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유태원의 KBO 핫클립] 가을야구의 백미 KS, 호랑이와 곰의 ‘첫’ 만남

이미지중앙

각각 KIA의 정규리그 우승(위),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 축하 장면.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태원 기자] 오래 기다렸다. 정규리그 우승팀 KIA와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두산이 올 시즌의 대미를 장식한다. 두 팀은 25일부터 시작되는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승제)에서 올해 최강자를 가린다.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가 각각 호랑이와 곰을 마스코트로 삼고 있어 이번 시리즈는 일찌감치 ‘단군매치’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그만큼 야구팬들의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1위를 확정지은 KIA는 지난 3일 이후 20여 일간 휴식을 취했고, KIA에 2경기차 뒤진 채 정규시즌을 마친 2위 두산은 플레이오프(PO)에서 NC 다이노스를 3승1패로 제압했다.

두 팀의 한국시리즈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9년 10번째 우승 이후 8년 만에 다시 이 무대에 오른 KIA는 해태 시절을 포함해 11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눈여겨볼 만한 기록은 KIA가 역대 한국시리즈에 10번 올라 모두 시리즈 승리를 따냈다는 것, 그리고 승률 0.770(40승2무12패)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두산 또한 한국시리즈 통산 5회 우승으로 KIA, 삼성 라이온즈(8회) 다음으로 많았다. 2000년대 이후로 좁히면 3번 우승한 두산이 한 번에 그친 KIA보다 성적이 좋았다.

이미지중앙

23일 '제 4회 무쇠팔 최동원상'에 만장일치로 선정된 양현종. 그는 2009년 한국시리즈 때 3경기에 나서 7⅓이닝을 던져 1패 평균자책점 6.14를 기록했다. [사진=KIA타이거즈 인스타그램]


■ 선발 KIA, 불펜은 두산이 우위

포스트시즌의 경기운용은 정규시즌 때와 다르다. 투수 교체, 대타 기용 타이밍이 한 박자 빠르다. 선발투수가 6이닝을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모습을 보기 힘든 이유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그 모습이 뚜렷하다. 두산과 NC의 PO 4경기에서 양 팀 합쳐 78점이 나왔다. 한 경기에 양 팀이 20점 가까이 득점을 뽑아낸 것이다. 투수들은 고달프다. 이런 이유로 한국시리즈에서도 빅이닝이 계속해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선발 투수들이 마운드에서 얼마큼 버텨주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다.

선발은 KIA가 우위에 있다. 헥터 노에시(20승5패 평균자책점 3.48)와 양현종(20승6패 3.44)의 원투펀치는 올 시즌 두산의 판타스틱4(더스틴 니퍼트-장원준-보우덴-유희관)를 능가하는 활약을 펼쳤다. 여기에 팻 딘(9승7패 4.14), 임기영(8승6패 3.65)도 나쁘지 않았다. 이들은 부족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체 홍백전에서 각각 자신의 공을 뿌렸다. 헥터가 4이닝 2실점, 양현종이 4⅔이닝 1실점, 임기영 3이닝 1실점, 팻 딘이 4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반면 두산은 NC와 대결에서 선발진이 힘을 쓰지 못했다. 니퍼트는 PO 1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8피안타 6실점(5자책점)을 기록했다. 장원준도 5⅓이닝 10피안타 6실점(5자책점)으로 흔들렸다. 보우덴(3이닝 6피안타 3실점)과 유희관(4⅔이닝 10피안타 4실점)은 예상보다 일찍 마운드를 내려갔다. 타선의 지원, 그리고 뒷문을 책임진 불펜의 힘이 없었다면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은 어려울 수 있었다.

