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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홀 매치 플레이’ 유러피언투어가 제시한 짜릿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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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트 럼포드가 월드슈퍼6퍼스에서 스트로크와 매치 모두에서 이기며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아시안투어]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매치플레이도 충분히 재미있는 방식일 수 있음을 19일 끝난 유러피언투어 ISPS한다 월드슈퍼6퍼스가 보여줬다.

서호주 퍼스 레이크카린업컨트리클럽(파72 7143야드)에서 열린 이 대회는 4일간의 라운드를 통해 우승자를 가리는 사실은 다른 대회와 같았지만 색다른 골프 대회로의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156명이 출전해 이틀까지 36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65명의 커트라인을 가린 것 까지는 여느 골프대회와 똑같았다.

3일째부터는 박진감이 넘쳤다.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은 그대로이되 상위 24명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컷이 생긴 것이다. 라운드를 마친 결과 첫날부터 선두에 올랐던 퍼스 출신의 브래트 럼포드(호주)가 여전히 선두였다. 4언더파 68타로 중간 합계 17언더파 199타는 2위와도 무려 5타차였다.

디펜딩 챔피언 루이 우스투이젠(남아공)은 5언더파 67타로 2위(12언더파 204타)로 올라섰고, 제이슨 스트리브너(호주)가 데일리베스트 6언더파를 치면서 공동 2위만 6명이었다. 8위(11언더파 205타)로 마친 선수가 6명이나 됐지만, 매칭 스코어카드 방식에 의해 이날 성적이 가장 좋은 제이크 히긴보텀(호주)이 8위로 기록됐다. 그렇게 리더보드 상단 8명은 다음날 매치 6홀 부전승이란 혜택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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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17세 골프천재 파차랏 콩와트마이는 4라운드를 극적으로 진출하면서 두 손을 번쩍들어올렸다.


문제는 3라운드까지 공동 20위(8언더파 208타)가 8명인 데 있었다. 3명을 떨구기 위한 플레이오프가 열렸다. 8명이 2개 조로 나눠 18번 홀에서 플레이오프 연장전을 펼쳤다. 자신감 있게 샷을 날리던 선수들이 떨기 시작했다. 17살의 최연소 파차랏 콩와트마이(태국)의 티샷이 왼쪽으로 크게 휘어지면서 보기를 기록해 일찍부터 탈락하나 싶었다. 하지만 웬걸 노련한 선수들도 퍼팅에서 긴장했는지 실수 연발이었다. 이 홀에서만 3번의 재연장을 벌인 끝에 결국 콩와트마이가 24번째 주자로 마지막날 티켓을 받았다. 파차랏은 “연장 첫 홀서 살아남은 뒤에는 하나도 떨리지 않았다”고 우승이나 한 듯 말했다.

파이널 19일은 6홀 매치플레이로 진행됐다. 성적 9위부터 24위까지 16명이 6홀 싱글 매치플레이를 통해 8명을 떨궈냈다. 거기서 올라온 선수와 전날의 상위 8위명이 두 번째 6홀 싱글 매치를 벌여 최종 8강을 추렸다. 12시 40분부터는 역시 6홀씩의 매치로 4강전, 준결승전을 벌여 4시가 넘어서 결승전이 시작됐다. 한 번의 6홀 매치에 1시간 30분 남짓 걸렸다. 이전 매치보다 시간의 3분의 1이 줄었으니, 선수들은 첫홀부터 승부에 몰두했다. 결과가 빠르니 보는 이들의 짜릿함도 배가되었다.

우승자인 럼포드는 3일 내내 선두를 달리다 4일째 6홀 매치 4번을 모두 이겨 24홀 만에 영광을 쟁취했고, 전날 24위로 극적으로 매치에 참가한 파차랏은 5번의 6홀 매치를 거쳐 준우승까지 이르렀다. 반전의 승부가 넘쳤고 도전과 모험이 하루에 너댓번 오갔다. 이런 게 매치플레이의 진수이지 싶다.

18홀을 치르던 기존의 골프 매치에서 6홀 승부로 대폭 줄인 방식은 현대 스포츠의 일반적인 경향이기도 하다. 탁구는 중국이 압도적으로 우세하자 한 세트 21점 승부에서 11점 승부로 좁혀져서 스릴이 넘쳐졌고, 양궁도 올림픽라운드방식으로 바뀌면서 끊임없는 변화와 긴장감의 게임으로 변신했다.

유러피언투어는 이같은 6홀 매치 대회를 오는 5월에는 골프식시스(GolfSixes)로 열기로 했다. 마치 유럽 축구 UEFA 챔피언스리그같은 국가대항전을 신설키로 한 것이다. 100만 유로의 상금을 걸고 16개국에서 2명씩 출전해 6홀 매치플레이를 펼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6월이면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이 열린다. 지난해 도입된 리그전 포맷이 올해는 진일보해서 더 짜릿한 승부의 경연이 되기를 바란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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