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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수정의 장체야 놀자] 미국의 어떤 놀이공원과 한국의 한 스포츠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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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 원더랜드의 주인공인 딸 모건(왼쪽)과 그녀의 아버지 고든 하트만. [사진=고든 원더랜드 페이스북]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자폐증을 앓고 있는 딸을 위해 전 재산을 털어 장애아이 전용 놀이 공원을 만든 미국 아버지의 사연을 보도해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고든 하트만(Gordon Hartman)은 평소 자폐(사회 기술, 언어, 의사 소통 발달 등에 있어서 지연되거나 또는 비정상적인 기능을 보이는 발달장애)로 인해 일반 놀이공원에서 맘껏 즐기지 못하는 딸 모건(Morgan)과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부동산 개발 사업으로 돈을 번 고든은 딸에게 특별한 선물을 하기 위해 그의 부동산을 모두 매각했다. 이후 미국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의 노는 땅 25에이커(약 3만 평)에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불편함 없이 놀 수 있는 놀이공원 ‘모건 원더랜드(Morgan’s Wonderland)‘를 짓기 시작했다.

약 3년에 걸쳐 건설비용으로 380억 원을 쏟아 부은 고든은 지난 2010년 마침내 놀이공원을 개장했다. 모건 원더랜드는 휠체어를 탄 아이들이 불편함 없이 다닐 수 있도록 턱을 없애고, 장애를 가진 아이들도 안전하게 탈 수 있도록 회전목마, 소형열차 등의 놀이기구만을 설치했다. 고든의 딸 모건 역시 생전 처음 타보는 놀이기구에 신기해하면서도 무척 행복해 했다. 고든은 “장애아이들이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었다. 많은 돈과 시간이 들었지만 아이들이 와서 기뻐할 때 보상받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7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고든의 딸 모건은 어엿한 성인이 돼 놀이공원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모건은 올해 초 놀이공원에 더 많은 장애아이가 스스로 즐길 수 있는 수상 테마파크를 유치했으며 194억 원을 들였다. 지금까지 모건 원더랜드에 574억이 투자된 것이다.

현재 전 세계 67개 국과 미국의 50개 주에서 온 누적 방문객은 100만 명을 넘겼다. 직원의 3분의 1이 장애인이며 일정한 자격을 갖춘 방문객은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고든은 “매년 100만 달러(약 11억 원)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지만 기금 모금이나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려 한다”고 털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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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 원더랜드에 찾아온 휠체어를 탄 장애 아이가 물놀이를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모건 원더랜드 페이스북]


장애인가족 스포츠캠프

경기도장애인체육회는 지난 7월 1일부터 2일까지 양주시에서 ‘2017 경기도장애인가족 스포츠캠프 3차’를 장애 학생과 학부모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쳤다. 이번 캠프에 참가한 발달장애 가족들은 명랑운동회, 물놀이, 뉴스포츠 등 체육활동을 통해 가족관계의 친밀도를 높였다. 입소문이 나면서 이번 3차 캠프는 참가 경쟁률이 아주 치열해졌다.

캠프운영의 노하우가 축적되면서 장소선정, 프로그램, 자원봉사자 활동 등이 완벽에 가깝게 맞아떨어지면서 발달장애 가족의 얼굴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캠프에 참가 한 학부모는 “온 가족이 잠깐의 나들이조차 쉽지 않은데 이런 기회가 있어 용기내어 처음 참가했다. 내년에도 또 참가하고 싶을 정도로 아주 즐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기도장애인체육회의 장호철 사무처장은 “발달장애 가족들에게 체육활동이 가장 건강하고 행복해지는 수단이 되길 바란다. 발달장애 가족으로 살면서 세상의 시선, 차별 등에 맞서서 애쓰는 부모님들의 노고에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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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장애인체육회가 개최한 장애인가족 스포츠 캠프에서 참가자들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장애인체육회]


학교 순회 체육지도자 배치

장애인체육회는 초,중,고등학교 특수교육 대상자들에게 방과후 생활체육교실과 장애학생 스포츠클럽대회 등 다양한 체육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또 경기도장애인체육회는 학교순회 체육지도자 배치(시범)를 실시하고 있다.

학교순회 지도자 배치 사업은 학교체육에서 소외받고 있는 장애학생들을 대상으로 체육활동을 보장하는 것이 목표다. 각급 학교에 전담 장애인체육지도사를 배치해 경기도 내 1,825개 유·초·중등학교 일반학교에 재학 중인 1만 2,581명의 장애학생들이 체육수업 및 체육활동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활동하는 것이다. 이는 통합 체육지도자 비정규직 양산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경기도장애인체육회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지도경력이 있는 지도사 간담회를 열어 운영사례와 문제점 등을 직접 파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실질적인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장애아이들의 체육활동 증진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면 한국에도 언젠가 미국처럼 장애아이 전용 놀이공원이 만들어질 수 있다. 체육활동과 놀이공원은 사실 비장애아이들보다 장애아이들에게 더 필요하다. 경제논리가 아닌, 인권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곽수정 객원기자 nicecand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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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열린 학교 순회 장애인 체육 지도자(강사) 배치 토론회 모습. [사진=국은주 경기도의원 블로그]



*'장체야 놀자'는 장애인은 물론, 비장애인에게도 유익한 칼럼을 지향합니다. 곽수정 씨는 성남시장애인체육회에서 근무하고 있고, 한국체육대학에서 스포츠언론정보 석사학위를 받은 장애인스포츠 전문가입니다. 장애인스포츠와 관련된 제보를 기다립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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