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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이슈] ‘이기는 형에서 지는 형으로’ 위기의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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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시즌 극적인 잔류에 성공했던 인천유나이티드. [사진=인천유나이티드 제공]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박병두 기자] 2016시즌 인천유나이티드(이하 인천)은 이기형 감독 대행 체제에서 6승 3무 1패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며 K리그 클래식 역사에 남을 잔류에 성공했다. 인천 팬들은 이기형 감독을 ‘이기는 형’이라 부르며 찬사를 보냈다. 이에 인천 구단은 이기형 감독 대행을 정식 감독으로 임명했다.

이기형 감독은 “K리그를 대표하는 시민구단 인천의 감독직을 맡게 되어 어깨가 무겁다. 올 시즌 어려운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해준 선수들과 뜨거운 응원을 보내주신 팬들에게 고맙다. 앞으로 큰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인천 팬들이 만족할 만한 축구를 펼칠 수 있게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올 시즌 이기형 감독의 바람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즌 첫 6경기에서 인천은 3무 3패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제주유나이티드, 전북현대(이하 전북), 포항스틸러스 등 강팀들과의 일정이 많았다는 핑계를 댈 수도 있다. 그러나 승격팀 대구FC에 고전하다 간신히 무승부를 기록했고, 지난 15일 펼쳐진 6라운드에서는 전남드래곤즈(이하 전남)의 시즌 첫 승에 제물이 됐다.

가장 큰 문제는 수비다. 원래 이기형 감독 체제에서의 인천은 수비가 강점이었다. 지난해 10경기 동안 9실점으로 경기당 1점도 내주지 않는 좋은 수비를 펼쳤다. 그러나 올 시즌 6경기에서 11점을 내줬다. 경기당 2실점에 가까운 기록으로 지난 시즌에 비해 거의 두 배로 늘어났다. 공격력 역시 시원치 않다. 지난 시즌 막판 10경기에서는 15득점을 기록한 반면 올 시즌은 6경기 동안 6점으로 득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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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과 대조되는 경기력에 고민이 깊은 이기형 감독. [사진=인천유나이티드 제공]


선수단의 구성이 약해졌다는 평가도 많다. 케빈 오리스, 크르스테 벨코스키, 마테이 요니치 등 괜찮았던 용병들이 다른 리그의 팀으로 이적했다. 새로 들어온 고르단 부노자, 코너 채프먼, 웨슬리 알베스, 달리보르 베셀리노비치는 모두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달리는 최전방에서 해결을 거의 해주지 못하며 케빈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외국인선수들에게 낯선 환경이기 때문에 적응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돈을 들여 영입한 용병 선수들을 오래 기다려주는 팀은 많지 않다.

국내선수들의 변화 역시 좋지 않다. 올 시즌에도 진성욱, 권완규, 박대한 등 주축선수들이 다른 팀으로 떠났다. 원래 인천은 주축선수들을 큰 클럽에 자주 빼앗겨왔다. 대신 어린 선수들이 기량을 만개하며 위기를 넘겨오곤 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유망주들의 경기력이 예년에 비해 썩 좋지 않고, 새롭게 영입한 선수들 역시 문선민을 제외하면 모두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FA컵에서 전북을 무너뜨렸던 이학민은 불안한 모습으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고, 강원FC의 승격을 이끌었던 한석종 역시 심판의 어이없는 판정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기회를 놓쳤다. 어린 시절 ‘축구 천재’로 불리며 많은 기대를 모았던 이정빈 역시 아직 프로 무대에 적응하지 못한 모습이고, U-20대표팀 출신 김진야는 고등학생 티를 벗지 못했다.

이기형 감독이 지난 시즌 인천을 이끌고 극적인 잔류에 성공한 원동력은 ‘동기 부여’였다. 기회를 받지 못했던 선수들에게도 많은 기회를 주며 열심히 하면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기존 주전선수들 역시 긴장할 수밖에 없었고 팀 전체적으로 상승세를 타게 됐다. 선수들의 간절함을 깨우지 못한다면 올 시즌 인천에게 기다리고 있는 것은 ‘강등’일 가능성이 높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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