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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아름의 아마야구 人덱스] (30) 안산공고 전용주 “롤모델은 김광현 선배”
봉황대기 대회를 끝으로 다사다난했던 2017 시즌이 막을 내렸다. 당초 9월에 있을 예정이었던 협회장기 대회가 협회 사정으로 취소됨에 따라 지역 대표로 뽑힌 16개 팀만이 오는 10월 21일부터 26일까지 충청북도에서 열리는 전국체전 경기를 마지막으로 치르게 된다. 이와 별개로 각 팀들은 친선경기와 지역별 대회로 다음 시즌을 위한 담금질에 한창이다.

지난 26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 야구장에서는 ‘제14회 성남시장기 경기도고교야구대회’ 결승전이 열렸다. 우승컵을 놓고 한 판 승부를 벌인 두 팀은 ‘디펜딩 챔피언’ 안산공고와 유신고였다. 최종 스코어 5-3로 승리한 안산공고는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우승의 중심에는 새로운 에이스 좌완투수 전용주(17)가 있다. 유신고가 9이닝 동안 5명의 투수(소형준-남호-이웅진-고경민-정영욱)를 투입하며 물량공세를 펼친 반면, 안산공고는 이날 선발로 나선 전용주가 9이닝 3실점 완투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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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공고의 새로운 에이스 투수 전용주. [사진=정아름 기자]


#완투승 #무사사구 #닥터K

“오늘 야수들이 너무 잘해줬어요. 흔들릴 때 마다 호수비로 도와줘서 버틸 수 있었죠.”

이날 선발 등판해 5회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내주지 않았던 전용주. 위기는 경기 후반 6회와 8회에 닥쳤다. 6회 선두타자에게 첫 안타를 허용한 전용주는 3개의 안타를 허용했으나 1실점으로 막아냈다. 이후 8회에도 안타 3개로 2점을 내줬으나 9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직접 경기를 매조졌다.

하나 눈에 띄는 점은 볼넷 개수다. 전용주는 이날 무사사구 피칭을 선보이며 유신고 타선을 틀어막았다. 전용주는 평소에도 볼넷은 거의 내주지 않는 편이라며 ‘무사사구 완투승’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도 그럴 것이 전용주의 올 시즌 BB/9(9이닝당 볼넷)은 2.02개다. 40이닝 이상 소화한 2학년 투수 가운데 3번째로 적은 볼넷을 기록했다(1위 경남고 서준원 1.63개, 2위 공주고 백종걸 1.84개).

올해 안산공고 마운드는 유독 높았다. 우완 장신듀오이자 ‘원투펀치’였던 정철원(2018 KBO 신인 2차드래프트 두산 2R), 김도규(2018 KBO 신인 2차드래프트 롯데 3R)에 전용주까지 힘을 보탰기 때문이다. 올 시즌 주로 팀의 마무리 투수로 등판한 전용주는 16경기에 출전해 40⅓이닝을 소화하며 3승 1패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했다. K/9(9이닝당 삼진)는 13.02로 40이닝 이상 소화한 전체 투수 가운데 1위다. 전용주는 “올 시즌 무엇보다 몸 밸런스가 좋아지면서 자연스레 컨트롤도 잡힌 것 같다. 경기 운영 능력이 좋아지면서 경기를 보다 수월하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라며 올 시즌을 되돌아봤다.

친구들과 함께 동네 야구를 즐겼던 꼬마 전용주가 야구선수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공을 던지는 게 재미있어서’였다. 전용주는 이후 안성시 리틀야구단에 입단해 본격적으로 야구를 배웠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원래 오른손투수였다는 점이다. 전용주는 “야구를 시작할 당시에는 오른손으로 공을 던졌지만 왼손잡이였던 탓에 자연스럽게 편한 왼손으로 던지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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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주는 위기를 벗어날 때 느끼는 짜릿함이 투수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사진=정아름 기자]


안산의 별, ‘넥스트 김광현’을 꿈꾸다

안산공고 홍상욱 감독이 제자 전용주를 바라보는 눈빛은 따뜻했다. 홍 감독은 “(전)용주는 고교야구 정상급 좌완 유망주다. 올해 이미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앞으로 동계를 거치면 한 단계 더 성장하리라 믿는다. 훈련태도 역시 성실하며 의욕적이다. 다양한 변화구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데 능숙하며 역으로 빠른 직구를 구사하는 등 타자에게 혼란을 줄 줄 아는 영리한 투수다. 가장 높이 평가하는 부분은 승부처에서 원하는 곳에 직구든 변화구든 꽂아 넣을 수 있는 제구력이다”라며 같은 학교 선배인 김광현 못지않은 잠재력을 가진 선수임을 강조했다. 홍 감독은 김광현의 고교 시절 청소년 대표팀에서 그를 지켜본 바 있다.

마른 체격(184cm 73kg)이지만 최고 143km에 이르는 빠른 직구를 구사하는 왼손 투수라는 점에서 전용주는 고교시절 김광현과 제법 닮았다. 물론 ‘안산공고 김광현’의 아우라는 독보적이었다. 안산공고의 보물이라 불렸던 김광현은 2005년 대만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 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 당시 대표팀에서 유일한 2학년생이자 에이스였다. 올 시즌 한 단계 더 성장한 전용주이지만 선배의 아성을 넘기에 아직은 부족하다. “김광현 선배님이 공 던질 때 와일드하면서도 파워풀한 점을 가장 본받고 싶어요.”

전용주는 다양한 구종을 던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평균구속 138~139km에 달하는 빠른 직구를 비롯해 커브, 슬라이더, 스플리터를 구사한다. 제구력이 뒷받침된 변화구이기에 직구의 위력은 더욱 배가된다. 타자와의 빠른 승부가 장점이라고 밝힌 전용주는 마운드에서 한 번 흔들리면 원 상태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을 보완해 내년 시즌 전국대회 본선 무대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이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아름 기자]

* ‘800만 관중 시대’를 맞은 한국프로야구. 프로야구가 ‘국민 스포츠’로 추앙 받고 있는데 반해 그 근간인 아마야구에 대한 관심은 냉랭하기만 합니다. 야구팬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아마야구 선수들 및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아마야구 人덱스>가 전하고자 합니다. 독자들의 제보 역시 환영합니다. 아마야구 선수 및 지도자, 관계자들에 대한 소중한 제보를 이메일(sports@heraldcorp.com)로 보내주시면 적극 반영해 취재하겠습니다. 야구 팬 여러분의 성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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