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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한동해오픈의 미래 투자 ‘스내그골프’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인천 청라)=남화영 기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메이저 대회인 신한동해오픈 무빙데이가 펼쳐진 15일 인천 서구의 베어즈베스트청라 골프클럽(USA-오스트랄아시아 코스)의 비어 있는 9홀인 유럽 코스에서는 또 다른 골프대회가 못지않은 열기 속에 진행됐다.

유럽 코스 6,7번 홀에서는 이희건한일교류재단이 주최하고 신한금융그룹이 후원하는 ‘제1회 한일스내그골프교류전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렸다. 신한금융그룹은 3년전부터 ‘가족이 함께하는 골프’를 표방하며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스내그골프 공간을 제공했는데 올해는 국제 규모로 확대했다.

신한동해오픈의 창설 멤버인 고(故) 이희건 신한은행 명예회장이 한일 교류 활성화를 위해 설립한 재단에서 고인의 유지를 받든 대회를 신설한 것이다. 1981년 재일동포들이 주축이 되어 고국을 생각하는 마음에 ‘동해오픈’을 창설한 이후 37년이 지나 비슷한 취지의 대회가 하나 더 추가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대상은 어른이 아니라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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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내그골프는 테니스공처럼 생긴 공을 플라스틱 채로 치는 경기다.


‘스내그(SNAG)골프’란 테니스공 크기의 고무공을 플라스틱 클럽으로 치는 초보자 대상 골프 교육 프로그램이자 게임이다. 드라이버 샷과 어프로치샷, 퍼팅 등 골프로 이뤄져있지만 어린이가 쉽게 배울 수 있다. PGA프로 출신의 골프사업가 테리 안톤이 2002년에 창설한 스내그골프의 단어를 풀자면 ‘골프의 새로운 시작(Starting New At Golf)’이다.

어린이 골프 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안톤은 스내그골프를 각급 학교와 지역사회로 넓히는 노력을 꾸준히 펼친 결과 전 세계 42개국에 1만개 이상의 학교로 보급시켰다. 일본에는 1600개 학교와 단체에서 스내그골프를 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초등학교 300곳, 유치원 200곳에서 방과후 수업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날 대회 현장을 찾은 안톤 회장이 스내크골프를 설명했다. “어린이나 초보자들이 어른 클럽으로 골프를 배우기는 쉽지 않다. 스내그골프는 직관적으로 골프를 이해하도록 했다. 골프를 나이와 신체 조건에 따라 제대로 습득하도록 하는 게 스내그골프다.” 그는 일본의 LPGA투어 선수 하타오카 나사도 스내그골프로 시작했다고 사례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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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베어즈베스트 골프장에서 제 1회 한일스내그골프교류전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렸다.


이 대회가 본격 논의된 건 이희건한일교류재단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한 지난 4월부터였다. 그후 전국에 공고를 낸 뒤 지난 8월 기록적인 무더위 속에서 전국의 216명 어린이들이 예선전을 치러서 72명의 선수를 선발했다.

국가대표를 뽑는 15일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선수들과 함께 부모들이 참석했고, 후원사인 신한금융그룹의 조용병 회장과 주관사인 이희건한일교류재단의 이경재 이사도 참석했다. 격려사를 마친 조 회장은 “어린 세대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싶다”면서 “스내그골프를 통해 어린이들이 자아발달에 도움이 되는 기회를 다양하게 제공해주는 것이 어른들의 할 일이라고 봅니다”라고 말했다.

미니 18홀 코스에서 두어 시간 열띤 시합을 벌인 결과 대구 왕선초등학교 6학년인 김주엽 군이 53타로 우승했다. 준우승은 경기 의정부에서 온 ICSU국제학교 6학년 김시현 군이었다. 장타상은 대구 경운초등학교 5학년 조세령 양이 받았고, 전북군산 푸른솔 초등학교 5학년 강용규 군은 홀인원상을 받았다. 이렇게 남자는 62타까지 10명, 여자는 63타까지 10명 등 모두 20명의 국가대표가 선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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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동해오픈이 열리지 않는 비어있는 유럽코스에서 스내그골프 대회가 열렸다.


김형달 한국스내그골프협회 이사는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쉽게 배울 수 있는 게 스내그골프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시니어 과정도 마련되어 있으나 아직 많이 보급되지 않아서 사람들이 모른다는 게 가장 힘든 점이죠.”

이날 선발된 20명은 오는 11월이면 일본 오키나와로 가서 일본 대표 선수와 한일전을 치를 예정이다. 항공료 및 체재비용은 이희건교류재단에서 전액 부담한다. 그리고 내년에는 한국에서 대회가 열린다. 향후 일본과 한국을 번갈아 오가며 대회를 열 계획이다.

신한동해오픈이 3년 전부터 ‘가족과 함께 하는 골프’를 표방하면서 코스의 빈 공간을 활용, 스내그골프를 진행한 것이 스내그골프한일교류전이라는 결실로 돌아왔다. 이날 선발된 어린이 국가대표 중 10여년 후에는 박상현, 안병훈처럼 신한동해오픈 파이널 라운드에서 승부를 겨룰 선수가 나올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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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소속 장이근 선수가 스내그골프를 마친 어린이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명인열전’으로 불리는 세계 최고의 골프대회 마스터스가 10년 전부터 아시아아마추어챔피언십을 개최하면서 미래 골프의 시장인 아시아에 공들이는 것처럼, 신한동해오픈 역시 한일 교류라는 소중한 가치와 함께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투자하고 있다. 미래를 내다본 진정한 가치투자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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