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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준의 有球無言 레슨] 롱퍼트는 마치 칩샷 하듯

마흔네 살에 독학으로 프로 골퍼가 된 김용준 프로(KPGA)는 스스로를 ‘뱁새’라 부른다. ‘황새’인 엘리트 골퍼에 견주어 하는 얘기다. 뱁새 김 프로가 땀 흘려 터득한 비결을 레슨 영상으로 담은 ‘유구무언(有球無言)’레슨을 연재한다. ‘입 구(口)’가 있어야 할 자리에 ‘구슬 구(球)’를 넣었다. ‘볼 앞에서는 말이 필요 없다’는 뜻이다. 황새와 다른 뱁새가 전하는 비결이 독자에게 작은 보탬이라도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 주>

퍼트는 ‘어디서 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어떻게 하느냐’보다. 쓰리 퍼트를 안 하려면 첫 번째 롱퍼트를 잘 해야 한다는 말이다. 롱퍼트를 잘 하지 못했다면 나는 절대 프로 선발전을 통과할 수 없었을 것이다.

2015년 제3차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 선발전 본선 때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불었던지. 초속 9~11m나 됐다. 브리티시오픈 저리 가라였다. 강풍 탓에 본선 이틀 동안 핀 가까이 붙은 내 아이언 샷은 거의 없었다. 열 발짝이 다 뭐야? 스무 발짝 넘는 퍼팅도 부지기수였다. 스팀프미터(퍼팅 그린 빠르기를 재는 도구)로 3m가 넘는 빠른 가을 그린에서 맞닥뜨린 강풍. 숱한 영건들이 좌절한 위기에서 빛을 발한 것이 바로 롱퍼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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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퍼트에서는 칩샷처럼 스트로크 하는 게 낫다.


롱퍼트는 칩샷과 비슷하게 한다. 셋업부터 그렇다. 볼을 몸 중심보다 더 오른쪽에 둔다. 퍼트를 할 때는 볼을 왼쪽 눈 아래 두라고 배우기 마련이다. 나도 보통 때는 그렇다. 그러나 롱퍼트 때는 볼을 오른쪽 눈보다 더 오른쪽에 둔다. 스탠스는 왼발을 45도 정도 연다. 스트로크도 칩 샷과 비슷하게 한다. 이게 다다.

칩샷 자세로 셋업하면 거리감이 훨씬 좋다. 두 눈을 쌍안경 보는 자세와 비슷하게 하니 당연하다. 사람이 원래 그렇게 생겼다. 칩샷 하듯 스트로크 하면 더 작은 스윙으로 더 멀리 보낼 수 있다. 뒤땅을 치거나 터무니없이 세게 치는 실수도 줄기 마련이다. 왼발을 연 덕에 헤드업도 덜 한다. 롱퍼트에서 방향성이 더 좋을 수 있다는 얘기다.

내 경우 10m 이상은 전부 이 방법으로 퍼트한다. 이 방법을 쓰면서도 늘 자신 있게 권하지는 못했다. 챔피언스 투어(시니어 투어)에서 활약하는 살아 있는 KPGA 전설들 중에 이렇게 퍼트하는 선수가 제법 있는 것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김용준 프로 (KPGA 경기위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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