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했던 경기에서 순간의 집중력이 승부를 갈랐다.

잉글랜드는 16일(한국시간) 프랑스 랑스의 스타드 펠릭스 볼라르트에서 열린 유로2016 조별리그 2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스터리지의 극적인 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두 경기만에 힘겨운 대회 첫 승.

잉글랜드의 선발진은 첫 경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전방의 케인을 필두로 미드필더 루니가 중심을 잡은 4-3-3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이에 맞선 웨일즈는 5백을 내세우며 수비에 중심을 뒀으며, 에이스 베일과 첫 경기에 교체 투입되어 골까지 기록한 롭슨-카누가 공격을 이끌었다.

잉글랜드와 웨일스는 기대했던 것처럼 전반 초반부터 물러서지 않고 격렬하게 맞섰다.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으며 경기 초반 누구도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힘겨루기로 일관했다.

전반 6분께 헤리 케인, 랄라나, 스털링으로 이어진 날카로운 역습을 시작으로 잉글랜드가 서서히 경기의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이후 잉글랜드는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며 압박했지만 웨일즈는 견고한 5백과 함께 베일과 램지를 중심으로 한 역습으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잉글랜드는 웨일즈의 견고한 수비에 막혀 양 측면에서의 크로스와 그 과정에서 나온 코너킥에 의존하며 공격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전반 31분 스털링의 크로스에 이은 문전 혼전 상황에서 벤 데이비스의 손에 맞았지만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았고, 전반 35분에는 루니가 올린 코너킥을 스몰링이 헤딩했지만 살짝 빗나가고 말았다.

이렇게 높은 점유율 속에서 효율적인 공격을 하지 못하고 있던 잉글랜드는 결국 웨일즈의 에이스 베일에게 역공을 당했다. 전반 41분 루니의 반칙으로 얻어낸 프리킥 상황에서 베일의 강력한 왼발 슈팅이 골문 왼쪽 하단에 꽂혔다. 웨일즈 국민들을 모두 일어나게 만드는 골이었다.

위기감에 빠진 호지슨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부진했던 케인과 스털링을 빼고 바디와 스터리지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초반도 역시 전반전과 비슷한 양상을 띠었지만 바디의 스피드와 스터리지의 개인기는 측면에 더 많은 공간을 제공하였고 전반전보다 훨씬 많은 크로스를 만들었다.

계속되는 공격 속에 잉글랜드는 결국 동점골에 성공했다. 후반 10분 바디가 탁월한 위치선정으로 득점을 기록했다. 오프사이드의 위치에 있었지만 상대 수비의 머리에 맞고 흘러나온 볼이라는 심판판정에 따라 득점으로 인정됐다. 경기 내내 우울한 표정이었던 호지슨 감독도 비로소 미소를 지었다.

분위기를 탄 잉글랜드는 무서웠다. 시종일관 웨일즈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그리고 극장이 개봉했다. 경기종료 직전 스터리지가 2대1 패스에 이은 반박자 빠른 슈팅으로 자신의 클래스를 보여주며 잉글랜드의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하마터면 두 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할 뻔한 삼사자 군단을 스터리지가 구한 것이다.

웨일즈는 탄탄한 수비를 보여줬지만, 에이스 베일이 프리킥 골을 제외하면 잉글랜드 수비에게 완벽히 봉쇄되면서 공격의 힘을 잃어버렸다.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를 기대하게 한 프리미어리그 스타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바디와 스터리지가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잉글랜드, 그리고 호지슨 감독을 살렸다. [헤럴드스포츠=복권빈 기자 @qhrrnjsqls ]

sport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