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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롭의 ‘새 리버풀' 뜻밖의 대승… 4대 키워드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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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티뉴(가운데)가 세 번째 골을 성공시킨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LFC]


리버풀이 달라졌다. 위르겐 클롭 감독체제로 개편한 리버풀이 22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이티하드 스타디움서 열린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3라운드 경기에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를 4-1로 꺾었다.

리버풀은 엘리아큄 망갈라의 자책골을 시작으로 필리페 쿠티뉴, 로베르토 피르미누, 마틴 스크르텔이 각각 한 골씩 추가했다. 반면 맨시티는 부상에서 복귀한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리그 1위와 10위의 싸움은 뜻밖에 하위 팀의 대승으로 마무리됐다. 맨시티는 8경기 만에 패배를 기록했다. 25득점 7실점으로 압도적인 리그 선두를 유지하던 맨시티는 지난 9월 26일 토트넘과의 7라운드서 1-4로 패배한 이후 정확히 5라운드 만에 악몽을 되풀이했다. 5골이나 터진 이날 경기를 4개의 키워드로 요약했다.

#1. 부상병동
양 팀은 부상자들로 베스트 11을 짜도 될 정도로 그 수가 많다. 맨시티는 윌프레드 보니, 다비드 실바, 사미르 나스리, 빈센트 콤파니, 파비안 델프 등이 부상이다. 리버풀도 마마두 사코, 호세 엔리케, 조던 로시터, 대니 잉스, 조 고메스, 조던 헨더슨, 존 플라나건 등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부상병동’에서 퇴원한 선수들이 선발 및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먼저 맨시티는 지난달 초 아르헨티나 대표 팀에서 햄스트링을 다쳤던 아게로가 복귀했다. 그는 시작부터 그라운드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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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히오 아구에로가 경기 도중 그라운드에 주저 앉았다. [사진=MCFC]



리버풀 역시 시즌 초반부터 부상에 시달리며 올 시즌 3경기 출전에 그친 다니엘 스터리지가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이날 경기에 출전하진 않았다. 상황에 따라 경기 중반 투입될 것이라 예상됐지만, 리버풀은 이미 전반에만 3골을 터뜨렸다.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햄스트링에 문제가 있었던 제임스 밀너는 A매치 휴식기를 이용해 부상 회복에 성공해 이날 풀타임 출전했다.

#2. 골잔치
이날 총 5골이 터졌다. 리버풀이 4골, 맨시티가 1골이다. 선제골은 행운이 따랐다. 전반 7분 피르미누가 왼쪽 측면에서 돌파 후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이 공은 문전에서 수비하던 망갈라의 몸을 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리버풀은 이골을 계기로 주도권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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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두 골을 합작한 필리페 쿠티뉴(왼쪽)과 로베르토 피르미누가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LFC]



선제골로 기세가 오른 리버풀은 계속해서 공격적인 패스를 시도했다. 그리고 전반 23분 추가골이 나왔다. 주인공은 쿠티뉴. 그는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피르미누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슛을 시도했다. 공은 골대 하단으로 빨려 들어갔다. 리버풀은 이후 세 번째 골을 터뜨리며 승기를 가져왔다. 이번엔 쿠티뉴가 도왔다. 전반 32분 쿠티뉴가 왼쪽 측면에 있던 피르미누에게 공을 연결했다. 피르미누는 공을 골대 왼쪽 하단으로 밀어 넣었다. 3-0.

맨시티는 전반 종료 직전(44분) 부상에서 복귀한 아구에로의 만회골로 무득점 패배를 면했다. 이후 리버풀은 후반 36분 코너킥 혼전 상황에서 터진 스크르텔의 네 번째 골에 힘입어 4-1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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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스크르텔이 팀의 네 번째 골을 성공시킨 후 세리머리를 하고 있다. [사진=LFC]



#3. 스털링 더비
지난 시즌까지 리버풀 유니폼을 입었던 스털링은 이번 시즌부터 850억 원의 이적료로 맨시티에 둥지를 옮겼다. 그 과정에서 그의 거취에 대한 추측들이 난무했다. 선수 본인 역시 이적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내며 팀과 마찰음을 일으켰다.

