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마흔네 살에 독학으로 프로 골퍼가 된 김용준 프로(KPGA)는 스스로를 ‘뱁새’라 부른다. ‘황새’인 엘리트 골퍼에 견주어 하는 얘기다. 뱁새 김 프로가 땀 흘려 터득한 비결을 레슨 영상으로 담은 ‘유구무언(有球無言)’ 레슨을 연재한다. ‘입 구(口)’가 있어야 할 자리에 ‘구슬 구(球)’를 넣었다. ‘볼 앞에서는 말이 필요 없다’는 뜻이다. 황새와 다른 뱁새가 전하는 비결이 독자에게 작은 보탬이라도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 주>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비결이 최선이 아닐 때가 있다는 얘기는 저번에도 했다. 그런 경우가 또 있다. 바로 ‘급한 내리막 퍼팅을 하는 비결’이다.

급경사 내리막에서는 어떻게 퍼팅 하라고 배웠는가? 아마도 퍼터 토우(발 끝 쪽)로 치라고 배웠을 것이다. 나도 그렇게 배웠다. 물론 초보일 때 나보다 상수에게서 말이다. 그리곤 한참 동안 나보다 늦게 시작한 골퍼에게 그렇게 가르쳤다.


그런데 토우로 치는 방법이 최선이 아니었다. 더 과학적 방법이 있다는 것은 나중에야 알았다. 급한 내리막에서 최선인 퍼팅 방법은 바로 그립을 내려 잡고 스트로크 하는 것이다. 아주 많이 내려 잡고.

얼마나 내려 잡아야 하느냐고? 퍼터 샤프트의 쇠 부분을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감을 수 있을 정도까지다. 오른손잡이 얘기다. 왼손잡이는 왼손 엄지와 검지가 그립 부분보다 더 내려와 쇠를 쥘 때까지다.

구전되는 비결인 토우로 퍼트하기는 약점이 있다. 바로 자칫하면 방향이 틀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달래서 홀 옆에 세우기만 해도 감지덕지인데 뭔 소리야?’라고 따지는 이도 있겠다. 나도 처음 그립 내려 잡는 비결을 듣고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곰곰히 따져보니 맞는 말이다. 홀 가까이서 멈추게 해야 한다. 그러나 브레이크를 본 대로 보낼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이 두 가지를 다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그립 내려 잡기’다. 나는 이 방법으로 오랫동안 좋은 결과를 얻었다. 김용준 프로 (KPGA 경기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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