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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타 타율 꼴찌' 기록에 담긴 롯데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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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뒷모습은 어떤가?' 롯데 이종운 감독(사진 왼쪽, 출처=롯데 자이언츠)

양은 가장 많지만 질은 가장 떨어진다. 롯데 자이언츠의 대타 타율 이야기다.

롯데는 최근 12경기 2승 10패로 부진하며 어느덧 8위까지 추락했다.

기본적으로 대타 작전은 성공보다 실패가 많다. 경기 감각이 전혀 올라오지 못한 경기 후반, 갑작스럽게 타석에 나와 투수들의 빠른공을 상대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모 해설위원은 대타를 일컬어 우스갯소리로 '복권과도 같은 작전'이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이번 시즌 KBO 리그 전체 대타 타율은 0.226이다. 리그 전체 타율 0.272에 비해 5푼 가까이 낮은 수치다. 이러니 대타 작전을 두고 '대타 신공'이라고 칭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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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시즌 롯데에게 대타는 다른 팀보다 더욱 어렵다. 올 시즌 롯데의 대타 타율은 0.143로 리그 꼴찌다. 팀 타율이 0.275로 리그 5위라는 것을 감안하면 문제점은 두드러진다. 리그 대타 타율 1위 두산 베어스(0.313)와는 비교가 힘들 지경이다. 심지어 리그 순위표에서 롯데보다 아래에 있는 LG 트윈스(0.239)와 kt 위즈(0.257)의 대타 타율은 롯데의 부러움을 살 정도다.

대타 출루율 역시 0.221로 리그 최저다. 대타 성적 9위 삼성 라이온즈의 출루율이 0.295로 3할에 근접할 뿐, 나머지 8개 구단은 출루율 3할을 상회한다. 대타 장타율 역시 0.247로 꼴찌다. 그러니 대타 OPS(0.468)가 바닥인 것은 자연스럽다. 감독들이 대타를 기용하는 순간은 '찬스'일 때가 많다. 그러나 롯데의 득점권 대타 타율은 0.115다. 역시 리그에서 가장 낮다. 이번 시즌 롯데는 대타로 잃은 게 더 많은 팀이다.

그렇다고 시도를 안 하는 것도 아니다. 롯데 이종운 감독이 기용한 대타 자원은 총 22으로 KBO 리그 전체 공동 1위(LG·22명)다. 토탈 베이스볼을 표방한 한화 이글스보다 2명 더 많다.

더욱 심각한 건 기록 뒤에 숨은 이면이다. 롯데가 기록한 0.143의 대타 타율에서 강민호(2타수 1안타)와 짐 아두치(4타수 3안타)의 성적을 뺀다면 기록은 0.091로 수직 하락한다. 이들이 부상에서 경기에 빠진 뒤 티격감을 조율하기 위해 나섰던 붙박이 주전임을 감안할 때, 롯데 벤치에 믿을만한 카드는 더욱 찾기 힘들어진다. 실제로 10타석 이상 들어선 '전문 대타요원'은 임재철과 김문호, 단 두 명에 불과하다. 임재철은 8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의 대타 성적을 기록 중이며 김문호는 10타수 1안타 2타점이다. 둘이 합쳐 타율 0.111이다.

조급증 역시 문제다. 신진급 선수인 강동수(1타석)-김재유(2타석)-김주현(3타석)-안중열(1타석)-조홍석(1타석)-오윤석(4타석) 등은 채 다섯 타석도 보여주지 못했다. 그리고 이들 중 지금 1군에 남은 건 김주현과 안중열 뿐이다. 열 번의 기회 중 세 번 성공하면 '좋은 타자'로 평가받는 종목이 야구다. 과연 이종운 감독은 고작 두세 번의 타석으로 젊은 선수들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까? 이종운 감독이 취임 초 다짐했던 '성적을 기반으로 한 리빌딩'과는 거리가 멀다.

올 시즌 대타 타율 1위 두산 베어스(0.313)가 대타 자원에게 내준 기회는 37타석으로 롯데에 절반도 못 미친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기용한 대타 자원 역시 13명으로 리그 최저다. 두산의 팀 타율은 0.281로 롯데보다 6푼 높을 뿐이다. 결국 김태형 감독은 주전들을 믿고 기다린다는 뜻으로 해석가능하다.

좋은 자원을 가지고도 '좌우놀이'나 '조급증' 때문에 확률 낮은 도박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면, 주전과 대타 자원 모두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선수기용의 전권은 감독에게 있으며 누구도 간섭할 수 없다. 대신 적절한 선수기용을 통해 선수단과 구단, 팬들의 신뢰를 얻어야 하는 것 또한 감독의 책임이다. [헤럴드스포츠=최익래 기자 @irchoi_17]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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