맨시티로 이적 한 이번 시즌 스털링는 4골 2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하고 있다. 그는 친정 팀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맨시티로 옮긴)내 선택은 옳았다”고 말하며, 그를 둘러싼 양 팀의 맞대결에 흥미요소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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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힘 스털링(오른쪽)이 리버풀의 수비 나다니엘 클라인을 따돌리고 있다. [사진=MCFC]



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 스털링은 이날 경기 내내 침묵했다. 2선 공격수로 선발출전 한 그는 별다른 활약 없이 친정팀과의 경기를 마무리했다. 공격 포인트 0, 슈팅 수 0.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그에게 평점 6점을 부여했다.

#4. 새 감독 클롭
고작 8경기일 뿐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팬들의 기대는 헛되지 않아 보였다.

리버풀은 클롭 체제에서 8경기를 치렀다. 4승 3무 1패. 최근 경기서 1패하긴 했지만 리버풀은 클롭 감독 부임 이후 6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는 등 부활의 조짐이 보였다. 무기력하던 선수들은 투지 넘치는 스타일로 확 바뀌었다. 일명 ‘게겐 프레싱’이라 불리는 그의 전술에 힘입어 팀은 급속도로 활동량과 공격양이 늘었다. 이날 선제골도 공격부터의 압박에서 시작된 것이다. 또한 리버풀은 공수의 균형도 재조정됐다. 공격뿐만 아니라 실점률도 낮아졌다. 특히 첼시와의 11라운드에서 거둔 3-1 승리는 변화의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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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이 골이 터진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LFC]



클롭 이전 ‘로저스의 리버풀’은 지난 시즌 마지막 두 경기에서 9골을 실점하면서 새 시즌에 위험 요소를 줄이는 방안을 선택했다. 2015-2016시즌 첫 세 경기에서 스토크, 아스널 원정을 치르면서도 무실점과 함께 승점 7점을 따냈다.

하지만 경기력엔 의문이 남았다. 용감하지도 공격적이지도 않은 전술은 선수들을 불편하게 했고, 웨스트 햄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패하자 로저스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준 것이 잘못된 결정이었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이후 보르도, 노리치, 칼리슬과 연달아 1:1 무승부를 거두자 위기감이 고조됐다.

애스턴 빌라를 3-2로 꺾었지만 분위기를 바꾸기는 어려웠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로저스는 자신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했다. 결국 에버튼과의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뒤 그는 클럽을 떠났다. 그가 지휘한 마지막 9경기에서 리버풀은 단 1승만 거뒀다.

침체된 분위기는 오히려 새 감독 클롭에게 호재였다. 원래부터 쾌활했던 그는 팀 분위기를 단숨에 긍정적으로 바꾸자, 팬들 사이에선 대조되는 분위기를 감지하고 부임 초반 그를 적극 지지했다. 더 나아가 클롭은 ‘명가의 부활’이라는 리버풀의 야심을 자극했다. 이후 리버풀은 성적도 호전됐다. 승점이 차곡차곡 쌓였다. 리버풀은 맨시티전에서의 4-1 승리로 순위를 단숨에 9위까지 끌어올렸다.

클롭 감독은 과거 자신이 이끌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최강 팀’ 바이에른 뮌헨의 강력한 라이벌로 만들었다. 그는 맨시티와의 경기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돈은 성공의 일부분이다. 나머지는 훈련이다. 어떤 팀도 재정적으로 바이에른을 상대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라운드 위에서 우리는 충분히 해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지금, 독일이 아닌 잉글랜드에서 그때의 향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헤럴드스포츠=지원익 기자 @jirrard92]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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