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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아름의 아마야구 人덱스] (22) 경기고 박신지 “KBO 대표 마무리가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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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고 투수 박신지. [사진=정아름 기자]


야구에서 등번호 1번은 팀의 에이스 투수를 상징하는 숫자다.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고, 완전치 못한 컨디션에서도 맡은 바 제 몫을 다 해내는 것이 바로 에이스의 숙명이다. 올해 경기고의 1번은 우완투수 박신지(18)의 차지다.

No.1, 에이스의 무게를 견뎌라

지난해 49번을 달았던 박신지는 올해 본인이 직접 1번을 선택했다. “에이스 번호라 1번을 달았는데 올해 에이스 노릇을 못하고 있네요.” 부담은 되지 않았지만 올 시즌이 뜻대로 잘 풀리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순탄치 않은 시즌이었다. 경기고는 올해 전반기 주말리그 서울B 공동 6위(2승5패), 후반기 주말리그 서울B 공동 5위(3승4패)의 성적을 거두며 왕중왕전(황금사자기, 청룡기) 진출에 실패했다. 박신지는 올해 주말리그 9경기에 등판해 44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07을 기록했다. 다양한 보직으로 나서며 이닝 소화는 늘었지만, 압도적인 성적은 아니었다. 박신지는 지난해에 비해 불안한 제구를 가장 실망스러운 점으로 꼽았다.

전국대회라는 쇼케이스를 치르지 못하다 보니 1차 지명을 비롯해 청소년 대표팀 선발 역시 남의 이야기가 됐다. 이제 2차 드래프트까지 남은 전국대회는 2개(대통령배, 봉황대기)다. 박신지는 “1차 지명과 청소년 대표 둘 다 아쉽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다. 팀에 더욱 기여해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게 힘을 보탤 것이다. 올해 황금사자기와 청룡기 대회를 치르지 못해 많이 아쉬웠던 만큼 더 열정적으로 준비했다. 다들 한 마음으로 집중해서 열심히 훈련한 만큼 잘 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라고 팀원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시즌 첫 전국대회, 아쉬움과 소득

박신지는 지난 1일 열린 순천효천고와의 대통령배대회 1차전에서 선발 최하늘에 이어 7회 마운드에 올랐다. 팀이 3-0으로 앞선 상황. 7회는 완벽했다. 박신지는 등판하자마자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요리했고, 후속 타자를 내야 땅볼로 처리했다. 위기는 8회에 찾아왔다. 박신지는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내준 뒤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후 본인의 투구를 제대로 펼치지 못했고 경기를 매조지지 못한 채 결국 마운드를 내려와야만 했다. 2⅓이닝 1피안타 6볼넷 5탈삼진 3실점. 최고 구속은 148km, 평균 구속은 145~146km였지만 제구 난조가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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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지는 특유의 탄력과 변화구 구사 능력을 지닌 좋은 투수 자원이다. [사진=정아름 기자]


잠깐이었지만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된 것은 이날의 소득이었다. 투수 출신 모 구단 스카우트는 “7회 투구만 놓고 본다면 주말리그와 비교해 릴리스 포인트가 앞으로 더 나왔다. 투구 시 고개가 젖혀지는 부분도 전보다 덜했다. 세트포지션이 아닌 상황에서 하제를 이용한 투구를 하려고 하는 것도 보였다”며 박신지의 투구 폼에 변화가 있음을 이야기했다.

박신지의 투구 폼은 투구 시 고개가 젖혀지는 다소 투박하면서도, 역동적인 것이 특징이다. 리틀야구 시절부터 유지해 온 폼은 타자가 쉽게 타이밍을 잡기 힘들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투구 시 시선이 흔들려 제구에서 기복이 생길 수밖에 없다. 부상 우려 역시 있었다. 이에 대해 박신지는 “박창근 투수코치님이 투구 폼에 대한 부분을 지적해주셔서 주말리그 이후 교정하려고 노력했다. 바뀌었다는 소리를 듣게 돼서 다행인 것 같다”며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올해 가장 만족스러운 점 역시 바로 이 부분이었다.

지난해부터 박신지는 야구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지난해 가장 먼저 시속 150km의 공을 던진 주인공이 바로 그였다. 어린 나이지만 큰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고 밝힌 박신지는 관심에 대한 '부담'보다는 '보답'을 강조했다. 그는 "조금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쭉 보여드리고 싶다. 그리고 대한민국 야구 미래에 도움 되는 선수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큰 포부를 드러냈다. 열여덟 박신지의 꿈은 KBO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가 되는 것이다.

"앞으로 KBO에서 오승환 선수 같은 안정적이고 강력한 마무리가 되어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주고 싶습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아름 기자]

* ‘800만 관중 시대’를 맞은 한국프로야구. 프로야구가 ‘국민 스포츠’로 추앙 받고 있는데 반해 그 근간인 아마야구에 대한 관심은 냉랭하기만 합니다. 야구팬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아마야구 선수들 및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아마야구 人덱스>가 전하고자 합니다. 독자들의 제보 역시 환영합니다. 아마야구 선수 및 지도자, 관계자들에 대한 소중한 제보를 이메일(sports@heraldcorp.com)로 보내주시면 적극 반영해 취재하겠습니다. 야구 팬 여러분의 성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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