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배구로 세계를 만난다_in 독일①] (23) 2부팀이 1부보다 많은 독일 배구
이미지중앙

취재하는 내내 필자를 도와준 독일 주니어 배구대표팀의 직원 울리아 립셔(Julia Liebscher)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그녀는 정말 친절했다.


프랑스 취재를 마치고 다음 행선지를 고민하다 독일을 선택했다. 세계랭킹(남자성인팀 공동 27위, 여자성인팀 15위 이하 1월 28일 기준)이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이동하는 비용도 다른 국가에 비해 저렴한 편이었고 ‘스포츠 선진국’이라 불리는 명성을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다.

한국에서 독일 출신의 외국인선수는 남녀부 통틀어 2015-16시즌 삼성화재에서 뛰었던 괴르기 그로저가 유일하다. 그는 아직도 깨지지 않는 한 경기 최다 서브에이스(15개)를 기록했다. 비록 우승컵을 들진 못했지만 그해 시즌 공격 부분에서 맹활약하며 이름을 알렸다.

독일의 배구 정보를 찾다 협회가 있는 프랑크푸르트로 먼저 향하기로 결정했다. 매번 취재 직전에 이동 루트를 짜는 편인데 스스로 생각해도 참 피곤한 스타일이다. 그래도 미리 예약했다가 계획이 수정돼 환불을 못 받는 것보단 낫다고 위로한다.

이미지중앙

가는 길에 있던 독일 배구협회 팻말들. 지하철역에서 꽤 걸어야 했다. 주위엔 큰 축구장과 다른 종목 협회들도 위치해 있었다.


독일 배구협회를 찾아서

숙소에 도착하고 당일은 늘 그렇듯 휴식을 취하며 취재를 준비했다. 다음날 일찍 일어나 협회로 출발했다. 도보로는 1시간 정도 되는 거리인 까닭에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다. 날씨가 좋지 않아서 그런지 창문으로 보는 바깥 풍경이 왠지 모르게 칙칙하게 다가왔다. 역시 여행의 완성은 ‘날씨’다.

독일 배구협회는 구글맵에 ‘도이처 발리볼 베어밴드(Deutscher Volleyball-Verband)’라고 검색하면 나온다. 도착지점 지하철역에서 내려 10분 정도 걸어가면 나오는데 가는 길에 보이는 축구장의 크기가 눈길을 끌었다. 이곳에는 다른 종목 협회들도 위치해 있었다.

입구에 도착하니 경비실이 보였다. 그냥 들어가면 문제가 생길 것 같아 인사를 하고 방문 목적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자 웃으며 4층으로 가면 된다고 안내해줬다. 어느 국가를 가든 정중하게 다가가면 모두 친절을 베풀어주는 것 같다. ‘잊지 말자, 항상 예의범절!’

이미지중앙

독일 배구협회 내부 모습. 전체적으로 깔끔했다.


깔끔한 독일

스포츠 선진국 독일의 배구는 어떨까? 4층으로 올라가 노크를 하고 기다렸다. 그러자 한 젊은 여자 분이 나왔는데 이름은 ‘울리아 립셔(Julia Liebscher)’이었고 주니어 배구 국가대표팀 부서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많은 독일사람이 그렇듯 그녀는 영어에 능숙했고, 필자는 소속과 여행에 대한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자 그녀는 “한국은 그로저가 뛰었었던 국가가 아니냐?”는 등 그로저 이야기를 하며 경계심을 풀었고, 이내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순간 속으로 외쳤다. ‘땡큐 그로저(웃음)!!’

필자는 독일 배구에 대해 무엇이든 알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독일 배구 국가대표는 남녀 모두 총 3팀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 남자팀은 18세(이하 모두 이하), 20세, 성인팀으로, 여자팀은 17세, 19세, 성인팀으로 나눠져 훈련을 진행한다. 시니어와 주니어 모두 따로 훈련장이 있는 건 아니고 기간을 정해 프로팀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체육관을 빌려 쓴다. 생각보다 여건이 좋진 않죠(웃음)? 그래도 대부분 팀들의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서 큰 불편은 없는 것 같다. 사실 독일에서 배구가 크게 인기가 있는 편은 아니다. 축구는 뭐 말할 필요도 없이 최고이고 그 이외엔 농구, 아이스하키의 인기가 좋다. 대신 여자 스포츠에선 축구와 배구의 인기가 비등하다”라고 설명했다.

답을 듣고 사실 의외였다. 독일이라고 하면 ‘체계적인 시스템과, 프로와 생활 스포츠와의 연계성’이 떠올랐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그렇다고 독일이 자원이 부족하거나 뒤처진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이미지중앙

취재를 마친 후 독일 배구협회 외부 모습을 찍었다. 날이 밝을 때 들어가서 저물고 난 후 나왔다. 열심히 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배구도 ‘분데스리가(Bundesliga)’


독일 배구리그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분데스리가 1부는 남자 12팀과 여자 11팀이 있고, 2부는 북쪽(남자팀과 여자팀 모두 13팀)과 남쪽(남자팀 14팀, 여자팀 13팀)으로 나눠서 운영된다. 1부보다 2부리그 팀이 더 많다(웃음). 1부의 경우 남자팀을 예로 들면 예선전은 본인 팀을 제외하고 11개의 팀과 각 2번씩(홈에서 1번 어웨이에서 1번) 맞붙어 총 22경기를 진행한다. 이후 상위 8팀이 준준결승전을, 승리한 4팀이 준결승전을, 마지막 2팀이 결승전을 치르는 식이다. 여자팀도 숫자만 다를 뿐 나머지는 모두 같다.”

1부보다 2부의 팀이 더 많다니... 우리나라 V리그에도 2부리그가 생기길 간절히 바라는 필자 입장에선 그저 부러울 수밖에. 역시 인프라는 독일다웠다.

이후 인터뷰를 마치고 그녀는 필자에게 “그래도 먼 곳까지 오셨는데 좋은 건 아니더라도 기념품은 드리고 싶다. 좋은 추억이 되길 바란다”며 선물을 줬다. 취재를 하면 할수록 여러모로 얻는 것들이 많다 보니 너무 감사하다. ‘베풀면서 살아야겠다’란 생각도 더불어 갖게 됐다. 나누는 만큼 돌아온다고 하니.

자, 이젠 독일의 배구를 직접 관전하러 가보려고 한다. ‘배구로 세계를 만난다_in 독일 직관’이다. Lass uns gehen!

* 장도영은 대학 1학년까지 배구선수였던 대학생입니다. 은퇴 후 글쓰기, 여행, 이벤트 진행 등 다양한 분야를 적극적으로 체험하면서 은퇴선수로 배구인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장도영의 세계 배구여행은 연예기획사 월드스타(WORLDSTAR)가 후원합니다.
*** 현지 동영상 등 더 자세한 세계 배구여행의 정보는 인스타그램(_dywhy_), 페이스북(ehdud1303), 유튜브(JW0GgMjbBJ0)에 있습니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