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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상식백과사전 134] 아시안스윙과 ‘더CJ컵’의 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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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스 켑카가 더CJ컵 3라운드를 마치고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CJ그룹]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서귀포)=남화영 기자] “시즌을 마치고 한 달만 지나면 몸이 근질근질해진다. 아마 내년부터 아시안스윙은 더 많은 선수들이 출전할 것이다.”

‘필드의 수퍼맨’으로 불리는 브룩스 켑카(미국)가 한국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CJ컵@나인브릿지(총상금 950만달러) 무빙데이에서 5언더파 67타를 치고 4타차 선두로 마친 뒤에 가진 기자회견장에서 한 말이다. 현재 세계 골프랭킹 3위에 올라 있는 켑카는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세계 랭킹 1위에 오르게 된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저스틴 토마스(미국)가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뒤에 이 대회에 출전해 우승했고, 지난 9월 2017~18 시즌을 마치고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켑카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2년을 치르는 대회의 우승자로는 진귀한 기록을 세우게 된다. 출범 2년차를 맞은 대회로선 흥행 요소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예전에는 주요 선수들이 눈길조차 주지않던 이른바 ‘가을 시리즈’가 아시안스윙과 PGA투어의 스케줄 변경과 맞물려 재평가받고 있다. 올해 개편된 투어 일정에 따르면 2018~19시즌이 8월말에 끝나면 선수들은 한 달간을 쉬고 새로운 시즌을 시작한다. 종전까지 시즌을 마치고 장기 휴가를 가던 주요 선수들이 내년 이맘 때면 아시아에 더 많이 몰릴 거라는 얘기다. 지난해까지는 9월말에 시즌이 끝나면 엄청난 돈을 번 스타급 선수들은 다들 휴가를 떠나곤 했으나 내년부터는 투어 시즌이 한달 가량 일찍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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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PGA투어


아시안스윙 평균 상금 883만 달러
지난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총상금 700만 달러의 CIMB클래식-총상금 950만 달러의 더CJ컵@나인브릿지-다음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총상금 1천만 달러의 월드골프챔피언십(WGC) HSBC챔피언스는 세 개 대회 총 상금(2650만 달러)이 미국 본토에서 열리는 정규 시즌의 웬만한 세 개 대회를 뛰어넘는다. 평균 883만 달러면 중상급 대회 수준인만큼 선수들이 군침낼 만하다.

게다가 세 개 대회의 아시안스윙의 출전 인원은 78명이고 예선 탈락없이 4일간 대회를 치러 상금을 받기 때문에 확실한 상금 획득과 페덱스컵 포인트 획득을 보장받는다. 한국에서 시작해 중국-대만-일본을 순회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아시안스윙’이 엘리트 선수들의 상금 잔치이듯 PGA투어에도 비슷한 양상으로 구도가 짜여진 것이다.

실제로 선수들의 포인트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지난 4일 세이프웨이오픈에서 시작된 2018~19시즌은 11월말까지 8개의 대회가 가을시리즈로 열린다. 그런데 지난해 더CJ컵이 신설되면서 전체 투어에 사소하지만 의미있는 변화가 감지됐다.

지난해 8개 가을시리즈 우승자중에 절반인 4명(저스틴 토마스, 패트릭 캔틀레이, 저스틴 로즈, 패튼 키자이어)이 30명만 나오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시즌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까지 출전한 것이다. 나머지 4명(브랜든 스틸, 팻 페레즈, 라이언 아머, 오스틴 쿡)도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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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표시는 가을시리즈 우승자. 자료=PGA투어. 시즌 종료후의 포인트에서 가을시리즈가 차지하는 비중 순위.


가을시리즈 우승이 페덱스컵으로
아시안스윙은 우승자에게 페덱스컵 500포인트를 준다. WGC-HBSC챔피언스는 550포인트다. 아시안스윙 우승 포인트를 합치면 1550포인트다. 컷오프 없고 출전 선수가 적으니 포인트는 꼬박 챙긴다. 가을시리즈만 잘 뛰어도 충분히 페덱스컵 플레이오프를 뛸 만한 종잣돈을 비축했다는 얘기다.

패튼 키자이어(미국)는 지난해 샌더슨팜스에서 공동 10위, 슈라이너스아동병원오픈에서 공동 4위, 멕시코에서 열린 OHL클래식에서 우승했다. 가을 시즌을 마쳤을 때 이미 659포인트를 획득한 상태였다. 키자이어는 올해 초반 소니오픈 우승 이후로는 더 이상 톱10에도 들지 못했지만 정규 시즌을 마쳤을 때는 1386포인트로 마쳤다. 따라서 그의 포인트의 47.55%는 가을 시즌에서 나온 것이다.

패트릭 캔틀리(미국)는 가을 시리즈에서 555.2포인트를 얻었는데 이는 그가 시즌을 마칠 때까지 얻은 1388포인트의 40%를 차지한다. 호주의 카메론 스미스와 키건 브래들리(미국)도 우승은 없었지만 35%의 포인트를 지난해 가을에 수확했다. 그 외에도 10명의 선수들이 가을 걷이로 포인트를 챙겼다. 내년이면 가을시리즈를 뛰는 선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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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HSBC챔피언스 챔피언이 지난시즌 페덱스컵 챔피언이 됐다.


조던 스피드도 가을시리즈 추가
조던 스피스(미국)가 2주 후에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을시리즈 슈라이너스아동병원오픈에 처음 출전한다. 2년 전에 PGA투어는 한 시즌에 적어도 25개의 대회는 출전해야 한다는 규정을 강화한 바 있다. 조던 스피스는 지난 시즌 가을시리즈에 한 번도 출전하지 않은 결과 기본 출전 대회수를 채우지 못해 벌금을 받은 것이다.

종전까지 주요 선수들은 새해 이전에 열리는 가을시리즈를 건너뛰거나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 PGA투어는 주요 대회가 새해 이후 미국 본토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다. 메이저 대회인 PGA챔피언십이 끝나면 스타급 선수들은 시즌을 접고 휴가를 떠나고, 이후에 열리는 대회는 시즌중에 상금을 많이 벌지못한 중하위권 선수들이 모여 떨어진 이삭줍기하듯 상금을 추가로 벌곤 했다.

하지만 이제 가을 시리즈는 선수들에게 꼭 참여할 대회로 인식되고 있고, 그 가운데 3개의 아시안스윙은 페덱스컵 순위 상위권자들이 황금을 주워담는 영양가 많은 노른자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더CJ컵 저스틴 토마스가 그랬다. 주요 선수들을 초청하지 않더라도 내년에는 더 많은 스타 플레이어들이 더CJ컵에 출전할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아시아 골프시장이 그만큼 더 중요시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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