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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의 재미를 한껏 느끼게 해준 한여름 밤의 투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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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봉승을 거둔 롯데 조쉬 린드블럼 (사진=롯데 자이언츠)

주변에 야구를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보여주고 싶은, 훌륭한 투수전이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1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KBO 리그 팀 간 9차전 경기에서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의 완봉승을 앞세워 1-0 진땀승을 거뒀다.

양 팀 선발투수들은 '명품 투수전'이라는 식상한 표현이 절로 연상될 만큼 호투했다. 린드블럼은 최고구속 152km/h에 달하는 빠른공과 슬라이더-커브 등의 변화구를 앞세워 SK 타선을 요리했다. 연달아 4일 휴식 후 등판하는 것에 대한 염려를 완전히 불식시키는 모습이었다. 7회까지 3피안타 무사사구, 그야말로 완벽했다.

SK 선발 박종훈 역시 땅에서 솟는 공으로 롯데 타선을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이번 시즌 두 번의 롯데전에서 11.1이닝 2자책점을 기록하며 '거인 킬러'라 불리기에 손색없던 모습 그대로였다. 6회까지 1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 6회까지 2루를 밟은 롯데 선수는 최준석(5회 2루타) 단 한 명뿐이었다.

그러던 박종훈이 7회 들어 흔들렸다. 선두 타자 짐 아두치를 땅볼로 처리했지만 황재균과 강민호에게 연달아 안타를 맞은 뒤 최준석에게 볼넷을 내줬다. 1사 만루의 위기, SK 김용희 감독은 칼을 빼들었고 선택은 전유수였다.

전유수는 최근 5경기 5이닝 동안 피안타율 0.286(21타수 6피안타), 승계주자 실점률 0%로 호투 중이었기에 납득이 가는 교체였다. 그리고 전유수는 공 6개로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잡아내며 박종훈의 승계주자를 모두 잔루처리했다.

전유수는 8회에도 단 하나의 출루조차 허용하지 않았고 린드블럼 역시 볼넷 하나를 허용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16이닝 동안 이어지던 이날의 0의 균형은 9회 깨졌다. 1사 만루의 위기에서 SK 벤치가 꺼내든 정우람 카드가 실패한 것이다. 박종윤이 2루수 땅볼을 쳐내며 3루주자 아두치가 홈을 밟은 것이다. 정우람의 성적표는 내야땅볼-볼넷일 뿐이었지만, 경기 전까지 승계주자 실점률 5%(28명 중 1명)에 불과하던 그였기에 아쉬움이 짙었다.

승리투수 요건을 채운 린드블럼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마지막 타자 이재원을 삼진처리하며 경기를 매조지었다. 린드블럼의 생애 첫 완봉승이었다. 삼진 직후 포수 강민호와 포옹하는 모습은 단순한 외인을 넘어선, '팀의 에이스' 그 자체였다.

양 팀 합쳐 6안타 8사사구, 인천의 한여름 밤을 달군 마운드 위의 혈투는 그렇게 끝이 났다. [헤럴드스포츠(인천)=최익래 기자 @irchoi_17]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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