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샘 손더스, 파머의 업적을 이을 외손자
이미지중앙

샘 손더스가 지난 대회 첫날 59타를 쳤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지난해 9월26일 타계한 아널드 파머의 외손자 샘 손더스(30 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2부 리그인 웹닷컴투어의 파이널인 투어챔피언십(총상금 100만 달러) 첫날 59타를 치자 미국 언론이 대서특필 했다.

파머의 젊은 시절 스윙폼을 닮은 손더스는 2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애틀랜틱비치 애틀랜틱비치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이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1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12언더파 59타를 기록했다. 회원으로 있는 손더스에게는 앞마당 같은 코스였다. 게다가 조부 서거 1주기에 맞춰 뛰어난 성적을 올렸으니 미디어가 나설 만했다.

손더스는 둘째날도 5언더파 66타를 쳐서 선두를 이었다. 하지만 무빙데이엔 1언더파 70타, 비가온 뒤에 열린 4라운드에서는 69타를 치면서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대신 1부 투어 시드는 확보했다. 아마도 새 시즌에는 외조부 파머의 모습이 그의 플레이에 많이 오버랩 될 것 같다.

주니어 시절엔 세계 1위도 했지만, 2009년 프로에 데뷔한 뒤로 손더스는 파머만큼의 골프 재능은 없었는지 2부투어를 전전했다. 2015년부터 2년간 PGA투어로 점프해 활동했으나, 2015년 3월 푸에르토리코오픈에서 거둔 공동 2위가 최고 성적이다. 지난해 24개 대회에 출전해 11개 대회에서 예선에서 떨어지면서 다시 2부 투어로 내려왔다. 올해 웹닷컴투어를 뛰며 페덱스컵 129위에 머문 손더스는 파이널에서 좋은 성적으로 PGA투어로 올라갈 수 있게 됐다.

이미지중앙

파머의 가족, 첫딸 페기와 둘째딸 에이미, 그리고 위니.


파머는 두 살 터울인 딸 페기와 에이미를 두었다. 노스캐롤라이나에 사는 큰 딸 페기에게는 딸 하나를 낳고 조용히 살고 있다. 플로리다에 사는 둘째인 에이미는 세 딸과 아들 사무엘 파머 손더스를 낳았고 현재 파머의 유산과 사업을 이끌고 있다. 결국 손더스가 현대 골프에서 최고의 스타이자 골프 시장을 개척했던 파머의 사업을 이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손더스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어떤 존재였는지 깨달았던 때를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2004년 열여섯의 재능 있는 주니어 골퍼였던 그는 펜실베이니아주 존스타운에서 열리는 권위 있는 대회에 초청받곤 했다. 나이 많고 유명한 선수들조차도 그와 얘기를 나누려고 했다. “그들은 할아버지에 대한 것을 궁금해했고 자신의 골프 인생에 우리 할아버지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털어놨다. 할아버지가 단순히 위대한 선수가 아니라는 걸 내가 제대로 깨달은 건 바로 그 대회였다.” <골프다이제스트> 최근호 인터뷰에서 그는 외할아버지와의 기억을 회상했다.

클렘슨 대학 시절의 동창인 벤 마틴은 샘을 “할아버지의 후광을 불편해하지 않았고, 그것에 대해 떠벌인 적도 없는 친구”로 기억한다. 하지만 파머의 외손자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대학 3학년 때 프로 데뷔를 했을 때도 그랬고, 이번 대회에서 1부 투어에 오르자 다시 언론이 집중 조명하고 있다. 그런 유명세는 손더스에게는 엄청난 부담이기도 했다. 잘나가던 아역스타가 커서는 별 볼일 없어지는 그런 사례였다.

웹닷컴투어에서 활동하던 2011년에 만난 켈리와 이듬해 결혼해 포트콜린스에 정착했다. 지금은 잭슨빌과 폰테베드라비치 중간쯤 되는 애틀랜틱비치에 살고 있다. 할아버지의 유산이 깃든 베이힐골프장이 있는 올랜도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 거리다. 또한 베이힐은 손더스가 향후 아널드파머인비테이셔널을 계속 추진해나갈 곳이다.

이미지중앙

파머와 함께 한 외손자 샘 손더스.


손더스가 이을 조부의 유산은 골프 뿐만 아니라 각종 골프 사업이다. 아널드 파머는 세상을 떠나기 한참 전부터 사후에도 자신이 일군 사업체와 자선단체가 지속해나갈 방법을 모색했다. 파머의 자산은 총 8억7500만 달러(1조31억8750만원)에 달한다. 재혼한 부인인 키트가 1000만달러를 받고, 자산의 대부분은 파머의 두 딸인 페기와 에이미 앞으로 남겨졌다. 파머의 에이전트 앨러스터 존스턴에 따르면 에이미가 파머의 사업 집행위원회 책임자로 지명되었다.

집행위원회가 관심가지는 가장 큰 내용은 아니스아미(arnie’s army) 자선 재단을 파머의 유지를 이어나갈 위치에 올려놓는 것이었다. 파머는 유서에서 1천만 달러(114억6500만원)를 아니스아미 앞으로 남겼는데, 죽기 2년 전에 서약한 것이다. 모금액의 상당 부분은 파머의 전처의 이름을 딴 위니파머 여성아동병원으로 간다.

코스설계와 시니어 단지, 차 판매, 자동차와 라이선스를 포함한 파머의 다른 사업체는 기존에 맡았던 사람들이 계속 진행하게 된다. 외손자 손더스의 역할은 지금은 없다. 내년 PGA투어 무대에서 1승이라도 하는 것이 당면 과제다. 하지만 그걸 달성한다면 아마도 할아버지의 사업을 이어받는 것이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