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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치 하먼이 우즈, 존슨 등 세계 1위에게 배운 레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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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치 하먼은 더스틴 존슨과 필 미켈슨의 오랜 코치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세계 최고의 골프 선수는 689주간 세계 골프 랭킹 1위를 지킨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그리고 2주전에 다시 제위(帝位)에 올라 현재 1위인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 등이다.

세계 최고의 골프 교습가로 꼽히는 부치 하먼은 지난 30년 동안 이들을 모두 가르쳤던 코치로 이름 높다. 하먼은 선수들과 수많은 얘기와 스윙을 점검하면서 수많은 레슨 아이디어를 얻었다. 우즈가 하먼과 결별하게 된 계기가 애덤 스캇(호주) 등 다른 제자들에게 우즈가 가졌던 노하우를 전해준다는 의심 때문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건 사실이었다.

최근 하먼은 <골프다이제스트>인터넷판에 자신이 가르쳤던 세계 1위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고 깨달았고 그걸 다른 선수들에게도 전했던 비밀을 풀어놨다. 그에게서 배운 세계 1위는 ‘백상어’라는 별명의 그렉 노먼(호주)부터 손 감각의 천재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 우즈, 스캇, 프레드 커플스, 더스틴 존슨까지 6명이었다. 이들이 세계 1위에 있었던 기간을 모두 합쳐 보면 1184주에 이른다.

하먼은 다음과 같이 회고한다. “운 좋게 천재적인 선수들을 가르쳤고 많은 것들을 배웠다. 프레드 커플스에게서는 리듬을, 필 미켈슨에게는 숏게임, 세베 바예스테로스에게서 감각, 타이거 우즈에게서는 끈질긴 근성을 배웠다. 자신만의 방식을 가진 선수들과 작업할 때면 나는 늘 그 방법을 알고 싶어진다. 그들의 생각을 묻고, 느낌을 물어본다. 골퍼로서의 궁금증 때문이다. 그러면서 사람들을 다루는 법도 배웠다. 그 대가로 선수들은 내게 많은 걸 가르쳤다.” 하먼이 세계 1위 선수들에게서 배운 것들 중에 털어놓은 것은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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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세계 1위중 부치 하먼의 제자였던 선수들(노란색)과 그들이 유지한 세계 1위 유지 주간. [자료=OWGR]


그렉 노먼(331주간 세계 1위): 1991년 2월에 하먼은 백상어 노먼을 만나 레슨했다. 닉 팔도에게 막 세계 1위를 내준 직후였다. 하먼이 볼 때 노먼의 스윙에는 잘못된 점이 있었는데 다운스윙에서 힙을 타깃 쪽으로 너무 힘껏 밀어내는 바람에 클럽이 몸 뒤쪽으로 떨어지면서 이따금 오른쪽으로 휘는 샷이 나오곤 했다. 하먼은 ‘다운스윙을 하면서 힙이 회전해서 밀리는 현상을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고, 노먼은 자존심을 버리고 하먼의 말에 따랐다. 집념의 사나이였던 노먼은 3년 뒤인 1994년 2월에 세계 1위로 복귀했다.

세베 바예스테로스(61주간 세계 1위): 1995년에 바예스테로스가 부치 하먼에게 두 주만 스페인에 와서 스윙을 봐달라고 부탁했다. 하먼은 세베가 ‘뛰어난 감각에 더해 기술적으로도 완벽한 스윙을 구사하고 싶어서 그런다’고 짐작했다. 워낙에 기술적인 데 집중해있던 스페인의 천재에게 하먼은 극단적인 교습법을 썼다. 대담하게 선수의 30야드 앞으로 걸어가서 원하는 방향으로 샷을 하라고 시켰다. 한참 머뭇거리던 바예스테로스는 페이드, 드로우, 하이볼 등 자신이 머릿속에 그리는 그대로 샷을 점점 더 능숙하게 해냈다. 하먼은 속으로 엄청나게 긴장했으나 천재를 다룰 때는 극단적인 교습법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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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는 부치 하먼과 10여년 이상 사제관계를 유지했다.


타이거 우즈(683주간 세계 1위): 1993년부터 코치를 맡아 10여년 동안 가르치면서 하먼은 우즈에게는 ‘뭔가를 하지 못할 거’라고 말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동기부여가 됐다고 털어놨다. 우즈가 누군가와 골프를 쳤는데 상대의 특정한 샷을 마음에 들어하면 하먼은 이렇게 말하곤 했다. “그건 너하고 안 맞아. 그걸 배우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그럴수록 우즈는 있는 힘껏 연습해 그걸 해냈다. 1998년 메르세데스챔피언십 연습장에서 롱아이언 페이드 샷을 연습하는 중이었다. 240야드 정도 되는 오른쪽 울타리에 카트 출입구가 보였다. 하먼은 우즈에게 “니가 높은 페이드로 저기에 보낼 수 없다는 데 백달러 건다”고 말했다. 한참을 겨냥하고 준비하던 우즈는 단 번에 성공시켰다.

프레드 커플스(16주간 세계 1위): 2003년부터 하먼은 투어 20년차 베테랑인 커플스의 코치가 됐다. 수많은 대회에서 커플스를 봤지만 그때마다 완벽한 리듬에 매혹되곤 했다. 커플스에게는 40~50야드 거리의 하프 웨지 샷이 비밀 무기였다. 커플스가 그 샷을 할 때 서두르지 않았지만, 짧고 빠른 경향이 있었다. 하먼은 커플스의 그 다음 프리샷 루틴을 눈여겨 봤다. 매끄러운 연습 스윙을 두 번 한 뒤 클럽이 어디쯤에서 지면을 맞히는지 확인한 다음 자리를 잡고 샷을 하는 것이다. 하먼은 그 뒤로는 제자들에게 ‘커플스처럼 하라’고 그 방법을 가르쳤다.

더스틴 존슨(현재를 포함해 83주간 세계 1위): 드라이버로 높이 솟는 드로우 샷을 주로 치던 존슨은 가끔씩 엉뚱한 훅을 냈다. 그래서 하먼은 연습할 때 ‘만약을 위해서이니까 페이드 샷을 좀 섞어 치라’고 조언했다. 하먼은 존슨에게 잭 니클라우스가 주로 쓰던 페이드 샷을 가르쳐주었다. 클럽 페이스는 타깃 방향을 향하고 몸통은 그보다 왼쪽으로 잡고 스윙하는 것이었다. 그게 존슨에게는 최고의 티샷이었지만 강요하지는 않고 그가 선택하기만을 기다렸다. 얼마간 시간이 지나자 존슨은 결국 페이드 드라이버 샷을 자신의 주력 무기로 삼았다. 하먼은 ‘코치는 계기만 마련하고 선수 스스로 선택하게 하는 게 가장 좋은 교습법’이라고 다시 깨달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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