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광주대체육관에서 한국과 독일의 남자농구 조별예선 경기가 열렸다. 예매 티켓이 모두 동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끌었던 경기였다. 연승가도를 달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던 한국은 매 경기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다.

대표팀 소집 후 대회 준비 기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U대회 직전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에서 러시아, 일본, 캐나다 U대표팀을 상대로 전승 우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한국이었기에 U대회 메달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기존 유니버시아드 농구팀이 대학 선수들을 주축으로 구성됐던 것과 달리 이번 대회에서는 전체 선수단 인원의 1/3인 4명(이승현, 이재도, 정효근, 허웅)의 프로선수들이 엔트리에 포함되면서 기존 팬들의 주목을 받아 흥행의 조짐도 보였다.

6월 10일 첫 만남을 시작으로 소집 훈련을 소화한 한국 대표팀은 프로팀, U-19 대표팀과의 연습경기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 원하는 전력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이민현 감독과 이민형 코치가 고심하며 출전한 아시아-퍼시픽 대회에서는 '원 가드 포 포워드(One guard Four forward)' 등 여러 전술을 시험했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은 한국과 플레이 스타일이 다른 외국선수들과 직접 부딪히며 경험을 쌓았다. 주전 포워드 문성곤(고려대)이 발목 부상을 입었지만 아시아-퍼시픽 대회에서 4전 전승의 좋은 성적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성공적으로 U대회 예열을 마쳤다. 선수단 분위기도 최고조에 달했다.

대표팀의 U대회 목표는 예선 통과 후 메달 획득이었다. 6일 U대회 첫 상대로 중국을 만났고 76-62로 어렵지 않게 승리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어 7일 열린 모잠비크와의 예선 두 번째 경기에서도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며 105-69로 승리해 본선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복병은 8일 맞대결을 펼친 독일이었다. 중국과 모잠비크 그리고 앞서 아시아-퍼시픽 대회에서 만난 러시아, 캐나다 모두 장신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고 이에 맞서 한국은 속공과 지역 방어 전략을 구사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역시 가드 둘을 제외한 선수들 대다수의 신장이 2m에 가까웠다.

모잠비크를 상대로 기세등등한 플레이를 폈던 지난 경기에서와 달리 한국은 1쿼터 이후 고전했다. 2점차로 앞선 1쿼터를 지나면서 이후 독일에 줄곧 리드를 내줬다. 이재도(KT)의 연이은 득점으로 4쿼터 말 잠시 동점까지 갔지만 이내 페이스를 잃고 4쿼터에만 25점을 실점하면서 9점차로 패배했다.

두 자리 수 득점을 한 선수는 이승현(오리온스)뿐이었고 주로 외곽에서 슛을 시도하는 독일의 특성상 바깥 쪽 수비에 치중해 골밑에 머무를 기회가 적었다. 한국은 신장 차이에서 오는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크게 밀렸다. 볼이 림을 맞고 떨어지는 순간 독일 선수들이 손을 뻗어 다시 공을 밀어 올리는 장면이 반복됐고 무기력한 경기가 지속됐다.

웬일인지 나쁘지 않던 슈팅 성공률도 바닥을 쳤다. 2점슛, 3점슛, 자유투까지 성공률이 지난 경기에 비해 10% 이상 감소했다. 독일 선수들의 뛰어난 슈팅 능력도 한 몫 거들었다. 독일은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득점을 이어갔고 필드골과 자유투에서 전반적으로 한국보다 나은 기록을 남겼다.

독일은 한국을 꺾고 예선 3연승을 기록해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반면 한국은 2승 1패를 기록해 9일 광주대체육관에서 에스토니아를 만나 승리를 거둘 경우에만 본선에 오를 수 있게 됐다. U대회 최고의 흥행보증수표로 떠오른 한국 농구팀이 마지막 예선전에서 마지막 남은 본선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헤럴드스포츠(광주)=김유미 기자 @ym1618]
sport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