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골프상식 백과사전 90] 세계 100대 코스는 어떻게 뽑나
이미지중앙

사이프러스포인트가 세계 100대 코스 1위에 올랐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한 달에 20만 건으로 전 세계 골프 여행가들이 가장 많이 검색하는 골프장 정보 사이트 톱100골프코스(top100golfcourses.com)에서 최근 ‘2018 세계 100대 코스’를 발표했다. 각 나라 별 톱 코스 리스트와 함께 2년에 한 번 업그레이드 되는 리스트여서 코스 전문가들의 관심이 높았는데 그중에 한국 코스 한 곳이 여기에 들었다.

경남 남해 창선의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이 2년 전보다 한 계단 오른 세계 90위에 올랐다. 스코틀랜드의 킹스반스, 아랍연합(UAE)의 야스링크스를 설계한 모던 링크스의 귀재 카일 필립스가 남해 한려수도의 굴곡진 해안선을 따라 디자인한 이 코스는 2013년 11월에 개장했다. 18홀의 퍼블릭 골프리조트인 이곳은 ‘욘사마’ 배용준의 신혼 여행지이자 아시아 스타 송승헌-유역비의 휴가지이자 각종 CF의 무대로도 많이 알려진 곳이다. 최근 호주의 대니얼 팔론이 저술한 서적 <세계 50대 리조트> 표지로 나오기도 했다.

미국 트리오의 톱3 장악
이 리스트에 따르면 미국 태평양 페블비치 해안에 조성된 사이프러스포인트가 세계 1위에 올랐다. 내년 US오픈 개최지인 뉴욕 롱아일랜드의 시네콕힐스가 2위, 뉴저지의 파인밸리는 3위였다. 미국에 있는 100여년 된 코스 트리오가 톱3를 차지했다.

북아일랜드의 로열카운티다운(챔피언십 코스)이 4위, 스코틀랜드의 파이프에 있는 골프의 고향인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는 5위였다. 오는 2019년이면 프레지던츠컵을 세번째 개최하는 호주 멜버른의 로열멜버른(서코스)은 6위였다. 매년 마스터스를 개최하는 미국 조지아주의 오거스타내셔널은 13위에 자리했다.

전 세계 16개국에서 100대 코스를 배출했다. 나라 별로 분류하면 미국이 44개로 가장 많다. 그 뒤로 잉글랜드가 12개, 스코틀랜드가 11개, 호주 9개 순이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고베의 히로노 골프장이 35위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일본에서는 카와나 후지 코스가 48위 등 총 4곳이 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은 해남도 해안에 조성한 샹킹베이가 사우스케이프오너스 다음으로 91위였다. 아시아에서는 한중일 세 나라 6곳이 100대 코스에 들었다.

지난 2004년 설립된 톱100골프코스는 세계 골프 여행가들이 가장 많이 검색하는 사이트다. 대륙과 나라 별로 주요 베스트 코스들에 대한 정보가 빼곡하고 상세해서 외국을 여행하는 골퍼들이 한 번쯤 참고하는 골프장 정보의 창고다. 한국을 검색하면 국내 톱30 코스들이 영문으로 소개되어 있다. 외국에서 한국을 찾는 골퍼라면 이 사이트를 우선 참고한다. 내용이 전문적이면서도 최신 코스 정보를 반영하고 찾아가는 위치까지 검색된다. 이 사이트는 전 세계 22명의 코스 패널이 활동하고 있으며, 실제 코스를 돌아본 이들이 다녀온 후 코스를 평가할 수 있어 가능하다.

이미지중앙

로열카운티다운은 세계 100대 코스 4위에 올랐다.


세계 100대 코스의 유래
‘세계 100대 코스’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과 리스트가 존재한다. 올해 출간된 골프 입문서적 <골프, 나를 위한 지식플러스>(넥서스 출간)에 따르면 세계 100대 코스라는 이름으로 코스 리스트를 발표하는 곳은 톱100골프코스 사이트 뿐만 아니라 두 곳의 골프 월간지다. 이 책에서 소개한 코스 평가의 유래와 과정을 살펴보면 재미나다.

1950년 미국에서 창간한 월간지 <골프다이제스트>가 60년대초 ‘미국의 어려운 코스 20선’을 기획으로 다루면서 골프장 평가 작업이 시작됐다. 당시 미국에서 골프장은 급격히 늘어났고 베이비 부머들에 의해 골프는 빠르게 보급되었다. 잡지사는 골퍼와 독자들을 끌어들일 일환으로 랭킹 시스템을 만들었고 골프 애호가를 패널(Panel)로 모집했다. 66년부터는 이 잡지는 ‘미국 100대 코스’를 고안해 2년 주기로 발표하면서 패널 수를 현재 1천명까지 늘렸다.

