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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 모독하고도 징계받지 않은 가르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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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인터내셔널에서 그린 훼손으로 실격당한 세르히오 가르시아.[사진=유러피언투어]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지난 주 유러피언투어 사우디인터내셔널에서 그린을 여러 곳 훼손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에 대한 비난 여론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그의 이율배반적인 행동이 비난 여론을 악화시키고 있다. 덩달아 아무런 징계조치를 하지 않은 유러피언투어도 함께 욕을 먹고 있다.

가르시아는 지난 2일 사우디아라비아 킹압둘라 이코노믹도시의 로열그린스G&CC(파70)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1오버파 71타를 기록한 후 실격당했다. 그린을 여러 곳 훼손해 골프규칙 1.2a 위반으로 실격처리됐다. 이 조항에 따르면 플레이어는 동료선수들을 배려해야 하고 코스를 보호해야 한다. 하지만 가르시아는 짜증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린을 여러 차례 훼손해 이 조항으론 투어사상 최초로 실격처리됐다.

뒤늦게 밝혀진 바에 따르면 가르시아가 훼손한 그린은 5곳이 아니라 6곳인 것으로 드러났다. 5곳의 그린에선 일부러 골프화를 질질 끌며 걸었고 한 곳의 그린에선 퍼터로 내리쳐 디보트를 냈다. 프로경력 20년에 아이 하나를 둔 만 39세의 마스터스 우승자라고는 믿기지 않는, 골프를 모독한 그릇된 행동을 한 것이다.

가르시아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으로 더 욕을 먹고 있다. 자신이 그린을 훼손하기 하루 전 벙커샷을 한 후 영어와 스페인어로 번갈아 고함을 치며 클럽으로 모래를 여러 차례 내리쳤다. 이 영상은 SNS 상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가르시아가 모래를 마구 내려친 이유는 앞조 선수들중 누군가가 벙커 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 짜증이 극에 달한 가르시아는 벙커샷이 맘에 들지 않자 분노조절장애로 이상행동을 한 것이다. 그리고 정작 자신은 다음 날 그린을 6곳이나 망가뜨렸다. 가르시아 뒤로도 패트릭 리드(미국) 등 4조의 선수 12명이 남아있던 상황이었다.

이런 가르시아에 대해 유러피언투어가 아무런 징계조치를 내리지 않아 함께 욕을 먹고 있다. 가르시아는 실격후 “실격 조치를 존중한다. 좌절감 속에 몇몇 그린을 손상시켰다. 이에 대해 사과하며 동료 선수들에게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한다”는 성명 한 장을 발표한 뒤 침묵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러피언투어는 아무런 벌금 부과나 징계 조치를 하지 않았다. 케이트 펠리 유러피언투어 CEO는 “실격 조치와 사과문 발표로 가르시아에 대한 징계는 끝났다”고 발표했다. 유러피언투어의 명예 종신회원인 가르시아를 흠집내기 싫다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가르시아가 훼손한 그린에 대한 영상이나 사진은 아직도 인터넷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가르시아와 달리 같은 주 열린 PGA투어 웨이스트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에서 우승한 리키 파울러(미국)는 대조적인 행동으로 칭찬받았다. 파울러는 최종라운드도중 11번홀(파4)에서 볼이 저절로 굴러 물에 빠졌음에도 벌타를 받았으나 끝까지 냉정함을 유지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가르시아에 대해 오래 전부터 스페인 사람들이 “끓기도 전에 넘친 X”이란 비난을 한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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