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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상식백과사전 106] 오거스타내셔널의 업&다운 코스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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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스타내셔널 2번 홀은 파5 지만 내리막이라서 우즈가 투온에 성공해 이글을 잡았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미국 오거스타)=남화영 기자] 마스터스가 열리는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 골프장은 TV 화면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급격한 업&다운의 홀 흐름을 가졌다. 선수들이 매년 출전하는 이 코스에서 경기할 때면 빈번하게 리더보드 순위가 업다운 요동치는 것 이상으로 코스의 고저차 격변이 심하다.

이 코스는 이전까지 과수원이던 곳을 1934년에 골프 코스로 조성했다. 오늘날 골프장 설계의 거장으로 알려진 알리스터 매킨지가 디자인한 이 오거스타내셔널은 과수원이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어떤 홀은 꽤나 많은 업다운을 가지고 있는 데 놀라게 된다. 주변에 산도 없기 때문에 흔히 파크랜드 코스로 연상되지만 코스 레이아웃은 산악형 코스에 더 가깝다.

마스터스 조직위가 레이저 측정기 등으로 18개 홀의 업다운 수치를 평균 내보니 홀당 16.91미터의 고저차를 보였다. 한 홀에서 가장 큰 고저차를 보인 홀은 10번(파4 495야드)홀로 업힐 3.06미터에 다운힐 33.83미터로 도합 36.88미터의 고저차를 보였다. 반대로 가장 적은 편차를 보인 홀은 16번(파3 170야드)홀이었는데 업힐 2.13미터에 다운힐 0.91미터로 편차는 3.04미터에 불과하다. 오거스타내셔널은 모든 홀이 오르막 혹은 내리막의 울퉁불퉁한 경사에 놓여 있기 때문에 매년 숱한 변수들이 선수들을 괴롭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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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스타내셔널 8번 홀은 오르막이라 선수들이 투온 공략을 못한다.


대표적인 오르막 홀은 8번(파5 570야드) 홀이다. 티샷한 공이 떨어지는 지점부터 그린까지 쭉 오르막이다. 티잉그라운드에서는 잘 못 느끼지만 오르막이 21미터나 된다. 내리막은 1.8미터에 불과하다. 더스틴 존슨 같은 장타자는 일반 대회에 출전해서 드라이버 티샷을 치고나면 파5 홀에서도 웨지를 잡기도 한다. 하지만 오거스타내셔널은 그런 상황을 용납하지 않는다. 18번(파4 465야드) 홀 역시 20.4미터의 오르막이 위협적이다. 세컨드 샷 지점에서 그린까지는 까마득한 언덕에 깃발이 휘날린다. 거리만 보면 선수들이 왜 그렇게 쩔쩔맬까 싶은데 오르막이라 그렇다. 필 미켈슨이 2004년에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고 우승했는데 그 홀에서 역대 세 번째로 나온 버디였다.

반면 후반전이 시작되는 10번 홀은 대표적인 내리막 홀이다. 무려 33.83미터 아래 그린이 놓여 있다. 티잉그라운드부터 아래로 쭉 하락하던 홀은 그린 주변에 가면 다시 3.035터 봉긋하게 솟아 오른다. 두 번째로 내리막이 심한 2번(파5 575야드)홀은 업힐은 하나도 없고 다운힐만 27.74미터로 측정된다. 타이거 우즈가 이번 대회 연습 라운드에서 이글을 잡은 건 거리상으로는 제일 길지만 내리막이라 투온 공략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마스터스 조직위는 또한 지난 2016년 챔피언인 대니 윌렛이 마지막 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치면서 걸었던 경로를 측정했다. 그 결과 전반에는 5203걸음, 후반에는 6086걸음을 걸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한 라운드에 고작 1만1289걸음을 걸었다. 업다운이 심한 코스라서 일반 코스보다는 더 많은 걸음 수가 나온다. 하지만 그는 이 코스에서 가장 짧은 길로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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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스타내셔널의 고저차 변화. 오르막은 18, 8, 1번이 크고, 내리막은 10, 2, 11번 홀이 컸다.


마스터스 조직위는 ‘매년 대회에서 마지막날 챔피언의 걸음수를 측정해보면 1만1300걸음 이내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소개한다. 이는 우승자는 업다운 심한 속에서 가장 효율적인 샷을 하고 불필요한 경로를 제거해 왔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이 결과에 대해 렉스 호가드 골프 칼럼니스트는 “마스터스의 업다운 심한 홀이 선수들을 더 흥분시킨다”고 주장한다. “마스터스라는 최고의 메이저 대회에서 엄청난 갤러리 사이에서 매 홀마다 오르막을 기어오르면서 샷을 하고 내리막 홀에서 앞조가 경기하는 것을 보게 된다. 똑같은 거리를 평지에서 걷는 것보다 마스터스에서 숨이 더 빨리 차오르게 되고 압박감은 더 심해진다.” 사람의 심리를 깊이 파악한 통찰이다. 산악-평지 코스라는 일반 기준에서는 나올 수 없는 탁견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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