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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마샬 캐디, 사회적 약자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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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여주 골프장은 홈페이지에 경기진행위원제를 안내하고 있다.


“퇴직자, 경력단절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이 마샬캐디로 일하게 되면, 골퍼들은 캐디피 부담이 줄어들고 사회적 약자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얻게 되면서 골프가 사치성 스포츠에서 대중스포츠로 전환될 것이다.” 필자가 대표로 있는 사단법인 한국골프소비자모임이 지난해 ‘마샬캐디제도’를 도입한 목적이다.

일자리 창출은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중의 하나인데, 골프장에서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캐디(경기도우미)라고 할 수 있다. 기존 하우스 캐디는 4명의 골퍼들에게 골프채 선택, 남은 거리 알려주기, 볼 닦아주기, 라이 봐주기 등 골고루 서비스하면서 세계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렇지만 캐디피가 팀당 10만원에서 12만원으로 오르면서 골퍼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 골프장들도 입장료를 인하하면서 골퍼들을 유치하고 있지만 비싼 캐디피 때문에 총이용료를 내리는 데 한계에 직면해 있다.

캐디피 지출액은 지난해 1조 296억원으로 8년전인 2008년보다 2배 급증했다. 지난해 골프인구가 403만명인 점을 감안할 때, 골퍼 1인당 연간 25만 5천원(오버피 제외)을 캐디피로 지출한 셈이다. 지난 10년 동안 회원제 골프장의 캐디피는 35.0%, 대중제는 39.8% 상승해, 입장료 상승률(회원제 11.0%, 대중제 13.3%, 토요일 기준)을 크게 상회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마샬캐디제도인데, 풀 서비스해주는 기존 캐디보다는 캐디피가 저렴해서 골퍼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어줄 수 있다. 마샬캐디는 골프백을 전동카트에 싣고 운전해주고 남은 거리를 불러주는 단순한 캐디로, 마샬캐디의 캐디피는 팀당 6만원으로 기존 캐디피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정규 티업시간이 끝난 후 무료로 9홀을 주 1회 이상 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즉 이 마샬캐디제는 퇴직자를 위한 일자리 창출과 소득보전에 적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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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코밸리는 지난 4월17일부터 마샬캐디제를 시작했다.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을 공지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마샬캐디제를 도입한 골프장은 경기도 여주에 있는 남여주GC(대중 27홀)이다. 이 골프장은 골프대중화를 촉진시키기 위해서 만들어진 골프장인데, 대표이사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지난해 3월부터 마샬캐디제를 도입할 수 있었다. 도입할 당시에는 골퍼들이 나이든 퇴직자 마샬캐디를 부담스러워 했고 기존 하우스캐디들도 마샬캐디제의 확산이 자기들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생각에 시선이 곱지 않았다. 그렇지만 골퍼들의 반응이 좋아지면서 이 골프장에서는 마샬캐디를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올 4월부터 마샬캐디를 시행하고 있는 시흥 아세코밸리CC(대중 9홀)도 골퍼들의 반응이 좋아서 추가로 마샬캐디를 채용하고 있다. 캐디수급이 원활치 않은 지방 골프장을 중심으로 마샬캐디제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오투리조트, 세븐밸리CC 등은 자체적으로 지역의 퇴직자 위주로 마샬캐디를 채용해 시행하고 있다.

마샬캐디제를 도입하면, 사치성 고급스포츠인 골프를 건전한 스포츠로 전환시킬 수 있다. 100여년 전에 골프가 국내에 도입되었을 때 밤 문화처럼 캐디를 동반하는 접대골프로 도입되었고 골프치는데 많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사치성 고급스포츠로 인식되었다. 게다가 사회지도층들이 캐디를 성추행하면서 골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히 남아 있다. 접대골프를 금지시킨 ‘청탁금지법’이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되면서 겉으로는 접대골프가 사라졌지만 차명 등을 이용한 접대골프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지만 퇴직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마샬캐디로 일하게 되면, 퇴직자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지고 소득도 보전할 수 있다. 그렇다고 지금 일하고 있는 하우스 캐디를 쫒아내고 그 자리를 마샬캐디로 대체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하우스 캐디의 일자리도 소중한 만큼 새벽, 일몰, 야간 등 비수기 시간대에 마샬캐디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비수기 시간대에 마샬캐디제를 도입하면, 골퍼들은 값싸게 골프를 칠 수 있어 좋고 하우스 캐디들도 업무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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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범 한국골프소비자모임 이사장.


국내 골프장업계는 마샬캐디제를 확산시켜 사회적 약자인 퇴직자 등의 일자리 창출과 소득증대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 또한 캐디없이 플레이하는 셀프플레이도 허용해서 골프가 대중스포츠로 발전해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골프인구가 늘어나면서 국내 골프장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다. 글 서천범(한국골프소비자모임 이사장)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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