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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여자오픈] 베어즈베스트에서 만난 사람-안성현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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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제29회 한국여자오픈이 열린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크럽에서 제자 이정민에게 쇼트게임을 지도중인 안성현 코치. <청라(인천)=원동민 기자>


골프계에서 가장 바쁜 사람은 아마도 그가 아닐까? 연예인 성유리의 남자 친구로 뭇 남성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안성현 코치다. 아리따운 여자 친구를 만날 틈도 없이 필드를 누비고 있는 그를 기아자동차 제29회 한국여자오픈이 열리는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만났다.

안 코치는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이다. 골프 명문 안양 신성고 출신인 안 코치는 건국대 졸업후 2005년 KPGA에 입회했으나 척추 측만증으로 허리수술을 받은 후 선수생활을 접었다. 25세의 젊은 나이였다. 이후 SBS골프 아카데미의 헤드 프로와 국가대표 상비군 코치로 활동하며 현 국가대표인 최혜진 등 주니어 선수를 지도했다.

요즘 KLPGA투어 내에선 ‘안성현 사단’이 뜨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잘 나간다. 그의 지도를 받는 선수들은 3승으로 다승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정민(23 비씨카드)과 지난 달 E1 채리티오픈에서 8연속 버디의 대기록을 작성한 조윤지(24 하이원리조트), 미모가 돋보이는 김지현(24 CJ오쇼핑), 2013년 금호타이어오픈 우승자인 김다나(26 ABC라이프), 2012년 이데일리 리바트오픈 우승자인 이예정(22) 등 5명이다.

이들은 안 코치를 만나 기량이 좋아진 선수들이다. 지금은 좋아 보이지만 드라이버 입스로 고생하던 이정민이나 시드전으로 돌아가야 했던 김지현 등 고생 꽤나 한 선수들이다. 이정민의 경우 작년 전반기에 3차례나 예선탈락한 뒤 안 코치를 찾아왔고 이후 2승을 거두며 상금랭킹 3위에 올랐다. 이정민처럼 안 코치의 지도로 경기력이 향상되자 ‘안성현 사단’에 합류하려는 선수들이 늘고 있다. 그래도 더 이상 제자 수를 늘리지는 않는다. 숫자가 늘면 기존 선수들을 소홀히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자 골프계에선 “찾아 오는 손님 돌려보내는 코치는 안성현 코치가 유일할 것”이란 말이 돌고 있다.

안 코치는 스파르타 훈련으로 악명(?) 높다. 경북 상주에 위치한 블루원 상주 골프장 안에 위치한 아카데미에선 곡 소리가 난다. 유명 프로들이라 해도 한번 들어가면 하루에 12시간 씩 훈련해야 한다. 평소 연습량이 많지 않던 조윤지는 프로 임에도 불구하고 손에 물집이 잡힐 정도로 연습 볼을 때려야 했다. 안 코치는 또한 ‘나쁜 남자’ 스타일이다. 여자선수라고 오냐 오냐 하지 않는다. 싫은 소리를 많이 한다. 하지만 성적이 나니 군말 없이 따라온다. 지금 선수들과는 성격 등 모든 게 잘 맞는다고 한다.

안 코치가 매정하게 대해도 제자들이 따르는 이유는 그 자신이 모범을 보이기 때문이다. 매일 새벽 5시 30분 기상하는 안 코치는 아주 부지런하다. 올 해 들어 쉰 날이 4~5일에 불과하다. 매 대회 공식 연습일에 선수들과 함께 코스를 돌며 코스 매니지먼트를 도와주고 스윙을 체크해 준다. 그리고 본 경기가 시작되면 2~3일씩 대회장에 머물며 스윙을 점검해 준다. 작년부터 계속되는 패턴이다. 안 코치는 7년간 계속한 SBS골프의 레슨 프로그램도 2주후 하차하기로 했다. 선수 육성에 전념하기 위해서다.

안 코치는 과학적인 레슨으로도 유명하다. V1 스윙분석 프로그램과 런치 모니터인 트랙맨, 샘 펏 등 1억 5000만원 상당의 첨단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이용해 선수들의 스윙 변화를 정확하게 분석한다. ‘안성현 사단’ 경쟁력의 핵심이다. 제자들의 스윙에 문제가 생겼을 때 빨리 빨리 해결해 줘야 하는데 이런 장비들이 큰 도움을 준다.

SBS 윤세영 명예회장의 지시로 5년전 개설된 블루원 상주의 아카데미 훈련 시설도 경쟁력의 한 요소다. 망 없는 연습장에 잔디에서 칠 환경이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퍼팅과 어프로치, 벙커샷 등 모든 상황별 연습이 가능하다. 6시간씩 쉬지 않고 연습해도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연습 환경이 좋다. 이 외에 러프도 조성해 놓았고 페어웨이 벙커, 체력단련실도 따로 만들어놨다.

안 코치는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이 열린 지난 주 제주도를 3번이나 다녀왔다. 제자들을 지켜보면서 예정된 스케줄을 짬짬이 소화하기 위해서였다. 일정이 너무 빡빡하다 보니 졸음 운전을 방지하기 위해 최근엔 운전기사도 고용했다. 그의 목표는 “이 세상에서 제일 바쁘게 살자”다. 그러니 데이트 할 짬이 없다. 전화통화로 데이트를 대신한다는 안 코치는 “선수들의 기량이 안정화되기 전엔 결혼 생각할 짬도 안 날것 같다”며 웃음 지었다. 안 코치는 세상에서 일에 가장 미친 남자 임은 분명한 것 같다.[청라(인천)=헤럴드스포츠 이강래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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