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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CL] 성남 16강 탈락, 아쉽지만 박수받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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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 속에서도 빛난 성남 선수들.

아쉽지만 시민구단의 도전은 16강까지였다. 성남FC가 27일 톈허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광저우 에버그란데와의 경기에서 히카르두 굴라트에게 연속 실점을 허용하며 0-2로 패했다. 이로써 성남은 1·2차전 합산에서 광저우에게 2-3으로 밀리며 16강에서 고배를 마시게 되었다.

비록 패했지만 성남의 투지가 충분히 발현된 경기였다. 김학범 감독이 상대분석을 철저히 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선 성남 특유의 수비조직력이 빛을 발했다. 굴라트와 가오린을 앞세운 광저우 공격진을 상대로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K리그에서도 톱클래스 센터백 조합인 임채민-윤영선의 안정적인 호흡이 인상적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나온 두 번의 실점장면도 수비진의 탓이었다기 보다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선제실점 장면에서는 황보원의 강력한 슈팅을 곽해성이 몸으로 막으려다가 팔에 맞는 불상사가 원인이었다. 물론 1차전에서도 중거리 슛으로 득점에 성공한 황보원에게 공간을 내주었다는 것은 분명한 문제였으나 90분 동안 치러지는 경기에서 그 정도의 실수도 하지 않는 팀은 없다. 곽해성도 각을 잡은 상태에서 슈팅을 막을 태세를 하고 있던 것으로 판단된다.

두 번째 실점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왔는데 이 때도 성남의 수비는 나쁘지 않았다. 앞으로 잘라 들어가는 굴라트에게 두 명의 수비수가 놓치지 않고 따라갔다. 그러나 남미 선수 특유의 탄력을 갖춘 굴라트의 머리에 맞았고, 굴라트의 헤딩 기술이 워낙 뛰어나서 박준혁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었다.

밀리는 전력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지배한 쪽은 성남이었다. 전반 초반 이후에는 오히려 점유율에서 광정우에 앞서 나갔다. 중원에서부터 시작되는 빌드업 과정이 인상적이었는데 역시 그 핵심은 김두현이었다. 정확하고 창조적인 패스는 물론 공을 소유하는 능력까지 겸비하며 주위 공격수들이 공간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다. 이날 남준재와 히카르두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던 데에는 역시 김두현이 힘이 절대적이었다.

황의조를 슈퍼서브로 투입한 김학범 감독의 용병술 또한 매우 정확했다. 남준재를 대신해 투입된 황의조는 측면을 종횡무진 누비면서 광저우 수비진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는 스피드와 힘이 탁월했고 마지막까지 문전으로 쇄도하는 동료를 보는 시야 역시 최고였다. 전반 내내 남준재를 막느라 고생한 광저우 수비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타입이었다.

승리의 방점인 득점에는 실패하며 다잡은 8강행 티켓을 놓친 성남이지만 충분이 박수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캡틴’ 김두현을 필두로 마지막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축구팬들의 가슴 속에 충분히 각인됐다. 재정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시민구단이 아시아 최고 갑부구단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는 것 자체가 이미 기적을 이뤘다고 볼 수 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얻은 것이 많을 것이다. 앞으로 더욱 성장해나갈 ‘K리그 대표 시민구단’ 성남의 장및빛 미래를 기대한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jaewon7280]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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