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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저연구소 “KGA의 골프 인구 예측은 2배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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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최근 대한골프협회의 발표 자료가 실제보다 과장됐다고 주장한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한국의 실제 골프 인구는 386만명’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서천범 레저연구소장은 29일 “이달 초 대한골프협회(KGA)에서 <한국골프지표>를 내고 골프 활동 인구를 636만명으로 정의했는데, 이는 스크린골프와 연습장 인구까지를 모두 포함한 것으로 해외에서의 일반 평가 기준보다 2배 가량 부풀려진 숫자”라고 주장했다.

KGA가 경희대 골프산업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6일 발표한 <2017 한국골프지표>를 보면 지난해 골프 활동인구는 636만명, 골프를 경험한 인구도 76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발표됐다. 20세 이상 성인의 골프장 이용자 비율이 무려 15.1%(=636만명÷4,212만명)에 달한다고 KGA에서는 발표했다. 또한 ‘잠재 골프인구’가 956만명이라고 추정했다.

서 소장은 2년 주기로 발표하는 통계청의 ‘2017년 사회조사 결과’ 골프인구 자료를 보면 그 절반 수준인 성인 인구의 6.7%라는 반론을 제기한다. 또한 골퍼의 연간 골프장 이용횟수를 비교해도 KGA-경희대 발표에는 연 5.7회(=3,631만명÷636만명)라고 봤지만 통계청 자료에서는 연 9.4회로 꽤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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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골프협회가 이달 6일 발표한 '2017한국골프지표'의 골프 인구


골프 인구 산정의 차이
그는 두 기관 사이에서 차이가 나는 이유를 골프 인구에 대한 정의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통계청에서는 ‘조사기점으로 지난 1년 동안 한 번이라도 골프장에 나간 사람을 골프인구’로 계산하고 있다. 이는 세계적인 트렌드와 평가 기준을 따른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골프인구 조사를 하면 우리 통계청처럼 지난 1년 동안 한 번이라도 골프장에 나간 사람을 골프인구로 간주하며 골프연습장 인구는 조사하지 않거나 별도로 계산한다. 또한 스크린 골퍼를 골프 인구에 포함시키거나 집계에 넣지 않는다.

KGA와 경희대 연구소에서는 ‘지난 1년 동안 골프장, 실내외 골프연습장, 스크린 골프연습장 등에서 1번 이상 골프 친 사람’을 ‘골프인구’로 모두 포함시켜 계산했다. 이는 필드에 나가지 않고 스크린 골프만 친 사람도 광의의 골프 인구로 넣었다는 의미다. 그래서 이들의 한 해 평균 골프장 회수를 포괄하면 5.7회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들이 골프장을 한 번 갈 때 쓰는 비용은 21만원인데 월 평균 골프에 지출하는 비용은 33만원이라는 계산은 그렇게 나왔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3세 이상 인구 중 골프장 이용자 비율이 6.7%, 연간 골프장 이용횟수는 9.4회로 조사됐다. 과거 골프장 이용횟수를 보면, 2007년 8.6회에서 2015년에는 8.5회로 큰 변화가 없다가 지난해에는 9.4회로 크게 늘어난 것이 차이점이다.

통계청의 연령대별 지난해 골프장 이용자 비율을 보면, 50대가 12.2%로 가장 높았고 다음이 40대(11.8%), 30대(5.3%) 순으로 나타났다. 성별 이용자 비율을 보면, 남성이 전체 인구중에 10.4%, 여성은 3.3%로 조사됐다. 연령대별 골프장 이용횟수를 보면, 나이가 들수록 이용횟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30대는 5.1회에 불과하지만 40대는 7.4회, 50대는 12.0회, 60대 이상은 16.1회, 65세 이상은 17.6회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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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추산 인구는 386만명
통계청의 2017년 조사는 2만5704 표본가구 내 상주하는 만 13세 이상 가구원 약 3만9천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5월16일부터 6월2일(2주간) 동안 조사하여 집계한 결과다. 반면, KGA와 경희대의 최근 조사는 전국 17개 시도 20세 이상 성인 5188명을 대상으로 2018년2월26~4월30일간 조사했다고 적시했다.

레저연구소에서는 통계청의 골프장 이용횟수를 활용해 골프인구를 산출했다. 지난해 골프장을 이용한 총 이용객수는 3631만명에 달했는데, 이를 골프장 이용횟수로 나눈 골프인구는 386만명(=3,631만명÷9.4회)으로 추정했다. 통계청의 골프 인구 변화 추이를 보면 골프장 이용객은 10년 전인 2007년에는 연 2171만명이었다. 이들의 평균 이용횟수 8.6회를 나눈 결과 골프인구는 252만명이었다. 지난 10여년간 골프 인구는 130만여명 증가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서 소장은 “KGA에서 골프인구를 늘려잡는 것은 골프가 그만큼 대중화되었다는 근거를 세우기 위해서”라면서 “이것이 결국 골프장에 부과하는 세금을 낮춰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KGA의 이 발표가 난 뒤에 일본의 한 골프사이트에서는 ‘일본 골프인구 670만명, 한국 골프인구 636만명?’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통계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고 한다. 일본생산성본부에 따르면 2257여 곳의 골프장을 가진 일본의 골프인구는 670만명으로 2016년보다 120만명 회복되었다고 한다. 15세 이상 일본 인구 중에서 지난해 골프 참가율은 6.7%, 연평균 활동횟수는 12.8회로 조사됐다. 반면 한국의 골프장은 520개소라고 레저연구소는 집계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골프장수는 지난해말 1만4794개소이고 골프장 이용객수는 4억5,600만명이며, 골퍼의 연간 라운드 횟수는 19.2회, 따라서 골프인구는 2375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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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골프협회의 골프 인구의 분포. 지난해는 전체 골프인구 중 52.2%가 골프장을 이용했다.


인구를 보는 글로벌 스탠더드
서 소장은 “골프 인구의 정의를 선진국 기준으로 맞춰야 혼란이 생기지 않는다”면서 “골프인구 통계는 국가의 골프정책은 물론, 민간 골프장들의 경영에 필수적인 기초자료가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이 골프에 열의가 높은 나라인 것은 분명하다. 스크린 골프가 활발하고 그것이 실제 골프장 내장객으로 영향을 주는 역동성을 가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골프의 방향을 이끄는 대표기구(KGA)의 골프 인구를 보는 기본 시각이 글로벌 스탠더드와 큰 차이를 보인다면 현실을 파악하거나 당면한 골프업계 과제를 해결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

KGA에서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에도 ‘한국의 골프 인구는 636만명이고 이는 성인의 15.1%’라고 리포트 할 수 있는지를 자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골퍼가 그렇게 많다면 길거리에 지나치는 여섯 명 중에 한 명이 골퍼인 나라인 셈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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