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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태원의 KBO 핫클립] 트레이드로 좌완 수집한 넥센, ‘미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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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카스포인트 어워즈에서 투수 TOP3 상을 수상한 김세현(오른쪽). [사진=넥센히어로즈 구단 홈페이지]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태원 기자] 트레이드 마감일인 7월 31일, 넥센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가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넥센은 마무리 김세현(30)과 외야수 유재신(30)을 KIA에 내주고, 좌완 투수 이승호(18)와 손동욱(28)을 받아왔다.

넥센은 주축 타자로 활약한 윤석민(32)을 트레이드로 kt 위즈에 보낸 터라 김세현마저 타 팀에 내준 결정을 두고 말이 많다. 김세현은 지난해 넥센의 붙박이 마무리투수로 활약하면서 2승 무패 36세이브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해 ‘구원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올 시즌엔 1승 3패 7홀드 10세이브 평균자책점 6.83에 그치고 있으나 어느 팀을 가도 제 몫을 해줄 선수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면 넥센이 김세현을 내주고라도 얻으려한 이익은 무엇일까. 바로 ‘좌완 왕조’의 구축이다. 실제로 넥센은 올 시즌 트레이드로만 좌완 투수 5명을 영입했다. SK 와이번스에서 김성민(23), kt에서 정대현(26)과 서의태(19)를 데려왔고, 이번 이승호와 손동욱의 영입으로 좌완 수집을 마쳤다.

현재 넥센은 최원태(20)가 선발 경험을 착실히 쌓고 있고, 고교 최대어로 꼽힌 휘문고 안우진(18)은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투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둘은 모두 오른손 투수이다. 그에 비해 좌완은 오주원(32), 금민철(30) 등 베테랑이 많아 불균형이 심하다. 이 때문에 고형욱 넥센 단장은 당장의 결과보다 2~3년 후의 미래를 내다보고 잇따른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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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의 고형욱 단장. 그는 모두가 의아해할 트레이드를 연달아 단행하며 왕조 건설에 박차를 가했다. [사진=넥센히어로즈 제공]


고 단장은 “김세현이 빠지더라도 김상수, 한현희, 이보근 등이 건재하고 조상우도 마무리 수업을 받고 있는 상태라 필승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 김동준(경찰청)과 양현(상무)도 후반기에 합류할 예정이라 선수도 보강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데려온 이승호의 투구를 꼼꼼하게 체크했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선택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손동욱에게도 기대가 크다. 고 단장은 ”(손)동욱이는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에 지명됐다. KIA에서 공들여 키우던 선수인 만큼 흥미롭게 지켜봐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이승호, 그리고 앞서 우리가 영입한 김성민이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로 성장하길 바라며, 또 그렇게 믿고 있다“는 말을 전했다.

고 단장의 말처럼 지금 당장 트레이드를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는 진정 팀에 필요한 선수가 누구인지, 성장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를 염두에 뒀을 것이다. 스카우트 팀장 출신이기에 선수의 가치를 평가하고 쓸 만한 인재를 데려오는 혜안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도 있다.

2011년 트레이드 시장 마감일에 성사된 빅딜을 기억하는가. 트레이드 장 종료를 3시간여를 앞둔 시간, 넥센은 투수 송신영과 김성현을 LG 트윈스에 보내고 내야수 박병호와 투수 심수창을 영입했다. 즉시 전력감이었던 송신영을 내준 넥센은 팬들의 적잖은 질타를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역대급 트레이드가 됐다.

박병호는 2012시즌부터 2015시즌까지 타율 0.314 173홈런 492타점을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거듭났다. 반신반의하며 영입한 선수가 대박을 터뜨리니 이보다 행복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넥센의 보배였던 박병호는 2015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이뤘다.

박병호의 사례가 보여주듯이 트레이드의 성패 여부는 적어도 한두 시즌이 지나고 나야 비로소 알 수 있다. “우리 팀의 목표는 앞으로 2, 3년 안에 넥센 왕조를 구축하는 것”이라는 고형욱 단장의 바람은 이뤄질까. 미래 발전 가능성에 투자하며 올해 트레이드 시장의 중심에 섰던 넥센의 향후 행보가 궁금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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