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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 넥센 상위권 도약의 키는 하위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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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은 7경기 연속 선발 QS를 기록하며 3연승을 달리고 있다. [사진=KBO]


[헤럴드경제 스포츠팀=김권호 기자]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 스토브 리그 기간 동안, 박병호와 로저스를 영입하면서 ‘스몰 마켓’ 구단으로서는 이례적인 전력 보강을 해냈다. 덕분에 팬들은 로저스-브리검-최원태-신재영-한현희로 이어지는 막강 선발진, 그리고 이정후를 비롯한 영건들과 김하성, 박병호, 초이스의 시너지로 인한 폭발적인 타선이 동시에 가동되는 모습을 기대했다.

최근 넥센은 선발진의 연속 퀄리티스타트(QS)에 성공하며 선발 로테이션 안정화에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타선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넥센은 4월 22일 현재 팀 타율과 평균 득점이 각각 0.260(전체 9위)과 4.30점(전체 7위)에 그쳐 있다. 최근 선발진의 안정을 바탕으로 한화와의 시리즈를 스윕하며 상승세를 탄 넥센에게 타선의 생산성은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물론 한화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10-1로 대승을 거두면서 공격력의 부활을 알리기는 했지만, 넥센의 시즌 전체기록을 보면 이 공격력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의문부호가 남아 있다. 넥센이 저조한 공격지표를 기록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일단 중심타자들의 부상이 문제다. 주전 2루수 서건창이 3월 31일, 4번타자 박병호가 4월 13일 부상을 당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개막전부터 중심타자들이 이탈하기 전까지의 기록을 보면, 다음과 같다.

개막전-3월 31일(7경기 소화) : 서건창 소화 경기
평균 득점: 5.43점 (5위)
팀 타율: 0.294 (3위)

4월 팀 기록 : 서건창 없이 소화한 경기
평균 득점: 3,53 (9위)
팀 타율: 0.238 (9위)

개막전-4월 13일(18경기 소화) 박병호 소화 경기
평균 득점: 4.17 (9위)
팀 타율: 0.263 (8위)

4월 13일-4월 22일 : 박병호 없이 소화한 경기
평균 득점: 3.38 (9위)
팀 타율: 0.219 (9위)

언뜻 보면, 서건창의 이탈 이후로 성적이 급격하게 하락한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서건창이 이탈하기 전까지 넥센은 단 7경기만 치렀다. 즉, 표본이 적어 신뢰도가 떨어진다. 또한 야구는 팀 게임이다. 서건창이 홈런을 쳐내 혼자 득점을 만들어내는 선수도 아닐 뿐더러, 서건창의 이탈만으로 급격한 팀 기록의 하락을 설명하기엔 개연성이 없다.

또 기록을 보면 박병호의 이탈이 팀 공격력에 크게 영향을 준 것 같지는 않다. 박병호의 이탈 이후, 평균 득점과 타율이 내려간 것은 맞지만 상대적인 타격 기록의 순위는 박병호의 출장 유무에 상관없이 하위권에 계속 머물러 있었다. 실제로 2017시즌 넥센은 박병호 없이도 팀 타율 4위, 평균 득점 3위의 리그 상위권의 공격력을 보여줬었다.

넥센의 저조한 득점력은 오히려 중심 타자들이 아닌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선수들에게서 찾아 볼 수 있다. 4월 22일 기준 연결고리역할을 맡는 넥센 타자들의 성적은 다음과 같다(타율/출루율/장타율 순).

김태완: 19경기 출전 0.224/0.296/0.327 (54타석)
장영석: 22경기 출전 0.149/0.200/0.340 (50타석)
박동원: 18경기 출전 0.173/0.218/0.250 (56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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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의 주전 포수 박동원은 지난 한화와의 시리즈에서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KBO]


전 시즌 넥센이 윤석민을 트레이드하고, 채태인을 놓아줄 수 있었던 이유인 장영석은 현재 1할대 타율로 극도의 부진을 겪고 있다. 주전 포수인 박동원과 베테랑 김태완 역시 좋지 않다.

중요한 것은 세 선수의 세부 통계다. 김태완, 장영석, 박동원의 BABIP은 각각 0.333, 0.185, 0.216이다. 리그 평균 BABIP은 0.325로 김태완을 제외한 두 선수는 앞으로 성적이 증가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실제로 박동원은 지난 20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3안타를 기록하며 부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넥센은 박동원의 경우를 생각하며, 장영석에게 좀 더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 장영석은 출장 경기수에 비해서 적은 타석 수를 기록하고 있는데, 불규칙한 출장이 반복되면서 타격감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넥센은 장영석에게 보다 꾸준하고 확실한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

또한 장영석은 장타력도 뛰어나다. 저조한 성적에도 ISO(순장타율) 0.196을 기록하며 초이스, 박병호, 김민성에 이어 팀 내 4위에 올라 있다. 장영석이 경기에 출장하며 인플레이된 타구를 더 많이 만들어 내며 제 컨디션을 찾는다면, 작년과 같은 장거리타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것이다.

지난 시즌까지 보여줬던 ‘넥벤저스’의 활약 즉, 넥센의 폭발적인 득점력은 몇몇의 스타플레이어의 활약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하위 타순에서도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며 쉬어갈 곳 없는 타선을 만들어 주었던 선수들의 힘이 이뤄낸 성과인 것이다. 이런 연결고리 역할을 했던 선수들이 다시 힘을 낸다면, 넥센은 상위권 경쟁에서 좀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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