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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한동해오픈서 반전 노리는 재미교포 김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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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환이 신한동해오픈 대회가 시작되기 전날 연습그린에서 포즈를 취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인천 청라)=남화영 기자] 아시안투어 상금 랭킹 7위인 재미교포 김시환(30)은 13일 신한동해오픈 첫날 버디 2개, 보기 3개를 묶어 1오버파 72타를 쳤다. 바람이 강해진 후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2타를 더 잃어 순위는 중하위권으로 내려갔다.

1988년 12월 서울에서 태어나 12살 때인 2000년 10월 가족과 함께 로스엔젤레스로 이민을 간 김시환은 한국말이 능숙했다. “한국에서 출전하는 대회는 네 번째입니다. 지난해 신한동해오픈에 처음 출전했고, 아시안투어와 공동 주관하는 3개 대회에 모두 출전했습니다.”

골프 입문 2년째이던 2002년 김시환은 ‘골프만 하고 공부를 안 하면 바보가 된다’는 부친의 말에 따라 수업을 충분히 받는 동시에 골프를 연습할 수 있는 미국으로 골프유학을 떠났다.

“당시 한국에서는 골프를 하면 수업은 거의 못했는데 아버지는 그래선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셨습니다. 그 덕인지 저는 공부를 놓지 않았고, 스탠포드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습니다. 누나들도 공부를 잘했고요.” 부모의 높은 교육열에 첫째 딸은 세계적인 디자인 스쿨인 파슨스를 졸업하고 지금은 한국에 살고 있으며, 둘째 딸은 USC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약사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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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환이 지난 2004년 US주니어아마추어에서 우승했다. [사진=USGA]


김시환은 미국 골프 유학 4년째이던 2004년 US주니어골프선수권에서 우승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올림픽CC에서 열린 18홀 매치 플레이의 결승전에서 데이비드 청을 누르고 우승하면서 타이거 우즈 이래 사상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우승자가 됐다. 당시 미국과 한국 언론에서 크게 다뤘다.

하지만 그 우승후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평범한 선수가 되어갔다. 대학 졸업 무렵 PGA투어 퀄리파잉스쿨을 치렀으나 떨어졌다. 2012년 11월말 플로리다주 브룩스빌에서 열린 Q스쿨 2차 예선에서 최종일 이븐파에 그쳐 공동 22위를 기록하면서 최종예선 진출티켓을 1타 차로 놓쳤다. 그는 시야를 돌려 유러피언투어 2부 리그인 챌린지투어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4~15년 2년간은 유러피언투어 1부 리그로 올라갔지만 2년 뒤에는 다시 챌린지투어로 내려갔고 그렇게 유러피언투어 생활을 4년여 했다. 손에 잡힐 것 같던 우승컵은 의외로 잡으려 하면 달아나곤 했다.

시간만 보내는 것 같은 허무함에 김시환은 아시안투어로 눈을 돌렸다. 마음까지 지친 상태에서 지인의 소개로 활동무대를 바꾼 것. 183cm의 큰 키에 드라이버샷은 300야드 가까이 나오지만 그의 장기는 퍼팅이다. “요즘 많은 선수들이 다들 장타를 치죠. 저는 허리와 무릎이 아파 그렇게 세게 치는 편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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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환은 올해 인도네시아오픈에서 3위로 마쳤다. [사진=아시안투어]


프로가 된 후 처음 고국 땅에서 출전한 대회가 지난해 신한동해오픈이었다. 성적은 80-71타로 컷오프였다. 올해는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도 72-79타를 쳐 컷탈락했고, 코오롱 한국오픈에서는 공동 45위로 마무리했다.

김시환은 신한동해오픈이 한국에서 치르는 다른 대회보다 성적을 내기 쉽다고 말한다. “남서울(매경오픈)이나 우정힐스(한국오픈)는 한국 잔디에서 오래 쳐본 선수들이 유리한데 베어즈베스트 청라는 양잔디로 조성되어 있어 저처럼 경기하는 선수는 유리합니다.”

이번 주 김시환은 일산에서 골프장까지 매일 오가면서 출전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사업체를 운영중인 부친은 일년에 절반은 베트남에 있고 나머지 절반은 한국에 머문다. 모친은 일년 중 절반은 한국에서 지내고, 나머지 절반은 미국에서 산다. “어머니가 경기를 따라다니시죠. 누나는 글쎄요. 본선에서 잘하면 오겠죠.”

올해 서른인 김시환은 미혼이지만 10년을 사귄 연인이 있다. 그와 비슷하게 한국에서 이민간 교포로 고등학교 때 만났다. 하지만 고민도 많다. “언제 결혼해야 되는지 모르겠어요. 미국 집에 가면 자주 만나지만 내가 오랫동안 해외를 돌아다니다보니 아직 결혼을 약속한 정도는 아닙니다. 그러려면 일단은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먼저지요. 고맙게도 그녀는 나를 잘 이해해주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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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환이 13일 신한동해오픈 첫날 1오버파 72타를 쳤다. [사진=KPGA]


올해는 그나마 성적이 좋은 편이다. 아시안투어 13개 대회에 출전해 4개 대회에서 미스 컷했지만 반대로 인도에서 열린 히어로 인디안오픈, 태국의 퀸즈컵, BRI인도네시아오픈에서는 3위를 했다. 일본에서 열린 파나소닉오픈에서 공동 4위를 포함해 톱10에 네 번 들어 현재 상금 순위 7위다. 이 정도면 큰 대회에서 뛸 기회도 주어진다.

김시환은 올해 꿈이 아시안투어이자 PGA투어를 겸하는 CIMB클래식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 또한 조금 더 상금 순위를 끌어올려 다음 주 열리는 아시아퍼시픽 다이아몬드컵에도 나가고 싶다. 아시안투어 상금랭킹 5위까지 주어지는 HSBC챔피언스 출전권도 얻고 싶다. 거기서 다시 좋은 성적을 내면 PGA투어로의 길이 보인다.

김시환의 최종목표는 PGA투어에서 뛰는 것이다. “아직 기회가 있는 것 같아요.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 기회가 올 텐데 그게 이번 신한동해오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30대로서의 골프 인생을 맞이한 김시환은 태어나고 자란 고향에서의 좋은 결과로 인생이 크게 달라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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