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종훈 기자] 기름손이라는 불명예를 갖고 있던 이고르 아킨페프(32 CSKA모스크바)가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러시아가 1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차한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8 FIFA(국제축구연맹) 러시아 월드컵 16강에서 스페인을 만나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까지 가는 끝에 4-3으로 승리했다.

예상대로 경기 주도는 스페인이 했다. 전반 11분만에 러시아의 자책골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전반 막판 러시아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하면서 균형이 맞춰졌다.

두 팀은 후반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승부차기의 주인공은 아킨페프였다. 아킨페프는 세 번째 키커 코케의 슈팅과 다섯 번째 키커 이아고 아스파스의 슈팅을 막아냈다.

러시아의 피파랭킹은 70위로 참가국 중 가장 낮다. 하지만 홈팀의 이점을 살려 8강까지 진출했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 스페인의 슈팅은 전반 44분에 처음 나올 정도로 러시아는 강한 집중력을 보여줬다.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피파랭킹 10위 스페인을 잡아냈다.

러시아 승리의 주역인 아킨페프는 A매치 100경기 이상을 소화했을 정도로 러시아의 붙박이 주전 골키퍼다. 하지만 '기름손'이라는 불명예를 지니고 있다. 4년 전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과의 경기에서 이근호의 중거리 슈팅을 어이없는 실수로 실점까지 이어진 것이 계기가 됐다. 이날 경기에서만큼은 안정적인 선방쇼를 보이며 영웅이 됐다. FIFA도 최우수선수(Man of the match)로 아킨페프를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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