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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영아의 차이나는 골프] (5) 미리 보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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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의 골프경기가 열리는 퐁독 인다 골프코스의 전경. 왼쪽으로 클럽하우스가,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고층건물이 보인다


중국(산둥성)에서 인도네시아로, 여기서 다시 뉴질랜드로 가고, 중국 귀국은 하이난성으로 하고, 이후 다시 샤먼으로 이동. 9월부터 제 일정이 빼곡했습니다. 그래서 지면으로 인사를 드리는 것도 늦었습니다. 살짝 죄송스러운 마음에 한국 골프에 조금이나 도움이 될 만한 소식을 골랐습니다. 제가 중국 골프대표팀 소속으로 9월 7일부터 16일까지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에 다녀왔습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현지 기준 8월 18일 ~ 9월 2일)의 골프경기가 자카르타의 퐁독 인다 골프코스(Pongdok Indah Golf Course)에서 열리는데, 1년 전 비슷한 날씨 때 코스를 돌아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세계 최고의 스포츠강국을 꿈꾸는 중국은 메달 하나하나에 큰 투자를 하고 있고, 인기종목인 골프에 대한 관심도 큽니다. 워낙 골프실력이 뛰어난 탓인지 한국은 아직 아시안게임 코스를 답사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내년초에 코스를 둘러본다고도 하는데 그때는 아시안게임 시기와 날씨에서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 칼럼을 통해 ‘미리 보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골프 코스’를 소개할까 합니다.

전장이 짧은 무난한 난이도

저는 두모한 류완보 지이판 등 여자선수 6명을 통솔했고요, 남자는 선수 3명에 코치 4명이 자라르타 답사에 합류했습니다. 트레이너, 의사, 총책임자 등을 합치면 17명 정도 됐습니다. 가장 먼저 흥미로운 것은 대국의 저력이었습니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화교가 있고, 특히 동남아시아는 화교의 경제력이 상당하다는 말을 자주 들었는데, 이번에 그 영향력을 제대로 느꼈습니다.

퐁독 인다 골프코스의 대표가 중국계 인도네시아 사람이었습니다. 푸즈콴(傅志?)이라고 부동산 사업으로 제법 성공하신 분 같았는데, 골프장과 연습장은 물론이고, 백화점 4개에 호텔, 극장, 아파트 등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영어를 잘해서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아직 인도네시아의 골프 수준은 많이 떨어지지만, 자신을 비롯한 몇몇 골프애호가들이 골프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알고 보니 이 분이 인도네시아의 골프장협회 수장이었습니다.

어쨌든 중국계인 이 분이 중국대표팀의 자카르타 답사훈련에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마침 인도네시아 골프대표팀도 같은 기간 이 코스를 찾았는데, A급 선수 몇 명이 빠졌고 전체적으로 실력 자체가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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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독 인다 골프코스의 연습장. 특이하게도 사람이 공을 놔주고, 강으로 향해 샷을 한다. 볼은 강에서 보트를 타고 사람들이 수거한다.


일단 골프장의 위치가 도심권에 위치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보통 골프장은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하는데 퐁독 인다 골프코스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도시 내에 위치했습니다.

퐁독 인다 골프코스는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가 설계했습니다. 코스 디자이너로 유명한 로버트 트렌트 존스의 아들이죠. 존스 주니어 말고 형제인 리스 존스(Reese Jones)도 코스 설계를 하고, 회사를 가지고 있으니 세계적인 코스설계 집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존스 주니어는 저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설계가입니다.

퐁독 인다 코스는 존스 주니어의 개성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전체적으로 페어웨이(버뮤다 잔디)가 넓고, 도그레그 홀이 많습니다. 왼쪽으로 휘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더운 지방인 까닭에 벙커와 워터헤저드가 많습니다. 나무 변수도 제법 되고요. 그래서 정확한 샷이 필요합니다. 특히 파3 홀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난이도가 높지는 않지만, 헤저드로 인해 한 번의 실수로 2타 이상을 잃을 우려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전장이 짧다는 점입니다. 5번의 라운드를 하면서 티박스의 위치를 바꿔가며 거리측정을 했는데, 전장이 짧게는 6,300야드에서 길게는 6,500야드까지 나왔습니다. 수치상의 거리보다 실제느낌이 중요한데, 장타자는 시원스레 티샷을 날릴 수 있는 코스입니다. 그렇다면 짧은 아이언으로 그린공략이 가능합니다.
그린은 저희 중국팀이 훈련할 때는 빠르지 않았습니다. 현지 관리팀 얘기로는 아시안게임 때는 최대한 빠르게 만들겠다고 하는데, 잔디를 보니 그렇다고 해도 심하게 빨라질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조금 느린 그린이라고 보면 무난할 것 같습니다. 2016년 이 코스에서 주니어 대회가 열렸는데 당시에도 그린스피드는 높지 않았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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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독 인다 골프코스에서 라운드를 나가기에 앞서 미팅을 하고 있는 중국 골프대표단.


건기인 까닭에 날씨도 무난


참고로 중국 여자대표선수들은 이번 답사훈련에서 자체 예선전을 치렀습니다.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인 미LPGA 대회에 대표팀 쿼터가 생겼고, 관례에 따라 그냥 추천하기보다는 경쟁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예선전을 치르기로 한 것이죠. 금요일 첫 라운드는 편안하게 돌고, 월요일은 인도네시아 대표팀과 동반라운드를 하고, 화요일 드디어 예선 첫 날 경기를 실시했습니다. 분위기가 진지해지면서 답사훈련 효과가 높아지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수요일 제가 인터넷으로 확인하니 미LPGA의 상하이대회가 프로테니스 일정과 겹치며 전격 취소됐습니다. 좀 맥이 빠졌습니다. 특히 두모한이라는 선수는 화요일 4언더파를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냈으니 많이 아쉬워했습니다.

이렇게 전력으로 플레이 했을 때, 하루 3~4언더파는 쉽게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여자선수들은 세계 최강 수준이니 더 많은 언더파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개인 우승은 무조건 두 자릿수 언더파를 기록해야 가능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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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독 인다 골프코스 인근의 한식당. 주변에 한국 관련 가게들이 많아 내년 아시안게임 때 한국사람들에게 큰 불편은 없을 듯싶다.

8월의 인도네시아 날씨는 물론 더웠습니다. 기온으로 치면 섭씨 30도는 훌쩍 넘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습도는 높지 않았고, 바람도 강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오후에는 바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크게 체력적인 문제 없이 라운드를 할 만했습니다. 우기가 아니어서 비도 거의 없었죠. 자카르타에 머무는 동안 하루 잠깐 비가 온 것이 전부였습니다.

주변 시설은 선수촌은 가보질 못했는데, 인근에 한국식당이나 백화점 등이 있었습니다. 상점에는 한국브랜드가 참 많았는데, 골프장에서도 한국음식을 팔 정도였습니다. 몇 차레 말씀드린 것처럼 중국 여자대표선수들이 한국음식을 워낙 좋아하는 까닭에 인도네시아 골프장에서 냉면, 불고기, 돌솥비빔밥, 신라면 등 한국음식을 먹었습니다. 여자팀 7명 중 한 명을 제외하면 모두 한국음식을 먹은 것이죠(^^). 내년 아시안게임 때 한국 분들이 지내기에 그리 불편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중국 여자 골프국가대표팀 헤드코치]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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