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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L] 10개 구단별 ‘우리팀의 기량발전상’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박건우 기자]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가 벌써 3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어떤 선수는 부상으로 시즌을 일찌감치 접었고, 어떤 선수는 지난 시즌에 비해 무거운 몸놀림을, 또 어떤 선수는 환골탈태한 모습으로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주고 있다. 세 번째에 해당하는 선수 중 최고를 뽑는 상이 바로 MIP(Most Improved Player, 기량발전상)다. 올 시즌 KBL 10개 구단의 각 팀별 기량발전상 후보들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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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을 지시하는 두경민.[사진=KBL]


# 원주DB - 두경민 ‘DB의 돌풍은 나로부터’

DB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두경민은 더 이상 ‘두난사’가 아니다. 명실상부 DB의 에이스라 부를 만하다. 다른 선수들이 클러치 상황에서도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가 되었다. 두경민은 올 시즌 경기당 15.25득점, 3점슛 2.7개, 리바운드 2.6개, 어시스트 3.6개, 스틸 1.3개를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의 9.82득점, 3점슛 1.6점, 리바운드 1.9개, 어시스트 2.5개, 스틸 1.2개에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올시즌 수치는 모두 커리어 하이에 해당한다. 또한 두경민은 단점으로 평가받던 턴오버를 경기당 2.3개에서 1.7개로 크게 줄였다.

두경민은 경희대 시절 김종규, 김민구와 함께 ‘빅3’로 주목을 받으며 DB에 입단했다. 루키였던 2013~2014시즌 김종규와 김민구가 신인왕 각축전을 펼쳤다. 10.7점, 5.9리바운드를 올린 김종규가 개인 기록에서는 13.4점 5.1리바운드를 올린 김민구에게 밀렸으나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신인왕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0.1점, 3점슛 2.1개를 기록한 두경민도 크게 밀리지 않았지만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그런데 이후 김민구가 교통사고로, 김종규가 부상으로 각각 주춤하는 사이 두경민은 빅3 중 가장 앞서가고 있는 것이다.

# 서울삼성 - 이관희 ‘가관희는 잊어라’

가관희, 레이업을 빈번하게 놓치는 이관희의 별명이었다. 하지만 이관희는 달라졌다. 경기당 3.63득점, 3점슛 0.4개, 리바운드 1.4개, 스틸 0.6개를 기록했던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 이관희는 경기당 평균 7.62득점, 3점슛 0.7개, 리바운드 2.3개, 스틸 1.0개를 기록 중이다. 식스맨으로 출전시간이 많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알토란 같은 활약이다.

이상민 감독은 “열심히 하고 능력은 좋다. 다만 급한 면이 있고 여유가 더 필요하다. 2, 3쿼터에서 외국인선수들과 달리는 농구를 하도록 주문한다. 문제는 체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체력이 떨어지면서 집중력이 떨어지곤 한다. 그나마 올해는 체력이 많이 좋아진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11분 13초를 뛴 이관희가 올 시즌 19분 26초를 뛰고 있는 것을 보면 이상민 감독으로부터 어느 정도 합격점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 서울SK- 최준용 ‘포인트포워드로 거듭났다’

최준용은 기록상 큰 변화는 없지만, 성공적인 포지션 변화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원래는 포워드지만, 올시즌은 3-2 드롭존에서 상대 가드진을 상대로 미스매치를 유발하는 데는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그래서 ‘포인트포워드’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 시즌 경기당 8.20득점, 3점슛 0.5개, 리바운드 7.2개, 어시스트 2.4개를 기록했던 최준용은 올 시즌 9.11득점, 리바운드 6.0개, 어시스트 4.0개를 기록 중이다. 리바운드는 줄었으나, 어시스트가 2.4개에서 4.0개로 크게 증가했다. 변화된 최준용의 역할이 기록에서 드러난 것이다. 달라진 포지션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것은 기량발전상에서 큰 가점이 된다.

# 창원LG- 정창영 ‘이제 식스맨이 아닌 주전’

지난 시즌 평균 13분 26초를 뛰었던 정창영은 올 시즌 22분 22초를 뛰고 있다. 늘어난 출전 시간 만큼, 득점도 경기당 3.30점에서 6.60점으로 2배로 증가했다. 경기당 3점슛과 어시스트도 각각 0.4, 1.8개에서 0.9개, 3.0개로 크게 향상됐다. 정창영은 올 시즌 인천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득점(21점)과 3점슛(5개)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정도면 식스맨을 넘어 준주전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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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미한 부상을 입은 오리온의 최진수.[사진=KBL]


# 고양오리온 - 최진수 ‘이제 팀의 중심’

헤인즈와 김동욱이 떠나고, 이승현과 장재석이 군대에 가면서 오리온은 큰 변화를 맞이했다. 특히 최진수는 공격과 수비에서 팀의 중심이 되었다. 센스 있는 동료들과 함께하던 지난 시즌과는 달리 스스로 공격과 수비를 모두 이끌어야하는 중책을 맡은 것이다. 시즌 초반 최진수는 이런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5경기에서 평균 15.4점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아쉬운 것은 지난 8일 SK와의 경기에서 헤인즈와 충돌하며 눈두덩이를 꿰맸고, 당분간 경기에 나설 수 없다는 사실이다.

