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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립야구] 저니맨 최익성이 ‘몸 팔아 중계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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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저니맨 외인구단의 최익성 감독. [사진=오센]


“제가 몸 팔아서 중계 만든 겁니다.” 오는 5일 ‘먼데이나이트 베이스볼’로 불리는 독립야구리그 6차전의 야간경기 생중계를 이끌어낸 최익성 감독(서울 저니맨 외인구단)은 대끔 이렇게 말했다. ‘독립야구’에 걸맞게(?) 경제적 여건이 녹록지 않은데 어떻게 야간경기 생중계가 가능했냐는 질문에 노골적인 멘트가 나온 것이다.

‘아직 총각이고, 몸도 건장한 탓에 혹시?’아주 잠깐 부정한 생각이 스쳤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세상사 정면돌파를 선택해온 최 감독이 그럴 리가 없었다. 사연은 이랬다.

저니맨 외인구단은 연천 미라클과 함께 지난 4월 24일 ‘2017 스트라이크존배 한국독립야구리그’를 출범했다. 한국 최초의 독립야구리그가 시작된 것이다. 이를 주도한 것이 최익성 감독이다. 그는 비록 시작한 미미하지만 물밑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독립야구를 어떻게 해서든 널리 알리고 싶어 한다. 지역별 후원회를 결성하는 등 24시간 독립야구 생각뿐이다.

“최고의 국민스포츠로 자리 잡은 프로야구가 월요일에는 경기가 없잖아요. 그래서 독립리그도 주로 월요일에 열리는 겁니다. 마침 6월 5일은 다음날이 현충일이기 때문에 야구팬들이 저녁에 야구를 즐기기에 딱 좋잖아요. 날도 더운데 무더운 낮보다 시원한 초여름 저녁에 야구를 즐기면 선수나 팬들이 얼마나 좋겠어요? 문제는 돈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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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3일 연천에서 열린 한국독립야구리그 4차전의 경기 장면. [사진=한국스포츠인재육성회]


궁하면 통한다고 했다. 고민을 거듭하던 최익성 감독은 친분이 있는 의 PD를 찾았다. 그리고 읍소했다. ‘돈은 없지만 어떤 식으로든 6월 5일 경기는 야간경기로 생중계를 하고 싶다’고. 떼를 쓰는 수준이었다. 최 감독의 열성에 해당 PD는 1,000만 원이 넘는 중계비용을 500만 원선까지 낮춰보겠다고 답했다. 그런데 ‘독립’된 야구를 하는 최익성 감독에게는 이것도 부담이었다.

“IB스포츠는 예전부터 제게 해설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했지요. 마침 이게 떠올랐어요. 그래서 무료로 해설을 할 테니 깎아준 중계비용마저 털어달라고 부탁했죠. 외상이고, 그것도 나중에 몸으로 때운다는 조건인 것이죠. 어떻게 생각하면 우스운 제안일 수도 있는데 제가 워낙 간절하게 부탁하니 이게 통했어요. 앞으로 IB스포츠에 10번을 출연료 없이 해설자로 나가기로 했습니다.”

독립야구리그는 여러 가지 사연으로 프로에서 탈락했거나, 프로진출의 꿈을 이루지 못한 선수들이 모인 곳이다. 평생 야구만 했고, 또 야구를 계속하고 싶지만 현실이 받아주지 않는다는 절박함과 간절함, 그리고 마지막 열정이 꿈틀거린다. 그래서일까, 나름 승부도 재미있다. 이번이 6차전인데 5차전까지는 3승2패로 저니맨이 연천에 한 발 앞서 있다. 3번째 패배 후 사람 좋은 것으로 소문난 김인식 연천 감독이 “어떻게 3년이 된 우리팀이 3개월 된 저니맨에 이렇게 당할 수 있느냐?”고 선수들을 질책하기도 했다.

독립야구 사상 처음으로 야간경기로 진행되고, 케이블TV를 통해 중계되는 저니맨 외인구단과 연천 미라클의 6차전은 5일 저녁 6시반 목동야구장에서 열린다. 첫 야간경기를 맞아 사회인야구팀의 친선경기 및 다양한 관중이벤트도 준비돼 있다. 입장료 5,000원은 모두 독립야구단의 선수 후원금으로 사용된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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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야간경기로 열리는 한국독립야구리그 6차전의 포스터.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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