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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경과 고난을 이겨낸 맷 해리슨의 시즌 첫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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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첫 승을 따낸 맷 해리슨 (사진=OSEN)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텍사스와 애리조나의 경기. 텍사스 선발로 나선 맷 해리슨(29 텍사스 레인저스)은 4회까지 5실점을 기록한 뒤 5회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후속투수가 홈런을 허용하며 해리슨의 성적은 4이닝 6실점. 지난해 5월 이후 14개월 만의 복귀전은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글로브 라이프 파크의 홈팬들은 마운드를 내려오는 그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사실 텍사스 팬들에게 해리슨은 결코 반가운 존재가 아니다. 2013년 시즌을 앞두고 팀과 5년간 5,500만 달러의 연장 계약을 체결했으나, 이후 2년간 부상으로 6경기 출전에 단 1승에 그쳤기 때문이다. 2012년 18승, 2013시즌 개막전 선발은 이미 지나간 일에 불과했으며, 구위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그에게 팀은 2017시즌까지 4,160만 달러(2018년 바이아웃 200만 달러 포함)의 연봉을 더 지불해야 한다. 사실상 해리슨과의 연장 계약은 실패한 셈이다.

그럼에도 텍사스 팬들이 해리슨을 따뜻하게 맞이한 것은 그가 선수 생명의 위기를 딛고 마운드에 복귀했기 때문이었다. 2013년 허리 디스크와 어깨 수술을 받았던 해리슨은 지난해 단 네 차례 등판 만에 허리 디스크가 재발했다. 척추 추간판 탈출증으로 불리는 허리 디스크는 일반인조차 수술 후 정상생활이 불투명할 만큼 운동선수에겐 치명적인 부상이다. 더군다나 불과 1년 전 수술을 받은 부위에 같은 부상이 재발했고, 척추를 고정시키는 대수술을 받게 되면서 선수 생활을 마감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하지만 해리슨은 포기하지 않았다. 올해 나이 불과 스물 아홉. 벌써 마운드를 내려오기엔 못 다 이룬 꿈들이 너무 많았다. 해리슨은 이후 피나는 재활에 매달렸고, 스프링캠프에 비교적 건강한 상태로 모습을 드러냈다. 계속된 재활을 버텨낸 해리슨이 6번의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을 마치고 이 달 초 메이저리그에 복귀하자 은 ‘쇼킹하다’는 말로 그의 복귀에 찬사를 보냈다.

22일 콜로라도를 상대한 올 시즌 두 번째 등판. 물론 구위는 예전 같지 않다. 두 차례의 허리 디스크 수술은 그에게 예년의 95마일을 넘나드는 강속구를 빼앗아갔다. 이날도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91마일에 머물렀으며, 대부분 80마일 후반 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고 했다. 해리슨은 잃어버린 구속을 정교한 제구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갔다.

콜로라도는 이날 좌완 해리슨을 대비해 주포 카를로스 곤잘레스를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등 9명의 타자 중 8명을 우타자로 배치시켰다. 구위로 상대를 압도할 수 없었으며, 더군다나 이날 경기가 쿠어스필드에서 열렸음을 감안한 해리슨은 장타의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타자 바깥쪽 승부로 상대 타선과 맞섰다. 결과는 대성공. 해리슨의 공은 홈플레이트의 좌측 구석구석을 훑었으며, 결정적인 순간 간헐적으로 허를 찌르는 몸 쪽 승부도 요긴하게 사용했다.

위기관리 능력도 빼어났다. 6회까지 해리슨은 결코 적지 않은 7개의 안타를 내줬지만 단 한 점도 실점하지 않았다. 이날 최대 고비였던 4회 1사 1,3루 위기에서 병살타를 유도하는 등 두 차례 더블 플레이를 이끌어냈으며, 득점권에서 상대 타선을 6타수 1피안타로 틀어막았다. 특히 이날 경기 해리슨은 1개의 뜬공 아웃을 잡아내는 동안 무려 9개의 땅볼 아웃을 유도했는데, 이는 오늘 경기 해리슨의 제구가 낮은 코스에서 형성됐음을 방증하는 대목이었다.

텍사스는 해리슨의 호투와 개인 첫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한 추신수의 맹타를 앞세워 콜로라도에 9-0 완승을 거뒀다. 최근 2승 10패를 기록한 12경기에서 선발진이 6.92라는 최악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터였기에 이날 해리슨의 호투는 더욱 반가웠다. 7월 31일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올 시즌의 명운이 달린 시기를 보내고 있는 텍사스. 과연 이날 해리슨이 보여준 감동의 역투가 부진에 빠진 팀에 새로운 동력을 전달할 수 있을지 지켜 볼 일이다. [헤럴드스포츠=김중겸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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