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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진 딛고 1년 만에 재개되는 일본여자골프 KKT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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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모토 지진으로 중단되었던 KKT컵 판테린레이디스오픈이 14일부터 3일간 구마모토공항 골프장에서 개최된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지진은 한 순간의 악몽일지 몰라도 이를 극복하는 것은 인간의 꿋꿋한 마음이고 연대감이다.

지난해 대회 전날밤에 발생한 지진으로 대회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던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KKT컵 판테린레이디스오픈(총상금 1억엔)이 14일부터 3일간 구마모토현 기구치군 구마모토공항컨트리클럽(파72, 6452야드)에서 재개된다.

지난해 14일 목요일 밤 9시26분 대회 관계자들과 출전 선수들은 지진이 일어난 진앙과 가까운 숙소에서 묵었다가 봉변을 당했다. 30여명의 선수들은 다시 숙소로 돌아가지 못하고 주차장에 세워둔 차안에서 떨면서 밤을 지새웠다. 갑자기 일어난 사태에 울음을 터트리는 선수도 있었다.

대회 주최측은 첫날에만 대회 중단을 선언했다가 ‘여진이 계속될 수 있다’는 보도를 접한 뒤에 신중하게 대회 취소를 발표했다. 대회가 열릴 구마모토 공항 골프장은 정작 큰 피해가 보고되지 않았음에도 대회를 강행하지 않았다.

성숙한 시민의식과 불행을 당한 이웃을 돕자는 연대감이 이어지는 대회마다 전파되었다. 다음주에 열린 후지산케이클래식부터 ‘구마모토 지진 부흥을 위한 모금’ 활동이 시작되어 6월말까지 대회 현장에서만 거둔 성금만 910만 엔에 달했고, 이는 대회를 개최하려다 중단된 코스에 전달되었다. 또한 12월에는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획득 상금에서 1%에 해당하는 3400만엔을 모아 구마모토현에 기부했다.

다시 개최하는 이 대회의 올해 슬로건은 ‘뛰어난 우승자를 가린다’거나 ‘챌린징한 코스’가 아니라 담백하게 ‘우리 모두의 구마모토’로 정했다.

다행히 코스는 지난해 지진으로부터 큰 타격이 없었다. 주요 출전 선수는 2년전 우승자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기쿠치 유리코, 지난해 JLPGA 상금왕인 이보미, 구마모토 출신 선수인 전설적인 후도 유리와 류 리츠코 등이다. 류 리츠코는 “이곳에서 1년 만에 골프 대회에 참가할 수 있어서 기쁘다”면서 “중학교 시절 이곳에서 프로 시합에 출전하면서 꿈을 키웠던 곳인만큼 내 프로생활에 대한 다짐도 새롭게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일본 구마모토현에는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해 9명이 숨지고 95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JLPGA투어가 지진 영향으로 중단된 것은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이후 약 5년 만의 일이었다.

엄청난 피해가 있었을 법한 큰 지진이 빠르게 복구되고 1년 만에 다시 정상적으로 대회가 개최되고 주요 선수들이 참가하는 데는 외부의 격변이 클수록 서로 어깨동무하고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인간애와 외부 환경을 함께 극복해내는 마음이 작용한다. 어느 대회 못지않은 감동을 주는 슬로건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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