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유태원의 KBO 핫클립] '방망이에 가려진 그늘' SK, 그 많은 홈런에도 5위인 이유는?
이미지중앙

'Hmm..' 경이로운 홈런 페이스에도 마냥 웃을 수 없는 힐만 SK 감독. 표정이 모든 걸 말하고 있는 듯하다. [사진=SK와이번스 구단 홈페이지]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태원 기자] ‘홈런공장’ SK와이번스가 마운드 불안으로 시름에 잠겼다.

61경기를 치르면서 104개의 팀홈런을 기록한 SK는 2위 두산베어스(59경기 67개)보다 37개의 아치를 더 그려냈다. 독보적인 페이스다. 산술적으로 정규시즌 245개를 쳐낼 수 있다. KBO리그 역대 최다인 2003년 삼성라이온즈(213개)의 아성을 깰 유일한 후보라 해도 무방하다.

그런데 SK의 순위는 5위, 여전히 중위권이다. 시즌 전 SK의 상위권 등극을 예상한 이가 많지 않았기에 현 순위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하지만 역대급 홈런 페이스를 기록하고 있는 타선의 생산력에 비해 낮은 순위임에는 틀림없다.

톱니바퀴처럼 맞아 돌아가야 할 마운드가 삐걱대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김광현이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로 일찌감치 시즌 아웃되며 선발진 공백이 우려됐지만, 정작 문제는 뒷문에서 발생했다. 마무리 보직이 SK의 발목을 잡는다. 팀 세이브 개수(10개)는 이 부문 최하위 삼성(9개)과 비슷한 수준이고, 블론세이브는 10개로 롯데와 함께 가장 많다.

시즌 초반 마무리를 맡았던 박희수가 흔들리자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서진용 카드를 빼들었다. 그러나 서진용은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지 못했다. 제구에 애를 먹으며 5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후 보직을 재차 박희수에게 넘겼다. 박희수는 지난달 18일 마무리 복귀전(vs 삼성)에서 무실점 세이브, 21일 NC다이노스 전에서는 2이닝 4K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이후 경기들에서 부진했다. 설상가상 갑작스러운 허리 부상으로 10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힐만 감독은 박희수의 부재로 생긴 마무리 자리에 임시 소방수로 2년차 김주한을 임명했다. 김주한은 최근 4경기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소명을 다한 그는 시즌 25경기에 나서 3승 1패 1세이브 5홀드를 기록 중이다.

이미지중앙

임시 마무리 보직을 맡은 김주한. 마당쇠가 따로 없다. [사진=SK와이번스 구단 홈페이지]


급한 불을 껐으나 언제 다시 마운드가 주저앉을지 모른다. 실제로 SK는 11일 LG트윈스와의 경기에서 19점을 내주며 자멸했다. 6명의 투수가 18피안타 8사사구를 내주며 승리를 고스란히 헌납했다. 선발 김태훈이 1⅔이닝 동안 7실점하고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온 탓에 기력을 잃었다.

힐만 감독은 “투수들은 더 정확한 제구로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투수조의 분발을 요구했다. 홈런 기록에 반색하면서도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서는 마운드의 안정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본 것이다. 타격에는 기복이 있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언제까지 방망이만 믿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진부하지만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이 허투루 들렸던 적은 없다. 마운드가 뒷받침되어야 지금보다 높은 순위를 바라볼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

SK는 13일부터 한화이글스(문학 홈), 삼성(대구 원정)과 연이어 3연전을 치른다. 홈런의 빛에 가려진 마운드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날까? 비룡군단이 중요한 6월 3주차 일정을 맞이한다.

이미지중앙

6월 12일 현재 KBO리그 순위. [이미지=KBO 공식 홈페이지]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