즘 투어 대회에서까지 골프 룰은 문제가 되기도 하죠. 한 타에서 우승이 오갈 수 있는 미묘한 상황에서 룰을 이해한다는 건 기본 중에 기본이죠.”

USGTF 한국지부에서는 마스터 프로이자 교육위원으로 20여년 이상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세미나에서는 자신의 전공인 생리학을 활용한 ‘골프해부생리학’ 등을 강의한다. “스윙 중에 일어나는 근육의 움직임 등은 골프지도자가 알아야 할 심층 과정입니다. 몸의 구조를 알아야 트레이닝 방법을 개발할 수 있고, 부상에 대한 예방도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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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중 교수는 28년째 대학 교단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운영 자문으로 인연을 맺기 시작해 정회원을 따고 마스터 프로까지 취득한 데는 남다른 학구열이 있었다. “강의도 하고 연맹 P.A.T 선발전에 나가 경기위원도 했는데 소속감이 생기게 되고 당시 젊은 나이여서 내 실력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마스터 프로 자격은 태국 전지훈련지에서 땄습니다. 4오버파 76타가 커트라인이었는데 턱걸이였죠.” 강단에 선 이력만큼 골프 이력도 오랜 만큼 베스트 스코어를 꼽자면 이븐파를 세 번 쳤고, 홀인원은 세 번을 했다.

그는 USGTF 마스터 프로를 취득한 뒤로는 관심을 골프 룰이나 학생들이 더 좋은 코치가 되도록 하는 데 쏟았다. USGTF 한국지부의 각종 세미나 등에 적극 참여했고 그를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서 조언했다. 연구실 옷장에 마스터 프로 재킷이 항상 걸려 있는 건 그런 자부심의 결과다. 학생들이 받아온 단체전 트로피도 그의 연구실을 채우는 아끼는 전리품이다.

30여년 골프 교육 현장을 지켜온 교육자이기에 오늘날 한국 골프의 발전이 더욱 자랑스럽다고 한다. “1990년대에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피닉스오픈을 참관하러 간 적이 있습니다. 프레드 커플스가 전성기이던 때에 갤러리가 그를 향해 ‘프레디’하고 응원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해요. 그리고 지난해 제주도에서 열린 더CJ컵을 가보았지요. 당시에는 한국에서 이런 대회를 열리라고 생각지도 못했는데 거기서 많은 한국 선수들이 함께 경쟁하고 있으니 얼마나 대단한 겁니까! 한국 골프는 자랑스러운 성공 스토리를 쌓아왔습니다.”

대학 골프부 감독이면서 마스터 프로이기도 한 그는 30여년의 인생을 바친 골프가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가르친 제자와 골프 코치만 수천 명을 헤아리고 교육부 장관상을 받았어도 겸손했고, 자신을 낮췄다.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좋은 한국 선수들이 꾸준히 배출되는 뒤로는 묵묵히 제자를 길러내는 스승들의 노고가 있음을 우리는 잊지 않는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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