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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충우돌 여자야구 도전기] (11) 치명적인 겨울야구의 유혹을 경계하라
첫 번째 시즌이 끝났다. 발목 부상으로 남들보다 일찍 비시즌이 시작됐다. 어느새 계절은 겨울. ‘어떻게 보내느냐’에 내년 한 시즌의 성패가 달려있다는 바로 그 겨울 말이다.

한 시즌이 달린 중요한 시기지만 안타깝게도 겨울은 야구를 즐기기에 적합한 계절은 아니다. 투구를 비롯한 타격, 송구 모두 손을 사용하는데 동장군의 기세 앞에서 손은 곱기 마련이다. 감각이 무뎌진 손으로는 경기를 하려야 할 수가 없다. 특히나 순간적인 반응을 요하는 동작들이 많기 때문에 자칫 잘못 하다간 큰 부상으로 이어진다.

겨울철 부상은 치명적이다. 추운 날씨로 인해 혈관 및 근육, 인대가 수축되어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근육 및 관절의 부상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한 여름에는 피멍에 그칠 데드볼도 골절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갑작스럽게 추위에 노출되면 근육이 긴장하는 탓에 발목, 무릎, 허리 등의 부상도 다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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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에는 장사가 없다. 핫팩으로 곧은 손을 녹이는 모습은 프로 선수나 동호인이나 다를 바 없다. [사진=뉴시스]


물론 위험도가 높다는 것이지 반드시 부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아니다. 부상 없이 건강하게 겨울 야구를 즐기기 위해선 충분한 준비운동과 방한대책이 필요하다. 평상시 5~10분가량 몸을 풀었다면 겨울철에는 적게는 1시간에서, 2시간까지 워밍업을 해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이완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야외운동 시 체온유지를 위해 방한용품을 제대로 갖추고, 평소 좋지 않았던 부위에 보호대를 착용하는 등의 준비는 필수다.

프로선수들의 비시즌에서 ‘경기’는 배제된다. 휴식을 취하며 재활 혹은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한다. 학계 역시 이러한 비시즌에 이뤄지는 트레이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훈련과 경기 경험을 쌓기보다는 훈련을 받기에 적합한 몸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비시즌 트레이닝은 스프링캠프 및 연습경기에서의 상해를 예방하고 기술훈련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기반이 된다.

나의 비시즌은 오로지 ‘재활’에 초점을 맞춘 상태다. 예상보다 재활이 길어졌다.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으나 순간적인 가속을 내면 통증이 오는 것이 문제다. 조바심내고 서두르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야구를 시작하고 굵직굵직한 부상만 벌써 세 번째다. 부상과 재활을 반복하며 항상 느끼는 것은 ‘완벽한 몸상태’의 중요성이다. 복귀시기를 1월로 늦추며 큰 맘 먹고 헬스장을 등록했다. 차디찬 겨울바람에 발이 묶여 꾸준히 나갈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나의 재활시계는 오늘도 돌아간다.

*정아름 기자는 눈으로 보고, 글로만 쓰던 야구를 좀 더 심도 깊게 알고 싶어 여자야구단을 물색했다. 지난 5월부터 서울 W다이노스 여자야구단의 팀원으로 활동 중이다. 조금 큰 키를 제외하고 내세울 것이 없는 몸으로 직접 부딪히며 야구와 친해지려고 고군분투 중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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