경쟁 매체인 월간지 <골프매거진>은 미국에서 골프장이 급증하던 70년대에 코스에 대한 골퍼의 관심이 높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하지만 이미 경쟁사에서 미국 100대 코스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고민하던 이 잡지는 선정 대상을 미국이 아닌 세계로 잡고, 1979년부터 ‘세계 50대 골프장’을 2년 주기로 순위 없이 발표했다.

세계 골프장의 건설 추세는 1980~90년대 아시아에서 두드러졌다. 중국 중산에서 1984년에 처음 아놀드파머 코스가 조성되는 등 신흥 국가로부터 골프장 신설 붐을 이루자 이를 먼저 파악하고 대응한 것은 <골프매거진>이었다. 1985년부터 2년 주기로 ‘세계 100대 코스’로 넓혀 발표하고 순위도 매겼다. 세계 골프장의 줄세우기가 시작된 것이다.

세계 각지의 골프장을 비교 평가하는 건 쉬운 작업이 아니다. 당시 해외 코스를 자유롭게 다니는 이들이 드물었다. 따라서 이 잡지는 코스 패널로 설계가와 유명 선수를 포함했고, 세계 각국의 여행을 많이 한 억만장자 골프광을 모아 100명 이내 소수 정예의 패널군을 꾸렸다.

이미지중앙

일본 고베의 히로노가 아시아에서는 최고 코스로 꼽혔다.


세계화 물결 아시아로 확대
세계 골프장 트렌드는 2000년 이후로 아시아로 확대되었다. <골프다이제스트>는 1999년부터는 ‘플래닛(Planet) 골프’를 만들어 세계 코스들을 소개하더니, 2005년부터는 ‘미국 제외 세계 100대 코스’를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미국 100대 코스’를 격년제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화의 트렌드를 거부할 수 없어 결국 이 잡지도 2014년부터는 미국을 포함해 ‘세계 100대 코스’를 발표하고 있다. 번갈아가면서 ‘미국 100대 코스’, ‘세계 100대 코스’를 발표하게 된 것이다.

2004년 톱100골프코스 사이트가 만들어진 것이 이런 추세를 반영한다. 두 월간지가 2년에 한 번씩 소수의 한정된 골퍼로부터 랭킹을 선정하던 방식을 탈피했다. 늘어나는 골프 여행가들이 다녀본 코스를 평가하고 의견을 실시간으로 올리는 쌍방향 툴이자 소비자 평가서인 ‘컨슈머리포트’의 형태를 취했다. 위키피디아처럼 누구나 코스를 평가하고 의견을 올리도록 문호도 열었다. 그래서 현재 월 20만명 이상의 골퍼가 이 사이트를 통해 해외 코스 정보를 얻는 것과 동시에 열혈 여행가로 꼽히면 실제 코스에 대한 코멘트도 단다.

코스 평가의 트렌드가 바뀐 것이다. 세계 100대 코스의 패널을 보면 알 수 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뽑기 때문에 톱 코스들의 리스트도 매체마다 차이가 난다. <골프다이제스트>의 2016년 2월호를 보면 1천여명 패널은 북아일랜드의 로열카운티다운을 세계 최고의 코스로 꼽았다. 뒤이어 미국의 오거스타내셔널, 파인밸리, 사이프러스포인트, 스코틀랜드의 로열 도너크 순이다. 반면, 100명 미만의 전문가가 참여한 <골프매거진>의 지난 9월호에선 미국 파인밸리가 최고다. 그 뒤로 사이프러스포인트,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오거스타내셔널, 로얄카운티다운 순서다.

이미지중앙

남해 사우스케이프오너스가 세계 90위에 올랐다.


골프장을 관광 자원 만들자
한국 코스를 보는 눈도 다르다. 톱100골프코스 사이트는 사우스케이프오너스를 세계 90위에 유일하게 올렸다. 반면 <골프다이제스트>에서는 2016년 2월호에서 제주도 클럽 나인브릿지를 79위에, <골프매거진>에서는 올해 9월호에 클럽 나인브릿지를 41위에 각각 유일하게 올렸다.

한국 코스가 세계 100대에 들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향후 과제도 있다. 100대 리스트에 든 코스는 순위를 유지하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국내 코스가 한두 곳 정도 더 들 수 있다면 좋겠다. 이런 코스에서 라운드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골프 여행객들이 찾아오는 상황이라면 더 좋다. 그래서 부가가치 높은 골프 관광 수익을 우리도 올린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