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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골프계 반응 반신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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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는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에 가장 뛰어난 골프 실력자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지난 20일 취임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골프장 재벌 출신으로 골프에 대한 이해도도 최고인 것으로 예측되지만 이를 바라보는 골프계의 반응은 반신반의 상태로 조사됐다.

<골프다이제스트>는 21일 트럼프 대통령이 핸디캡 2.8이며 이는 20세기 이후 20명의 대통령 중에 골프를 했던 16명 중에 존 F.케네디를 제치고 가장 실력이 뛰어난 미국 대통령이 됐다고 보도하면서 이같이 전했다. 트럼프는 지난 1999년 트럼프인터내셔널 웨스트팜비치에서 열린 클럽챔피언전을 시작으로 2014년 트럼프내셔널 웨스트체스터 시니어 클럽챔피언까지 16년 동안 19개 대회에서 클럽챔피언에 올랐다. 모두가 자신이 운영하는 18개 골프장에서 나온 성적이다.

트럼프는 지난해 연말 타이거 우즈와 함께 골프 라운드를 가졌다. 지난해 마지막날에는 플로리다주 자신 소유의 골프장에서 75타를 치며 실력을 뽐냈다. 제이미 디아즈 기자는 두 번에 걸쳐 트럼프가 소유한 골프장에서 함께 골프를 쳤는데 60대 후반의 나이지만 볼 스트라이킹이 뛰어났다고 적었다. 드라이버 티샷은 230야드 정도로 장타자는 아니지만, 가파른 다운스윙으로 낮은 페이드볼을 잘 쳤고 아이언 플레이가 뛰어났다. 트럼프 스스로 ‘퍼트를 잘한다’지만 기자는 롱게임이 낫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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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퍼스트 티오프더 그린> 자료 및 골프다이제스트 측정치.


트럼프는 특별한 골프 코치에게 배운 게 아니라 스스로 터득했다. 자신의 골프 비결은 많은 생각을 하지 않는 게 비결이라고 답한다. “골프는 아주 내추럴한 게임이라고 본다. 스윙 기술에 대해선 알고 싶지도 않다. 내 안에 있는 본성을 믿고 그걸로 대처하는 것이다.”

디아즈가 보기에 트럼프의 골프에서 인상적인 것은 게임을 즐겼다는 거다. 빠르게 샷을 했고 상황에 잘 대처했다. 스윙 자체는 완벽하지 않지만 나름 숙련되어 있었다. 특별하게 나쁜 샷이 없었다. 제이슨 더프너처럼 다운스윙 직전에 어깨 면이 살짝 올라가는 오버더톱 현상이 나타난다. 스윙은 인사이드 궤도로 릴리즈해서인지 왼쪽 힙이 잘 오픈된다.

페어웨이를 걸어가며 트럼프가 말했다. “내게는 모든 게 힙에 달려 있다. 양 팔이 스윙하기 전에 가능한 재빨리 공간을 만들어야 스윙이 편해진다. 옛날에 벤 호건 책에서 읽었다. 그 방식을 지금도 원칙으로 지킨다. 간단한 철칙인데, 이게 잘 될수록 볼을 더 정확하게 맞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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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2005년에 출간한 골프 서적.


트럼프는 특정 코치를 통해 골프를 배우지 않고 독학했다. 여러 교습서를 보면서 기술을 익히면서 자신의 실력을 키웠고 2005년에는 <트럼프, 지금까지 받았던 최고의 골프 조언>이라는 골프 서적도 출간했다. 골프 기술에 관해서는 자신의 주관이 뚜렷하다.

부동산 업자였던 트럼프는 1999년부터 경영 위기에 처한 골프장을 인수한 뒤 고급스럽게 리모델링 해서 가치를 올리는 등 골프장 사업에 진출했다. 현재는 미국, 영국, 중동에 18개의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오는 6월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이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위치한 트럼프의 코스에서 열린다.

하지만 골프 매너가 나쁘고 ‘사기 골프의 대가’라는 평가도 있다. 그와 골프를 쳐봤다는 가수 앨리스 쿠퍼는 ‘자신이 본 최악의 속임수 골퍼였다’고 혹평했다. 프로복싱에서 6체급을 석권했던 오스카 델 라 호야도 “트럼프가 경기 중에 자신이 잘못 친 볼 대신 다른 볼을 슬쩍 놓고 치는 속칭 ‘알까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PGA투어 선수들에게 새 대통령에 대해 물어본 결과 찬반 의견이 갈렸다. 잭 니클라우스는 트럼프 워싱턴DC에서 열린 재임식에 참석할 정도로 트럼프와 친분이 있으며 ‘트럼프가 골프산업을 키울 것’으로 믿고 있다. 반면 PGA투어는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유세 기간에 언급한 멕시코 장벽설치 및 인종 차별 주장에 반대하고 대립하던 끝에 WGC-캐딜락챔피언십이 열리던 트럼프의 도럴 골프장에서 멕시코로 대회를 옮기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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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럴에서 열리던 캐딜락 챔피언십이 그의 인종차별 언행으로 인해 멕시코로 넘어갔다.


대부분의 선수들도 명쾌하게 그를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다. 버바 왓슨은 “아직 뭐라 말하기 두렵다”고 말했다. 미국에 집을 가진 유럽 프로가 느끼는 감정은 복잡했다. “나라가 반으로 나뉘었다. 힐러리나 트럼프 대신에 미트 롬니였으면 환상적이었을 것 같다.” 호주 출신으로 영주권을 가진 한 선수는 말했다. “공화당이건 민주당이건 간에 개인으로서 모두 연결되어 있으니, 그걸 감안해서라도 제발 극단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남쪽에서 올라온 한 선수는 트럼프, 힐러리, 버니 샌더스까지도 좋아하지 않아서 투표를 하지 않았다면서 “트럼프내셔널도럴에서 50여년간 이어지던 캐딜락챔피언십 대회가 역설적이게도 멕시코로 넘어간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브랜드 스네데커의 답변에 이루기 힘든 희망이 담겼다. “선출됐으면 그를 일단 100% 믿어야 한다. 도널드는 함께 할 만한 사람이다. 그의 직분이 언행을 더 무겁게 만들 것이다. 하지만 그는 직설적인 말 때문에 선출됐으니 많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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