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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구이슈] 배구용병, ‘성적은 픽업 순이 아니에요’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양정수 기자] V리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외국인선수에게 지나치게 의존해 ‘몰빵 배구’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래서 트라이아웃이 도입됐고, 이제 NH농협 2016~2017 V리그 1라운드가 끝났다. 지난 5월 ‘구슬의 장난’이라 불리며 트라이아웃 지명권을 두고 웃고 울던 구단들. 지금의 모습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실상은 달랐다. 세상지사 대개가 그렇듯 외국인선수들의 실력은 뽑힌 순서와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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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라운드 MVP로 선정된 우리카드의 크리스티안 파다르. [사진=KOVO홈페이지]


쪽박 아닌 대박

가장 큰 반전은 우리카드다. 크리스티안 파다르를 뽑은 우리카드 사람들의 입가에는 최근 웃음이 떠나지 않고 있다. 드래프트 당시 우리카드는 가장 많은 구슬을 얻었지만 5순위에 그쳤다. 정상급 선수를 놓치고, 우리카드가 뽑은 선수는 파다르였다. 파다르는 사전 점수평가에서 21위에 불과했다. 또한 지명된 외국인선수 가운데 최연소(20)에 최단신(196.5cm)이었다. 파워와 성장 가능성에서 높이 평가받으며 ‘겨우’ 발탁된 파다르는 그런데 기대 이상의 활약을 선보였다. 1라운드 MVP. 서브와 퀵오픈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파다르는 전 경기를 소화하며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우리카드를 2위로 이끌고 있다.

우리카드와 더불어 외국인선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또 한 팀은 삼성화재다. 삼성화재는 드래프트 당시 4순위로 타이스 덜 호스트를 뽑았다. 타이스는 시즌 시작 전까지만 해도 불안했다. 대표팀 일정 때문에 팀 합류가 늦어져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하지만 타이스는 시즌이 시작되자 폭발적인 활약으로 득점과 공격 부문에서 1위로 올라서며 불안감을 확실하게 떨쳐냈다. 코트 위의 ‘헐크’ 혹은 ‘괴물’이라 불리며 삼성화재의 해결사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득점에서는 2위와 50점 이상 차이를 벌리며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아쉽게도 1표 차이로 MVP를 우리카드의 파다르에게 내어줬지만 공격력은 외국인선수 중 으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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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프트 1순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대한항공의 미차 가스파리니. [사진=KOVO홈페이지]


기대와는 달리

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선수도 있다. 바로 대한항공의 미차 가스파리니다. 대한항공은 14.3%의 낮은 확률을 뚫고 전제 1순위 지명권을 얻었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모든 팀 감독의 찬사를 받은 가스파리니를 지명했다. ‘서브 머신’이라는 별명을 가진 가스파리니는 이태리A1 리그에서 베스트 서브상을 2년 연속으로 받았고, 2015 유로배구에서 가장 많은 서브에이스를 기록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2012~2013시즌 현대캐피탈 소속으로 이미 V리그를 경험한 베테랑 선수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가스파리니의 활약은 기대 이하였다. 명성과 달리 세트 당 평균 서브에이스는 0.41개로 서브 부문 5위에 그쳤다. 득점에서도 1위 타이스에 100점 이상 모자란 128득점으로 서브와 마찬가지로 5위에 머물렀다. 공격형 외국인선수 중에서 최하위인 셈이다. 팀이 1위를 기록하고 있으나 가스파리니의 활약은 미비하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은 까닭에 성급한 판단일 수도 있지만, 스포츠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인 ‘불가측성’이 남자배구 외국인선수의 세계에도 적용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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