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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3세 풍류남 히메네즈, 홍콩오픈서 63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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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메네즈는 26일 파이널 라운드에 나가기 전 연습장에서 시거부터 물었다. [사진=유러피언투어]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올해 53세로 유러피언투어에서 활동하는 현역 중에 가장 나이 많은 미구엘 앙헬 히메네즈가 한 라운드 63타를 쳤다.

히메네즈는 26일 끝난 유러피언투어2018 시즌 첫 대회이자 아시안투어 공동 대회인 UBS홍콩오픈 파이널 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 7개를 잡아 63타 스코어를 제출했다. 이로써 공동 7위로 대회를 마쳤다. 그의 이날 스코어는 유러피언투어 사상 50세 이상이 63타 이하를 친 세 번째 기록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챔피언스리그에서 올 시즌 메이저 3승에 7승을 달성한 베른하르드 랑어(독일)가 지난 2008년 홍콩오픈에서 기록했고, 히메네즈 본인이 3년전 터키항공오픈에서 역시 63타를 친 적이 있다.

“나는 이곳에 오는 걸 좋아한다”면서 히메네즈는 말했다. “이 코스에 오면 항상 기분이 좋은데 그건 여기서는 힘껏 쳐야 할 뿐만 아니라 볼을 컨트롤 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1988년에 유러피언투어에 데뷔해 30년을 맞은 히메네즈는 통산 21승 중에 이곳에서만 4승을 거뒀을 정도로 홍콩골프클럽에서 뛰어났다. 지난 2013년에는 49세337일의 나이로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유러피언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을 갈아치운 바 있다(그는 이듬해 5월에 스페인오픈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해 최고령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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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메네즈는 이날 데일리베스트 63타를 쳤다.


이날 65타는 유독 뛰어났다. 1언더파 35위에서 시작한 히메네즈는 2번(파3)홀에서 버디를 잡았고, 4번부터 3홀 연속 버디행진을 이어갔다. 후반에는 10번 홀에서 버디를 잡은 뒤에 16, 17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면서 놀라운 7언더파 63타 스코어를 마무리했다. 두 번째로 잘 친 선수가 4언더파였을 정도에서 기록한 이날의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였다.

꽁지머리 스타일에 짙은 선글라스, 올챙이처럼 배가 볼록 나온 다소 우스꽝스러운 외모, 시가와 와인과 함께 멋을 즐기는 그는 이날 역시 몇개의 홀에서 퍼팅을 성공시키고는 투우사가 소를 제압한 뒤에 칼을 집어넣듯 퍼터를 돌려 허리춤에 꽂는 세리머니를 보여 갤러리의 환호를 받았다.

이곳에서 최고령 우승 기록을 경신했을 때는 연장전 첫 번째 홀에서 18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우승했다. 라운드를 마친 히메네즈는 카메라를 들이대는 투어 관계자에게 말했다. “이제는 싸인을 좀 해줘야 해요” 그러더니 덧붙였다. “그리고 시가에 불을 붙이고 와인 한 병을 따야지. 홍콩골프클럽 테라스는 그러기에 안성맞춤이거든.”

이날 우승자는 유러피언투어에 236번 도전 끝에 첫승을 일궈낸 37세의 웨이드 옴스비(호주)였다. 하지만 가장 많은 박수갈채를 받은 이는 53세 노장으로 멋과 풍류를 잃지 않고 타수를 줄여나간 히메네즈였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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