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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GT 개막전 강권일 사랑의 라운드, 사랑의 버디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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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동부화재프로미 첫날 9번홀에서 샷을 바라보는 예비신랑 강권일과 예비신부 최현정. [사진=KPGA]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한국남자프로골프(KPGA)투어 개막전 동부화재프로미오픈 첫날 버디 534개, 이글 21개의 언더파 타수가 쏟아졌다.

강권일(36)이 20일 경기 포천 대유몽베르컨트리클럽(파72 7060야드)에서 열린 1라운드에서 보기없이 8언더파 64타를 쳐서 단독 선두에 올랐고, 절반 가까운 75명의 선수가 언더파 스코어를 냈다. 이 대회 155번의 대기 선수에서 출발한 강권일은 오후조 후반 홀에서 시작해서 13번 홀부터 3홀 연속 버디를 포함해 전반에 5타를 줄였고 후반에도 2,7,8번에서 버디를 추가하면서 단독 선두로 나섰다.

프로 18년차의 강권일은 비거리는 짧은 편이었지만 견고한 샷으로 버디 행진을 이어갔다. 그는 다음주 30일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이다. 역시 골프선수(KLPGA 2부 투어프로 최현영)인 예비신부가 캐디를 보면서 한 샷 한 샷 줄여나갔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은 기대하지 않는다. 원래 하던 대로 한 샷 한 샷을 열심히 해서 타수를 줄이고 싶다.” 결혼을 일주일 앞둔 그는 정규 대회에서 자신의 한 라운드 최저타 기록을 작성했다. 지난 2010년부터 5년여는 레슨 프로를 하면서 생활비를 벌었으나 투어 프로의 꿈은 접지 않고 다시 도전하는 중년 골퍼인 그에게 이번 대회는 결혼 자금을 마련하는 대회의 의미도 있다.

이날 새벽 비가 와서 그린을 무르게 하자 선수들은 6번(파5 561야드)홀에서 세컨드샷으로 투온에 성공하는 등 이글 잔치를 벌였다. 이날 공동 선두로 마친 박성빈(39 아산상선)은 4번 아이언으로 친 샷이 홀 2m 거리에 공이 멈추면서 이글을 잡고, 버디 6개에 보기 1개로 공동 2위로 첫날 경기를 마쳤다. 이 홀에서만 무려 12개의 이글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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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 홀에서 우드로 티샷 원온을 시도하는 장타자 김봉섭.


첫 시합장을 세팅하는 KPGA도 대회 코스를 보다 챌린징하고 익사이팅하게 만들었다. 김태연 경기위원장은 “지난해와 달리 11번 홀(파4 284야드) 전장을 가장 앞으로 당겨서 드라이버 샷으로 원온이 가능하도록 했다”면서 “이밖에도 아침에 비가 오고 그린이 물러지기도 해서 선수들이 공략을 잘했다”고 말했다. 약간 오르막인 이 홀에서 선수들은 너도나도 드라이버를 들고 원온에 도전했다. 장타자로 꼽히는 김봉섭(34 휴셈)은 심지어 3번 우드를 들고 티샷을 해서 그린 옆 벙커에 공이 빠졌다. 이 홀은 5개의 이글이 쏟아졌다.

지난해까지 이글이 가장 잘 나오던 14번(파5 597야드)홀은 올해 2개의 이글이 나왔고, 마지막 18번(파4 451야드)과 9번(파4 395야드)에서도 샷 이글이 나왔다. 지난해 1라운드에서 버디는 476개 이글이 11개 나왔으나 올해는 버디, 이글 모두 지난해보다 대폭 늘었다. 이 대회는 버디를 잡을 때마다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들을 위한 기부금 5만원이 적립된다. 따라서 이날 하루에만 2670만원의 후원금이 축적되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보다 선수들의 기량이 더 높아진 것도 영향이 있는 것 같다”면서 “코스 세팅이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선수들이 더 뛰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버디 4개에 보기 2개로 2언더파 70타를 친 디펜딩챔피언 최진호(33 현대제철)도 공감했다. “대회 수가 늘어나고 상금액도 커지면서 선수들의 활기와 의욕이 더 높아진 것 같다. 올해는 신인들의 우승이 더 많이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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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선두로 경기를 마치고 인터뷰하는 강권일. [사진=KPGA]


이날 7언더파 65타를 치고 공동 2위로 마친 전가람(22)은 선두로 프레스룸에 온 게 처음이다. 지난해 10개 대회 출전해 7개 대회 상금 59위로 시드를 유지한 선수다. 대회가 열리기만을 기다리며 기량을 갈고 닦았다고 한다. 큰아버지의 지인인 연천군수의 후원으로 모자에 연천군을 새긴 모자를 쓰고서 “대회 우승을 꿈꿀 단계는 아니고 내일은 언더파 스코어를 연속으로 치고 싶다”고 말하며 웃었다.

역시 보기없이 버디만 7개를 잡아 공동 2위가 된 김진성875(28)은 지난 2015년 바이네르오픈 공동 3위가 개인 최고 성적이었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권성열(31 코웰)도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잡았다. 선두인 강권일에게는 사랑의 대회지만, 출전한 모든 선수에게는 자선의 대회이기도 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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