지난 시즌 경기당 7.18득점, 3점슛 1.1개, 리바운드 3.1개, 어시스트 0.8개를 올렸던 최진수는 올 시즌 경기당 10.40득점, 3점슛 1.3개, 리바운드 3.6개, 어시스트 1.9개를 기록 중이다. 부상을 당하기 직전 5경기에서 최진수가 보여주었던 활약이 올 시즌 내내 계속된다면 오리온이 하위권 탈출을 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 인천전자랜드 - 강상재 ‘신인상은 시작일 뿐’

2년차 강상재는 지난 시즌 신인상을 받았다. 경기당 8.16득점, 3점슛 0.9개, 리바운드 4.7개, 어시스트 1.0개를 기록하며 신인상 레이스에서 이종현과 최준용을 제쳤다. 이런 강상재가 ‘2년차 징크스’가 무슨 말이냐고 되묻는 듯 올 시즌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출전 시간이 23분 1초에서 30분 4초로 늘어났고, 득점-리바운드-어시스트 등 모든 수치가 좋아졌따. 비시즌에 웨이트트레이닝을 충실히 소화해 농구에 필요한 근육을 다진 것이 효과를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올 시즌은 골밑에서 더욱 당차게 몸싸움을 펼치고 있다. 그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했던 인터뷰에서 “어느 선수와 붙더라도 안 밀릴 자신이 있다. 힘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라는 말한 바 있다. 이게 빈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 전주KCC - 전태풍 ‘KBL 판도에 태풍을’

KCC는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전태풍-이정현-에밋-로드-하승진이 베스트5를 이루고 있으며, 이현민-송교창-송창용-김민구-최승욱-유현준까지 타 팀에서는 주전급으로 뛸 수 있는 선수들이 뒤를 받치고 있다. 37세의 전태풍은 KCC의 호화멤버를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인해 5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올 시즌은 평균 8.90득점, 3점슛 1.0개, 리바운드 2.4개, 어시스트 3.8개, 스틸 1.4개를 기록 중이다. 수치 자체는 특출나지 않지만 슛성공률을 보면 그 가치가 치솟는다. 89.58%의 자유투 성공률, 38.60%의 3점슛 성공률, 그리고 44.85%의 정확한 야투율까지. 돌아온 테크니션 전태풍이 KCC에서 다시 한 번 태풍을 일으킬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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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라이언킹' KGC 오세근.[사진=KBL]


# 안양KGC - 오세근 ‘돌아온 라이언킹’

KGC는 현재 5위로 중위권에 위치해 있으나, 어떤 팀과도 인사이드 대결은 밀리지 않는다. 그 이유는 바로 오세근 때문이다. 지난 11월 농구월드컵 예선에서도 안정된 득점과 골밑 장악 능력을 과시했다.

오세근은 지난 시즌 경기당 13.98득점, 리바운드 8.4개, 어시스트 3.4개를 기록했다. 14.98득점, 8.1리바운드, 1.5어시스트를 기록했던 데뷔시즌과 비슷했다. 그런데 올 시즌은 18.68득점, 9.9리바운드, 4.1어시스트로 매 경기 더블더블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정확한 미드레인지 점퍼까지 장착하면서 상대 빅맨이 수비하기 까다로운 선수가 됐다. 명실상부 토종 최고의 빅맨이다.

# 부산KT - 박지훈 ‘KT의 활력소’

KT는 부상으로 첫 경기부터 이탈한 김현민과 김우람의 부재로 최하위(4승 18패)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일하게 웃음을 보일 수 있는 것은 박지훈뿐이다. 박지훈은 루키 시절 이재도에게 밀리며 많이 출전하지 못했다. 그런데 올 시즌은 지난 시즌에 비해 2배 가까운 17분 13초의 출전시간을 부여받으며 득점-3점슛-어시스트 등 모든 면에서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3.00점에 불과하던 득점은 5.86점으로 2배 가까이 올랐고, 어시스트도 지난 시즌에 비해 0.9개를 더하며 1.9개를 기록 중이다. 또한 속공능력도 좋아 답답한 KT농구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 울산모비스 - 이종현 ‘아프니까 성장통?’

현대모비스에는 타팀처럼 기록적인 면에서 기량이 상승한 선수가 없다. MIP 후보가 아예 없는 것이다. 따라서 미래의 기량발전상 후보를 꼽아봤다. 바로 2년차 이종현이다. 그는 지난해 경기당 10.65득점 8.0리바운드 1.1스틸을 기록하며 임팩트 있는 루키시즌을 보냈다. 이런 그가 올 시즌은 8.63득점, 6.3리바운드, 1.3스틸로 고전하고 있다. 블록슛에 2.12개로 전체 선두에 올라있지만 그 외에는 공헌도가 크게 떨어진다. 현대농구는 빅맨에게도 넓은 슛레인지와 다양한 공격루트를 요구한다. 하지만 이종현은 대학에서와 마찬가지로 프로 입단 후에도 대부분 골밑에서 주워먹는 득점에 의존하고 있다. 이종현에게는 가혹할지 몰라도, 사실상 오세근-김종규-이승현에 이어 4순위로 밀려난 이종현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본인만의 차별화된 안정적인 공격 루트를 찾아야 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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