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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컵 개최지 제주 클럽나인브릿지의 코스 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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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글랜이글스를 벤치마킹 했다는 나인브릿지 8번 홀.


[헤럴드 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오는 10월19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CJ컵@나인브릿지를 앞두고 대회장인 제주도의 클럽나인브릿지가 코스 개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PGA투어는 아시안 스윙의 일환으로 말레이시아의 CIMB클래식을 마친 다음 주에 78명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정규 대회 CJ컵을 올해부터 10년간 개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코스 설계자인 데이비드 데일 골프플랜 대표가 토너먼트를 위한 코스로 변모시켰다.

클럽나인브릿지가 PGA투어 정규 코스로 쓰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프로 대회를 치르지 않은 휴양지 리조트 코스가 아니다. 지난 2002년부터 4년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정규 대회인 나인브릿지클래식 대회를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최했다. 또한 세계 명문 골프장 클럽 챔피언들의 제전인 월드클럽챔피언십(WCC)을 2년에 한 번씩 개최하고 있다.

미국 골프 월간지 <골프매거진>은 세계 100대 코스의 43위에 올려놓았다. 이 잡지의 코스 패널이기도 한 데일의 말이다. “매년 이 코스에서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 조금씩 변화를 가하고 있었다. 따라서 최근의 개조는 우수한 선수들의 미세한 기량차를 가릴 전장을 만드는 데 있었다. 골프플랜은 전세계 32개국에 217개 코스를 조성한 경험을 반영해 클럽나인브릿지에도 벙커와 해저드를 선수와 갤러리들이 보다 챌린징하게 느끼도록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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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5 마지막 홀은 두번째 샷으로 3번 우드를 잡아야 할 수도 있게 길어졌다.


전장 늘리고 페어웨이 좁혀
바다와 멀지 않지만 나인브릿지는 산악 코스에 가깝다. 해발 600m의 산간에 위치한 코스로 지난 2014년 라이더컵이 열렸던 스코틀랜드의 글랜이글스를 연상시킨다. “내가 처음 이 코스 부지를 접한 1996년부터 가졌던 생각이다. 스코틀랜드식 하일랜드 스타일을 이곳에서 구현한 결과 아시아에서 유럽의 코스를 구현한 코스가 나오게 됐다.” 나인브릿지의 초기 코스 설계가는 로널드 프림이었고, 당시 수석 디자이너가 데이비드 데일이었다. 이후 프림과 결별한 데일은 나인브릿지의 명성을 바탕으로 한국에 총 23개의 코스를 설계했다.

데일은 이번 코스 개조를 통해 한국적인 골프코스의 진가를 보여줄 자신감에 넘친다. “지난 2015년에 PGA투어 이벤트 프레지던츠컵이 송도에서 열렸다. 그런데 고층빌딩 사이에 조성된 그곳이 한국의 자연을 잘 살린 코스라 보기는 힘들다. 제주도 나인브릿지라면 한국의 아름다음을 잘 보여줄 수 있다.”

나인브릿지의 이번 코스 개조의 가장 큰 변화라면 난이도 향상이다. 백티가 몇 개 추가되었고 페어웨이를 좁히는 작업이 함께 진행되었다. 전장은 6580m로 확대되었다. 18번 홀은 파5의 아일랜드 그린을 가진 홀이었으나 이번 개조를 통해 519m로 늘었다. 데일은 “선수들은 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했으나 이제는 하이브리드나 3번 우드를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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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5 3번홀은 길고 정확한 티샷에 정교한 세컨드 샷이어야 투온이 가능하다.


전반 3번 홀 난이도 상향
3번(파5, 503m)홀의 페어웨이는 대폭 좁아졌다. 백티에서부터 250~300m 지점에 이르면 더 좁아든다. 대회가 열릴 때면 캔터키블루그라스 러프는 8.5cm가량 자랄 전망이다. 페어웨이를 놓친다면 그린까지 두 번에 보내는 게 힘들도록 하자는 게 데일의 생각이었다.

PGA투어 선수들이 티샷으로 볼을 페어웨이에 올리면 개울을 넘어 그린에 안착시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그린 주변에 리벳티드 벙커를 추가 조성했다. 기존에는 그린 왼쪽 앞에만 있었다. 이를 통해 그린 공략에서 정교한 투온만이 타수를 절약할 수 있게 했다. 데일이 설명을 보탠다. “요즘 PGA투어 프로들은 파5 홀에서는 두 번의 샷으로 그린에 올린다. 코스 주최 측은 그래서 다양성을 가지고 언더파 스코어를 방어 한다. 그래서 그린 가장자리에 흘러내리는 콜렉션 에어리어를 조성했다.”

전반 크리크 코스에서의 묘미는 8번 홀(파4 380m)이다. ‘스카이(Sky)’라는 별칭을 가진 홀로 글랜이글스 킹스코스의 ‘불판(Hot griddle)’으로 불리는 5번 홀을 벤치마킹 했다. 페어웨이에서 보면 지평선 끝에 핀이 놓이는 장관이 연출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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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번은 페어웨이 벙커가 놓인 지점이 급격이 좁아져 정확한 티샷만이 그린에 투온할 수 있다.


후반 14번 드라이버블 파4
후반 하일랜드 코스에서는 14번 홀에 방점이 찍힌다. “코스 개조에서 주목할 점은 14번 홀의 드라이버블 파4 홀이다. 그린 주변에서 드라마틱한 변화와 세계적인 선수들의 뛰어난 샷 경연이 장관일 것이다.” 전장 328m의 내리막 홀로 그린 주변에 깊은 폿벙커 3개가 둘러싼 홀이다. 이 홀에서 티샷 원온에 도전하는 선수들에게는 보상과 벌칙이 뚜렷하게 갈릴 듯하다.

16번(파4 370m)홀은 왼쪽으로 도그레그 되는 오르막 업힐 홀이다. 이 홀은 수년에 걸쳐 벙커의 시야 확보 등으로 개조되곤 했다. 페어웨이 왼쪽 티샷 랜딩존 근처에 있던 벙커는 크기를 더 키웠다. 하지만 255~270m 지점에 놓여 있어서 티샷이 정확하지 않으면 벙커에 빠질 우려가 있다.

데일은 PGA투어 선수들에게 쉽사리 버디를 허락하지 않는 코스를 지향했다. 16번 홀은 자칫 쉬워보이지만 그의 설명은 딴판이다. “그린 왼쪽 끝에 있던 벙커는 그린까지 간격이 더 좁아졌다. 웨지로 핀에 붙일 전략을 짜는 선수들은 정교하게 그린에 볼을 떨어뜨리지 않는다면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의미다. 그린 한 쪽은 경사를 강조해서 그린에 올리지 못한 샷은 그린 밖으로 굴러 내려가서 리커버리 샷을 하도록 난이도를 높였다.” 데일은 그린 오른쪽의 경계는 낮춰서 벙커와 그린의 가시성은 높였다. 하지만 더 잘 보이는 건 확실하게 그 위험을 피할 수 있는 선수들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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