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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종훈의 빌드업] (9) 고려대 신재원, ‘신태용 아들? 나는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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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신재원이 당차게 포부를 밝혔다. [사진=이종현]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종훈 기자] 야구계에서는 연일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아들 이정후(19 넥센히어로즈)가 화제다. 축구계에서도 ‘축구 부자(父子)’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에는 차범근(64)-차두리(37), 해외로 눈을 돌리면 지네딘 지단(45)-엔조 지단(22)이 있다.

그 계보를 신태용(47) U-20 월드컵 대표팀 감독과 그의 아들 신재원(19 고려대)이 잇는다. 신재원은 8살의 나이에 신 감독과 함께 호주로 넘어갔다. 본격적으로 축구를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다. 호주에서 축구를 배우며 청소년 대표팀 명단에도 이따금 이름을 올렸다. 기대할 만한 잠재력을 갖췄다는 의미였다.

약 10년의 호주 생활을 뒤로하고 고등학교 1학년 말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오랜 기간 외국에서 생활한 탓에 한국의 문화에 적응하는 데 다소 애를 먹었다. 신재원은 “외국에서는 자유롭게 축구를 했다. 덕분에 창의성을 기르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한국에서는 처음에 적응이 힘들었다(웃음). 하지만 그 과정에서 팀플레이를 많이 배웠다”고 돌아봤다.

신재원은 학성고를 거쳐 올해 고려대에 발을 들였다. 시즌 출발부터 고려대 서동원 감독의 신뢰를 두둑이 받고 있다.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토너먼트 대회를 시작으로 FA컵, 리그에서 꾸준히 출전했다. 이에 대해 신재원은 “1학년이라서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만큼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차분히 말했다. 이어서 “고등학교 때는 힘에서도 자신이 있었는데 대학에서는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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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원(11번)은 이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고 한다. [사진=정종훈]


신재원의 말대로 아직은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주로 측면에 나서서 장기인 스피드를 살리고 있지만, 확실한 한 방이 부족하다는 평가. 신재원은 그럴 때마다 아버지가 냉정하게 조언해준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때 찍은 영상을 모두 집에 가져가서 아버지와 분석했다. 주로 움직임에 대해서 많이 조언을 해주신다. 잘하는 날에는 잘했다고 말씀도 해주신다(웃음).” 아버지의 아들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쟤가 신태용 아들이야?”, 매 경기 신재원을 향한 시선은 이렇다. ‘신태용 아들’이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붙었다. 고교 시절에도 인터뷰 때마다 아버지 관련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대수롭지 않아 했다. 신재원은 “사실 고등학교 때까지는 별 부담이 없었다. 아버지가 제 또래 대표팀 감독님을 하셔서 그런지 최근에서야 조금씩 부담이 된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이 1년도 남지 않은 지난해 11월에 사령탑을 맡았다. 아들과 같은 나이대 대표팀이기 때문에 신재원 발탁 여부에 눈길이 갔다. 기대할 만한 것이 신재원은 지난 2014 AFC(아시아축구연맹) U-16 챔피언십 대표팀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 감독은 신재원이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와 함께 ‘아들 발탁은 없다’고 못 박았다. 신재원은 오랫동안 월드컵 출전에 대해 갈망했지만 자연스럽게 꿈을 접었다. “아버지가 (감독이)되기 전에는 꿈꿨다. 하지만 아버지가 되고 나서는 오히려 마음을 접었다(웃음). 제가 가서 잘해도 욕을 먹고, 못해도 욕을 먹는 상황일 것이다.”

신재원은 더 먼 미래를 내다봤다. 그는 “고려대에서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면서 성장한 뒤 프로에 나가서 성공하고 싶다. 더불어서 각종 메이저 대회는 다 나가보고 싶다. 제 꿈이고, 목표다”라며 “마지막으로 신태용의 아들이 아닌 신재원이라고 팬들에게 이름을 알리고 싶다”고 당차게 포부를 털어놨다.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고 하는 대학신입생 신재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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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원은 빠른 발을 이용한 수비 뒷공간 침투를 선호한다. [사진=정종훈]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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