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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 속 기회’ 잡은 모비스 3인방, 최다 득점 기록도 ‘와르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그야말로 위기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이 27일 부산 kt와의 경기를 앞두고 내뱉은 말이다. 팀 전력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외인 선수 리오 라이온스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유 감독은 “단신 선수인 빅터를 믿을 수밖에 없다. 외곽에서 국내선수들도 득점에 적극적으로 가담해야한다. 함지훈의 활동량도 더 늘려야 한다”며 차선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막상 경기에 돌입하자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유 감독의 말대로 라이온스의 공백을 메워야 할 함지훈이 출전 5분18초 만에 허리 통증을 호소한 것.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결국 함지훈은 더 이상 출전할 수 없었다.

모비스는 라이온스와 함지훈이 동시에 빠지자 높이에서 힘을 잃었다. 단연 kt는 모비스의 약점이 된 골밑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심스를 앞세워 페인트 존 부근에서 쉬운 득점을 수차례 뽑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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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모비스의 승리에 앞장 선 모비스 3인방. 왼쪽부터 김종근,빅터,송창용. 사진=KBL 제공.

그러나 유 감독의 기대가 모두 저버린 것은 아니었다. 빅터와 송창용, 김종근이 버티고 있었다. 시작은 김종근이 나섰다. 김종근은 1쿼터에만 10점을 폭발시키며 모비스에 리드를 안겼다. 덕분에 모비스는 이날 최다였던 14점 차이로 앞서기도 했다. 또한 김종근은 모비스의 공격이 막힐 때쯤이면 빅터와 2대2플레이를 통해 숨통을 틔우는 역할을 했다.

김종근은 “우리 팀이 많이 처진 상태다. 가드로써 팀 분위기를 반전시키려 노력했다. 또한 지난 경기(전주 KCC전)에서 패했기 때문에 연패를 막고 싶다”며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종근이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보이자 송창용도 화답했다. 김종근이 시작이었다면 송창용은 마무리를 맡았다. 송창용은 4쿼터에만 3점슛 3개를 쏟아내며 경기 내내 추격하던 kt의 의지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특히 경기 종료 1분5초 전 터진 3점슛은 모비스의 승리를 확신하는 자축포에 가까웠다.

김종근과 송창용이 외곽에서 활력을 불어넣는 가운데, 빅터는 중심을 잡아줬다. 빅터는 신장의 열세를 적극적인 수비로 극복했다. 심스에게 투입되는 볼을 일찌감치 차단하며 심스의 활용도를 최소화시켰다. 또한 kt에 흐름이 넘어갈 때면 알토란같은 득점으로 상대의 맥을 끊어내는 역할도 했다.

이렇게 빅터와 김종근, 송창용은 위기 속에서 빛이 났다. 승리(83-73)라는 달콤한 결과도 주어졌다. 이날 맹활약한 3인방은 나란히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우며 승리의 기쁨을 더했다. 이날 빅터는 25점(종전21점) 7리바운드 1블록슛 2가로채기를 녹여냈다. 김종근과 송창용은 각각 15점(종전 12점) 4리바운드 5도움 1가로채기와 20점(종전 13점) 2리바운드 3도움 1가로채기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결국 위기 속에 기회가 있었다. 이 기회를 잡은 세 선수는 큰 자신감을 얻으며 팀을 구했다. 덕분에 모비스는 가라앉았던 팀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었다. 모비스는 이날 승리로 5할 승률(3승3패)을 회복하며 '디펜딩챔피언'의 구겨진 자존심을 조금이나마 회복했다. 위기를 슬기롭게 대처하는 모습, 모비스에 대한 기대를 저버릴 수 없는 이유다. [헤럴드스포츠=정성운 기자@tjddns4504]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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