경기가 불펜 싸움으로 이어지면 유리한 쪽은 두산이다. 두산 불펜은 정규시즌 평균자책점 4.31로 1위, 블론 세이브 13개로 최소 3위, 볼넷 개수도 167개로 LG(162개)에 이어 최소 2위를 기록했다. 김승회, 김명신, 김강률, 이용찬 등이 제 몫을 했다. 여기에 5선발로 활약한 함덕주가 포스트시즌에선 불펜으로 이동해 완벽투를 선보였다. 그는 1~4차전에 모두 등판해 6⅔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두산이 리드를 지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KIA는 올해 불펜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올 시즌 KIA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5.71로 8위를 기록했다. 시즌 후반 김세현의 합류로 나아졌지만 10월 1일 kt전에서 불펜이 한 이닝 12실점을 하는 등 끝까지 불안감을 지우지 못했다. 더군다나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불펜 투수는 김세현, 임창용 등 2명뿐이다. 다만 자체 청백전에서 임창용-김세현-심동섭-김윤동이 모두 무실점 투구를 보였다는 것은 위안거리다.

이미지중앙

4번보다 강한 5번타자 오재일. PO에서의 맹활약이 한국시리즈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사진=두산베어스 인스타그램]


■ 타격은 ‘대동소이’...부상, 실책 등이 변수

마운드에서 각 팀이 뚜렷한 장단점을 안고 있는 것과 다르게 타격은 두 팀 모두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한다. 정규시즌 팀 타율 부문에서 KIA(.302)와 두산(.294)은 나란히 1, 2위에 올랐다. 팀 득점과 타점, 득점권 타율(RISP), OPS(출루율+장타율) 등 4개 부문에서도 두 팀이 상위 두 자리에 올랐는데 4개 부문 모두 KIA가 약간 앞섰다. 홈런 부문은 SK(234개)가 가장 많이 넘겼고 두산이 2번째로 178개, KIA가 3번째로 170개의 아치를 그렸다.

PO 4경기서 두산이 보여준 불방망이는 실로 놀라웠다. 팀 타율 .355 12홈런 49타점 50득점에 OPS는 1.107에 달했다. 2015년 포스트시즌에서 21타수 1안타로 침묵했던 오재일이 4차전에서 홈런 4방(3연타석 홈런 포함) 9타점을 쓸어 담았다. 4홈런과 9타점은 역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홈런과 최다타점 신기록이다. 3연타석 홈런도 최초. 시리즈 전체 성적은 15타수 9안타(타율 .600)에 12타점. 당연히 시리즈 MVP는 그의 차지였다.

KIA 타선이 정규시즌에 보여준 파괴력은 두산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주요 공격 지표에서 근소하게나마 두산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김선빈과 이명기는 경미한 부상을 입었지만 경기에 나서지 못할 수준은 아니고, 시즌 막판 침묵했던 최형우는 자체 청백전 마지막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쳤다. 20여 일의 실전 공백을 빠르게 상쇄한다면 두산의 화력 못지않은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언제나 변수는 존재한다. 두산은 주축 양의지, 김재호가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다. 양의지는 PO 3차전 경기 초반 허리를 삐끗해 4차전에서는 아예 출전 명단에서 빠졌다. 단순 허리 염좌 진단을 받아 일단 치료와 휴식을 취하며 상태를 지켜보고 있다. 한국시리즈 1차전 출전은 불투명하다. 백업 포수인 박세혁이 잘 해줬지만 경험이 풍부한 양의지와 무게감 면에서 차이가 있는 만큼 전력 손실이 불가피하다. 주전 유격수 김재호도 여전히 어깨 상태가 회복되지 않고 있어 선발 출전은 힘들다.

KIA는 부상보다도 실책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처지다. 올 시즌 유격수 김선빈이 14개로 김하성(넥센 18개)에 이어 최다 실책 2위를 기록했고, 2루수 안치홍과 3루수 이범호가 각각 13개씩을 기록했다. 특히 정규시즌 막바지 연이은 실책으로 경기를 내준 경우가 많았다. KIA로서는 정규시즌 종료 후 약 20여 일 동안 얼마나 수비 조직력을 가다듬었느냐가 관건이다.

3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두산과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가장 강했던 KIA가 맞붙는 이번 시리즈는 ‘역대급’ 대결이 될 요소를 모두 갖췄다. 정규시즌에서 KIA에 우위를 보인(8승1무7패) 두산이 상대전적을 따라 KIA를 누르고 또 다시 정상에 오를까, 아니면 KIA가 8년 전 드라마 같은 우승을 재현할까. 이들의 첫 한국시리즈 맞대결이 25일 광주에서 막을 올린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