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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손잡이 투수' 팻 벤디트, 데뷔전 2이닝 무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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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전을 앞두고 불펜에서 몸을 푸는 팻 벤디트 (사진=MLB.COM)


만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장면이 메이저리그에서 연출됐다.

팻 벤디트가 6일(한국시간)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가졌다. 오클랜드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벤디트를 메이저리그로 콜업시켰으며, 그는 최근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전혀 볼 수 없었던 양손잡이 투수다.

벤디트는 팀이 2-4로 뒤진 7회말 오클랜드의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첫 상대 타자는 좌타자인 브룩 홀트. 왼손으로 투구에 임한 벤디티는 풀 카운트 접전 끝에 홀트를 1루 땅볼로 처리하며 자신의 메이저리그 첫 아웃 카운트를 잡아냈다. 후속타자는 헨리 라미레스. 벤디트는 라미레스가 타석에 들어서자 글러브를 바꿔 낀 후 오른손으로 투구에 임했다. 그는 6개의 손가락을 낄 수 있는 특수 제작된 글러브를 사용하고 있다. 벤디트는 라미레스에게 던진 2구째 체인지업을 공략당하며 3유간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후속 타자인 마이크 나폴리를 2루수 앞 병살타로 유도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그는 우타자인 보가츠와 베츠를 유격수 땅볼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후속 타자는 스위치 히터인 스와이하트. 벤디트는 스와이하트가 우타석에 서려하자 심판에게 오른손으로 투구에 임하겠다는 신호를 보냈고, 스와이하트는 다시 좌타석으로 들어서는 보기 드문 광경도 연출했다. 벤디트는 스와이하트를 7구 승부 끝에 73마일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처리하며 이날 등판을 마무리했다. 데뷔전 성적은 2이닝 무실점이며, 총 투구수는 28개였다. 경기에서는 보스턴이 오클랜드에 4-2 승리를 거뒀다.

밴디트는 2008년 드래프트에서 20라운드 전체 620순위로 뉴욕 양키스에 지명됐다. 당초 오른손 잡이였던 밴디트는 아버지의 권유로 3살 때부터 양 손으로 공을 던지기 시작했는데, 대학 시절에는 42.2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밴디트는 그가 졸업한 그레이튼 대학의 단일 시즌 최저 평균자책점(1.88)과 통산 평균자책점(2.61) 기록 보유자 이기도 하다.

프로 입단 후 루키 리그부터 트리플 A 사이를 오가며 빅 리그 진출을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메이저리그의 문은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2013년에는 오른 어깨 관절와순 파열로 대부분의 시간을 재활에 힘써야 했다. 지난 시즌 후 FA 자격을 얻은 밴디트는 오클랜드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새둥지를 틀었으며, 올 시즌을 앞두고 초청 선수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기도 했다. 통산 마이너리그 성적은 259경기에 출전해 18승 22패 평균자책점 2.37이며, 올 시즌엔 오클랜드 산하 트리플 A팀인 내슈빌에서 17경기에 나서 1승 무패 1.3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밴디트는 오른손으로 투구에 임할 경우 90마일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를 구사하며, 왼손으로는 85마일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던진다. 왼손으로 투구시 오른손으로 공을 던질 때보다 팔각도를 낮추며 스리 쿼터에 가까운 폼을 지닌 것이 특색이다. 올 시즌 마이너리그에서의 좌/우타자별 피안타율은 좌타자 상대시 .095, 우타자 상대시 .208였다.

벤디트의 마이너리그 시절 양 손으로 공을 던지는 그가 스위치 히터인 타자와 신경전을 벌이자 ‘벤디트 룰’이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양 손 투수의 경우 본인이 어느 손으로 공을 던질지 미리 결정해야 한다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예외로는 타자가 대타로 바뀐 경우, 투수가 부상을 입은 경우이며, 던지는 팔을 바꿨다고 해서 연습 투구는 진행할 수 없다.

한편 메이저리그에서 마지막으로 양손으로 투구를 펼친 선수는 1995년의 그렉 해리스였다. 1981년부터 메이저리그에서 뛴 해리스는 우완 투수였으나, 은퇴를 앞둔 1995시즌 9월 말 왼손투수로 두 타자를 상대해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준 뒤 다음 타자를 포수 땅볼로 처리한 바 있다. 해리스는 밴디트 이전 라이브볼 시대의 유일한 양손 투수였다.

[헤럴드스포츠 = 김중겸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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