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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 냉정하게 바라봐야 할 BJ 감스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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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K리그 홍보대사 위촉식. [사진=프로축구연맹]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노진규 기자] 2018 K리그를 알릴 홍보대사로 인기 BJ 감스트(본명 김인직)가 임명된 것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프로축구연맹은 27일 열린 2018 K리그 공식 미디어 데이에서 감스트의 홍보대사 위촉식을 진행했다. 감스트는 이 자리에서 K리그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다양한 공약들을 내놓으며 부지런한 행보를 약속했다.

이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위축된 K리그 시장을 위한 신선한 시도가 될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아무리 힘들어도 인터넷방송 진행자까지 끌어들일 필요가 있는가하는 부정적 시선이 공존하고 있다.

반대파의 입장, 감스트가 누군데?
감스트는 인터넷 방송 플랫폼인 ‘아프리카TV’에서 주로 축구게임과 축구를 주제로 방송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유명 BJ이다. 그러나 인터넷방송의 특성상 인지도가 젊은 층에 국한되어 있다. 많은 이들이 기사를 접하고 감스트가 누군지에 대해 궁금해 했다. 감스트 임명에 대한 부정적 태도는 대체로 모든 연령대에 익숙하지 않은 ‘인터넷방송’과 ‘BJ’라는 키워드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감스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젊은 층에서도 부정적 목소리가 나오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 이들은 감스트가 그간 방송에서 보여줬던 일명 ‘저급한’ 언행을 문제 삼는다. 인터넷방송의 특성상 무분별한 욕설과 자극적인 행동이 함께하기 때문에 인터넷방송을 즐겨보는 이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미디어 데이에서 ‘고요한 선수에게 사과하고 싶다’라는 발언이 나온 이유도 과거 본인의 방송에서 했던 경솔한 언행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K리그가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감스트의 홍보대사 임명은 올해를 K리그 변화의 중요한 기점으로 삼겠다는 프로축구연맹의 고민이 드러난다. 월드컵이 열리는 2018년은 K리그에게 중요한 해다. 수년째 제자리걸음 중인 관중수와 시청률을 반전시키기 위한, 어쩌면 마지막 기회다. 이런 절박한 상황 속에서 감스트라는 인물을 홍보의 전면에 내세운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그간 프로축구연맹은 홍보대사에 주로 유명 연예인을 섭외해왔다. 가수 박재정 정도를 제외하면 K리그 홍보를 위해 딱히 무슨 노력을 했는지 당최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되려 걸그룹 러블리즈는 무책임한 모습으로 많은 축구 팬들로부터 뭇매를 맞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아무 의미 없이 인기 연예인을 섭외해 불분명한 잠재시장을 노리겠다는 막연한 태도보다는 감스트의 방송을 시청하는 젊은 (해외)축구 팬들을 K리그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 훨씬 현실적으로 보인다.

감스트 역시 이전 홍보대사와는 다르게 말 뿐이 아닌 구체적인 공약을 내세웠다. 꾸준한 직관은 물론이고 개인 방송을 통한 K리그 경기 중계 및 영상 제작, K리그 선수 섭외, 팬들과 함께 관중석 채우기 등 다양한 방식을 약속했다. 또한 개인적인 목표로 “K리그 평균관중 1만 명”, “어린 친구들이 게이머 이름만이 아니라 K리그 선수들을 외울 수 있게끔 하고 싶다” 등을 내세우며 적극적인 홍보대사 활동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더불어 본인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잘 알고 있다고 밝히면서 “지금까지는 K리그를 잘 몰랐던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공부하겠다. 홍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뛰겠다” 라며 불신을 믿음으로 바꾸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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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K리그 홍보대사로 임명된 인기 BJ 감스트. [사진=OSEN]


냉정한 현실

물론 보수적인 태도를 갖는 일부 팬들의 불만을 모르는 건 아니다. 어쩌다 프로축구가 이 지경까지 왔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지금까지의 방식이 먹히지 않았다면 더 큰 변화를 생각해봐야 한다. 많은 10~20대들은 더 이상 TV 만으로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는다.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방송을 시청하고 인터넷 BJ들이 웬만한 연예인 뺨치는 수익을 올리는 시대다. 축구라고 다르지 않다.

실제로 감스트 임명 발표 이후 벌써 반응이 오고 있다. K리그 미디어 데이 관련 뉴스 중 ‘감스트 홍보대사’가 들어간 기사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감스트 덕분에 K리그 미디어 데이가 있는 줄 알았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 K리그의 네이버중계 동시접속자와 감스트 방송의 시청자 수, 누가 더 많을까. K리그는 찬밥 더운밥을 가릴 상황이 아니다. 프로축구연맹의 선택이 '신의 한 수'가 될지 악수가 될지 모르지만 적어도 그 시도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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