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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펀펀한 런-생활체육 마라톤훈련기] #3 - 그냥 달리면 된다고? 러닝은 과학이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양정수 기자] ‘침대는 과학이다.’ 유명한 광고 문구이다. 이걸 빗대 표현하자면 러닝 또한 과학이다. 일상에서 걷고 뛰는 게 당연하다 보니 ‘러닝 그거 그냥 뛰면 되는 거 아니야?’ 하며 집에 잘 신지 않는 낡은 운동화를 신고 가까운 운동장이든 개천이든 나간다. 젊은 기자도 시작은 그러했다. 러닝은 운동화만 있으면 어디서든 할 수 있는 운동이니 말이다.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러닝은 가볍게 건강을 챙기기 위해 운동화 이외에 별다른 장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하지만 돌려 말하자면 부상을 방지하고 건강하게 달리려면 자신의 발에 ‘알맞은’ 러닝화가 꼭 있어야 한다. 보통 러닝을 할 경우 체중의 2~3배 정도의 무게가 발에 가해진다. 내리막길에서는 체중의 8~10배 까지도 충격이 전해진다. 문제는 발뿐만이 아니다. 이 충격이 고스란히 무릎으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까닭에 자주 그리고 오래 러닝을 하는 우리 동호인들에게 러닝화의 선택은 정말이지 중요한 문제다.

아식스의 젤 시리즈, 나이키의 루나 솔, 아디다스의 부스트 폼, 뉴발란스의 프레시 폼 등 각종 스포츠 브랜드들은 자신들의 기술을 집약시켜 수십 종의 러닝화를 쏟아낸다. 종류도 가격대도 천차만별. 이 많은 러닝화를 하나하나 신어보며 자신의 발에 맞는 러닝화를 찾기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쉽지 않은 작업이다. 그래서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본인에게 맞는 러닝화를 찾는 방법을 소개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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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식스 강남 직영점 안에 자리 잡은 풋 아이디.


러닝클래스 참여를 위해 아식스 강남 직영점에 자주 방문하는데, 매장 한 편에 러닝머신이 자리잡은 이상한(?) 부스가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풋 아이디’(FOOT ID)다. 풋 아이디는 러너의 발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최적의 신발을 추천해주는 아식스의 최신 발 계측 장비 시스템을 말한다. 이 시스템은 먼저 상하좌우, 전후방에 장착된 8대의 카메라와 4개의 레이저 프로젝트로 러너의 발 길이와 높이, 발볼 너비 등을 분석한다. 그 후 러닝머신 위에서 가벼운 러닝을 하면 특별 제작된 센서가 발의 착지 형태 및 쏠림과 기울임을 2차적으로 분석하여 러너에게 가장 최적화된 제품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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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받은 풋 아이디 분석.


필자가 직접 풋 아이디를 체험해 발 분석으로 러닝화를 추천받아 보았다. 먼저 양 발에 각각 세 개의 스티커를 붙이고 기기에 발을 집어 넣는다. 엄지와 새끼 발가락, 그리고 발바닥 아치의 윗 부분이다. 기기가 이 스티커를 감지해 발을 분석한다. 필자의 경우 양 발의 길이가 같고 발 모양도 보통이었다. 하지만 발뒤꿈치 횡경사각에서는 오른발에 비해 왼발의 기울임이 안쪽으로 심했다. 이렇게 안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내전’이라 부른다(바깥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은 ‘외전’, 기울임이 적은 경우는 ‘중립’이라 한다). 발의 기울임이 중요한 이유는 러닝이 장거리로 길어질 경우 발목과 무릎에 무리를 주어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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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에 대해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을 해주시는 러닝 전문가 직원분.


실제로 선수 출신의 매장 직원이 풋 아이디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본인의 러닝 지식을 더해, 각각의 제품에 대한 장점을 살려 알맞은 러닝화를 추천해준다. 필자는 안정화와 쿠션화를 추천받았다. 안정화 같은 경우 아웃 솔에 한 번 더 뒤틀림 보강이 되어있어 왼쪽 내전이 과한 필자에게 러닝 시 발바닥 아치가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을 한다. 쿠션화는 발의 기울임 때문에 발목과 무릎에 충격이 가해지는 부담을 덜어준다는 이유에서 추천됐다. 이 직원은 꼭 러닝화 뿐만 아니라 평소 러닝 시 궁금했던 점에 대한 질문에도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풋 아이디는 현재 아식스 강남 직영점과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아식스 매장 두 곳에서 설치돼 있으며 전화예약을 통해 측정 받을 수 있다.

러닝화 선택 가벼운 것이 좋다? 무거운 것이 좋다?

러닝화의 무게에 대한 오랜 논쟁에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거운 것이 보다 낫다. 보통 러닝화는 가벼워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마라톤은 42.195km라는 극한의 상황에 신체를 밀어 넣고 시간단축을 목표로 하는 스포츠다. 그러다 보니 경량 러닝화의 경우 신체의 기능을 고려하기보다 기록단축을 위해 설계된다.

선수의 경우 쿠션이 좋은 러닝화보다 경량 러닝화를 신어도 충분한 보강운동으로 인해 골격근이 충격을 어느 정도 감당해낸다. 하지만 평소 운동량이 적은 초보자가 경량 러닝화를 신고 장시간, 자주 러닝을 할 경우 발목 무릎 등에 무리가 가서 자칫 부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경량 러닝화는 기록단축을 위해 대회에서 한 두 번씩 신어주고 평소 러닝 할 경우에는 다소 무겁더라도 쿠션 기능이 충분히 들어간 러닝화를 신고 훈련을 하는 것이 좋다. 경량 러닝화보다 무겁게 느껴지더라도 달리기에는 전혀 지장이 없으므로 부상도 방지하고 오랫동안 러닝을 즐기기 위해 무게에 대한 부담감을 버리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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